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 앤 랍스터(Burger & Lobster)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햄버거와 랍스터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런던에만 해도 몇 개의 지점이 있다. 그중에서 내가 즐겨 가는 곳은 레스터 스퀘어(Leicester Square) 지점이다. 오래전에 처음 이곳을 방문하고는, 영국에 올 때마다 꼭 한 번씩은 들리는 곳이 되었다.
사람들마다 음식 맛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엇갈리겠지만, 나는 처음 이곳에 왔던 기억이 좋아서인지 지금까지도 버거 앤 랍스터 레스터 스퀘어 지점을 좋아한다.
버거 앤 랍스터 레스터 스퀘어 지점에 처음 온 것은 가족과 함께였다. 그때 우리는 2층에 앉았었는데, 랍스터와 햄버거가 맛있는 것 못지않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구 웃고 즐거워했다. 그 모습을 본 직원이 다가와서는 가족들이 모두 행복해 보인다면서 사진을 찍어줘도 되냐고 물었다.
그 당시 남편과 아들과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는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그냥 소소했을 것이다. 어쩌면 방금 전에 보고 온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관해서일 수도 있고, 혹은 랍스터 살이 무척이나 맛있다는, 아니면 햄버거의 빵이 다른 곳보다 더 부드럽다는 이야기였을 수도 있다.
이야기의 소재가 무엇이었든 간에, 그때 우리가 정말로 많이 웃었던 기억은 고스란히 떠오른다. 그리고 그렇게 편안했던 그날 저녁의 우리들의 모습은 직원이 찍어준 사진 한 장 속에 여전히 남아 있다.
출장을 올 때마다 늘 자신의 일처럼 챙겨주는 Zoe에게 밥을 사주고 싶었다. 지난번에 한식 레스토랑 <김치>에서 Zoe 덕분에 오랜만에 김치찌개를 먹은 것도 고마워서, 버거 앤 랍스터를 예약해뒀다.
월요일 일을 마치고는 바로 버거 앤 랍스터로 향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많은 2층 대신 1층으로 자리를 잡았다.
버거 앤 랍스터는 수제버거도, 랍스터도, 감자튀김과 샐러드는 물론 음료까지 맛있다.
사진 속 남자 두 분이 음료를 만들어준다.
버거 앤 랍스터의 냅킨이 마음에 든다.
라임이 든 콜라를 즐겨 마시는 Zoe는 콜라를, 나는 논 알코올 모히또를 주문했다. 회사에서 걸어오느라 갈증이 났는데, 잔까지 차갑게 해 줘서 참 좋았다.
Zoe에게 1.25LB 랍스터를 추천해줬다. 반으로도 충분하다고 했지만, 고마운 Zoe에게 많이 대접하고 싶었다.
랍스터를 주문할 때 스팀과 그릴 조리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Zoe는 스팀으로 주문했다. 샐러드와 감자튀김, 그리고 레몬 앤 갈릭 버터 소스가 함께 나온다.
스팀은 그릴보다 육즙이 많아, 입안에서 가득 느껴지는 식감이 좋다. 조금 더 촉촉하고 부드러운 맛을 선호한다면 스팀 조리 방법도 괜찮은 것 같다.
나는 랍스터 롤을 주문했다. 일일이 랍스터 살을 빼내는 수고스러움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사진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랍스터 살이 빵 사이에 가득 들어 있다.
레몬 갈릭 버터 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욱 감칠맛이 나지만, 나는 소스 없이 그냥 먹는 것도 참 맛있었다. 감자튀김은 조금 얇지만, 짠맛이 느껴지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나는 랍스터 롤을 이번에 처음 맛보게 되었는데, 은근히 그 맛에 끌렸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즐겨 찾는 메뉴 중 하나가 수제버거 & 랍스터 콤보인데, 개인적으로 랍스터 롤도 마음에 들었다.
랍스터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달달한 느끼함은 샐러드가 상큼하게 씻어준다.
통통한 랍스터 살이 빵 사이에서 계속 나온다.
Zoe가 자신의 랍스터 살이 더 통통하다면서 나에게 건네준다.
가격은 총 85.33 파운드. Service charge 9.48 파운드가 포함된 가격이다.
생각지도 못한 버거와 랍스터의 조합이 이렇게도 잘 어울릴 수 있다고 느껴지는 곳이다. 랍스터가 아담해 보이지만, 양이 그리 적지는 않다. 특히 이곳에서는 홈메이드 음료도 한 번 맛보기를. 개인적으로는 음료 맛도 참 좋다.
영국 런던에서 랍스터가 생각날 때에는 버거 & 랍스터를 가봐도 괜찮을 것 같다. 친절한 직원들과 버거와 랍스터의 색다른 조합, 그리고 특별한 음료 한 잔까지 분위기 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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