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몸의 피로감을 씻는다
상추
오늘 퇴근해서 집에 오니, 현관문 손잡이에 큰 봉지가 걸려 있었습니다. 옆집에서 갖다 놓은 상추가 한 보따리였는데요. 시어머니께서 시골 텃밭에 기른 상추를 갖고 오셨다면서 저희 집도 나눠준 것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부터 강된장을 만들어 상추 쌈밥을 한번 먹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갓 따다 주신 상추를 보니 저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추는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나 우울할 때 먹으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8세기의 학자 이익이 쓴 <성호사설>을 보면, '채소 중에서 잎이 큰 것은 모두 쌈을 싸서 먹는데, 그중 상추쌈을 제일로 친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예로부터 쌈으로 즐겨 먹어왔던 것이 상추인데요. 여러 문헌에서도 그에 대한 기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상추를 '은근초'라는 속명으로 부르기도 했다는데요. <본초강목>에 따르면 상추는 남이 절대로 보지 못하도록 숨겨서 가꾸어 먹는 채소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상추를 먹기 시작한 것은 삼국시대부터인데, 텃밭 가장자리의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금씩 가꾸어 먹는 것이 관례였다고 합니다. 물론 그 당시 사람들이 상추를 즐겨먹었던 가장 큰 이유는 피로를 회복시켜 주는 효능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상추는 피로 해소 효과 이외에도 여러 가지 효능이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상추는 성질이 차고 맛이 쓰며,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가슴에 막혔던 기를 통하게 하는 채소'라고 나와 있으며, '치아를 희게 하고 피를 맑게 하며 해독 작용을 해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에게 좋다'라고도 쓰여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술을 많이 마셔 머리가 아프고 속이 더부룩한 날 상추즙을 마시거나 다른 야채와 함께 주스를 만들어 마시면, 속이 한결 편해지고 머리도 가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 상추를 먹으면 한결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이는 상추 잎을 꺾을 때 나오는 흰즙에 진정작용을 하는 '락투세린'과 '락투신'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민한 신경을 누그러뜨리기도 해 오랫동안 상추를 먹으면 두통이나 불면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특히 상추는 여성들에게 매우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상추에는 비타민 A와 비타민 B군, 철분과 칼슘, 히토신, 리신 등의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여성들에게 필요한 여러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철분과 필수 아미노산은 빈혈을 예방하며,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 A는 갱년기 이후 여성들의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또한 비타민 B군은 피부 노화를 막고 머릿결을 윤기 있고 부드럽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며, 변비로 고생하는 여성들에게도 매우 좋습니다. 상추의 풍부한 섬유질이 장 활동을 도와 배변을 부드럽게 하고, 변비 때문에 생기는 독소를 해독해주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오랜 변비 때문에 탁한 기운이 상체 쪽으로 역류해서 피부가 좋지 않았던 사람이나 소화가 원활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좋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상추는 수분이 많기 때문에 탈수가 일어나기 쉬운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도 하는데요. 뜨거운 햇볕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두통이나 현기증에도 좋은 약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난히 피로감이 느껴지는 나른한 날에는 상추를 식탁에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합니다. 모두들 저녁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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