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영국 런던

발길을 머물게 하는, 런던 거리의 음악들

난짬뽕 2022. 7. 1.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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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길거리 공연을 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되지만, 영국 런던에서는 정말로 곳곳에서 버스킹의 향연이 펼쳐진다. 

 

사람들이 자주 모이는 광장뿐만 아니라, 지하철 역 입구나 건널목 한편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지난번에 소개한 적이 있는 서점 워터스톤즈(Waterstones) 앞에서 멋진 기타 연주와 마주쳤다. 서있는 그곳이 바로 무대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청중이었다. 

내셔널 갤러리에 가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화단 옆에 앉아버렸다. 이 날은 트라팔가 광장에 무척이나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던 날이었는데, 무더운 날씨는 그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캠든 마켓(Camden Market)을 보고 오다가 전철역 앞에서 만난 공연.

 

사실 이 사람 건너편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이 사람의 음향장비에 묻혀, 그만 그 사람은 기타를 챙겨 다른 곳으로 떠나버렸다. 

팬 서비스까지 완벽하게~~~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레스터 스퀘어(Leicester Square)에서의 버스킹. 특히 학생들이 바닥에 많이 앉아 박수까지 치며 호응을 해줬다. 처음에는 이 사람 지인들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회의가 있어 유로스타를 타기 위해 새벽에 세인트 판크라스 인터내셔널 역(St Pancras International)에 갔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피아노 선율.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2악장이었다. 새벽에 이동해서 피곤했는데, 그 피로감이 말끔히 없어지는 듯했다. 내가 다가온 것을 안 저 사람이 말했다. "새벽에 베토벤은 아닌가요?" 나는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마구 흔들며, 절대 아니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양손으로 엄지 척을 건넸다.

 

그는 집에 피아노가 없어, 가끔씩 이곳으로 연습을 하러 온다고 했다. 

그 후, 파리에서 런던에 도착한 것은 늦은 밤이었다. 혹시라도 이 사람이 연습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베토벤이 아닌 퀸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정한 연인인 듯한 남녀가 함께 피아노 의자에 앉아 있었다. 

 

베토벤을 좋아한다는 그의 연주를 다시 들을 수는 없었지만, 내가 런던에서 들은 음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새벽의 역사에서 만난 베토벤의 비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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