시선 너머/볼록 렌즈

후배의 고민, SNS에서 주로 사용되는 준말과 신조어

난짬뽕 2022. 5. 1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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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주로 사용되는 

준말과 신조어

 

사진_ hu

 

오늘 점심은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아들을 둔 후배가 찾아와서 함께 먹게 되었습니다. 이 친구의 연애시절부터 결혼식과 아이들 돌잔치까지 모두 함께 하면서, 종종 아이들이 커가는 이야기들을 나누곤 했었는데요. 늘 업무로 인해 출장도 자주 다니고 야근도 많다 보니, 아이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적어 이직까지 생각했던 후배입니다. 늘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이 친구의 오늘의 고민은 무엇이었을까요.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털어놓은 후배의 이야기는 다름 아닌,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자주 사용하는 신조어와 SNS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준말에 관한 고민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때에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특히나 짧아진 어휘와 도통 알 수 없는 암호 같은 말로 엄마 아빠와의 소통이 어렵다는 것이었는데요. 

 

여러분들은 이 어휘의 뜻이 무엇인지 금방 아실까요? 후배가 메모지에 적어온 어휘들을 보여주는데, 사실 저도 거의 맞추지 못했습니다. 여러분들은 몇 개나 맞추셨나요?

 

  • 억텐
  • 반모
  • 구완
  • 찐텐
  • 반신
  • 좋완
  • 킹받다
  • 전공
  • 영참
  • 킹정
  • 나공
  • 댓참

 

위에 소개해드린 어휘들은 요즘 SNS에서 주로 쓰는 준말들이라고 하는데요. 많이 들어보셨던 것들인가요? 이제 어떤 의미의 준말들인지 알려드릴게요. 

 

  • 억텐 -- 억지 텐션
  • 반모 -- 반말 모드
  • 구완 -- 구독 완료
  • 찐텐 -- 진짜 텐션
  • 반신 -- 반말 신청  
  • 좋완 -- 좋아요 완료
  • 킹받다 -- 엄청 열 받다
  • 전공 -- 전체 공개
  • 영참 -- 영상 참고
  • 킹정 -- 매우 인정
  • 나공 -- 나만 공개
  • 댓참 -- 댓글 참고

 

사진_ hu

 

후배 아들은 요즘 '손며들다'에 빠져들기도 했다는데요. 이것은 또 무슨 말인가요? 바로 손흥민 선수에 푹 빠졌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속으로 배어들다', '마음 깊이 느껴지다'는 의미의 '스며든다' 앞에 사람 이름이나 특정 명사의 한 글자를 따다 붙인 합성어라고 하는데요. 

 

'OO의 매력에 빠지다'는 뜻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특정 인물이나 분야에 빠져들기 시작한다는 '입덕'과도 비슷한 뜻을 지녔지만, "O며들다"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라는 의미가 더해진다고 하네요. 

 

후배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선배가 알고 있는 신조어는 뭐가 있느냐고요. 저는 자신 있게 '돈쭐', 'O세권'이라고 말하자, 후배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헐~~~' 하면서요. '돈쭐'이나 'O세권' 등은 이제 모두 옛말이 되었다고 말하네요. 그 순간 문득 떠오른 신조어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머선129?"
"아니, 선배가 그 말을 알아요?"

 

며칠 전에 거래처 담당자분이 알려주신 신조어입니다. 그분 따님이 신조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아빠에게 그냥 잘 모를 때는 "머선129?"라는 추임새만 넣어도 중간은 간다고 알려주었다고 하네요. 

 

'머선129'는 "무슨 일이야"를 경상도 방언으로 발음한 "머선 일이고?"에서 '일이고'를 비슷한 발음의 숫자인 '129'로 바꿔 표기한 신조어라고 합니다. 황당하고 놀라운 일이 일어나거나 영문 모를 일이 생겼을 때, 스스로 반문하거나 상대의 관심 또는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사용한다네요. 

 

"별다줄 세상이에요."

 

정말 별걸 다 줄이는 세상이네요. ㅎ 이런 말을 하는 후배의 응용력도 대단합니다. 바쁜 세상이니, 이러한 신조어들과 줄임말들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떤 측면에서는 밋밋한 일상을 밝히는 활력소가 될 수도 있고요. "MZ세대"는 '말(M)과 줄임(Z)의 세대'라는 재밌는 표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나타나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들에 대해 너무 경직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유연한 자세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때로는 SNS에서 사용되는 준말이나 신조어들이 우리들의 삶을 즐겁게 만들어주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이게 고민이야? 요즘 아이들이 똑똑하니깐 이런 말들도 쓰는 거지."
"나는 아이와의 소통 부재가 이런 말들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인데, 생각해보니 꼭 신조어나 준말 때문에 부자지간의 불통이 생긴 것은 아닌 것 같네." 

 

후배들이 밥을 먹으러 올 때마다, 저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만나게 됩니다. 모두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들의 화두는 업무보다는 가정과 아이들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데요. 자녀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이런 것까지 고민하는 후배는 정말 좋은 아빠인 것 같네요. 돌아가는 후배가 뒤돌아서서는 한마디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헐~'이라는 말은 옛날 말이래요. 요즘 세대는 그런 말 하지 않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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