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대하여
이성복
때로 나무들은 아래로 내려가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나무의 몸통뿐만 아니라 가지도 잎새도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고 싶을 것이다 무슨 부끄러운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왼종일 마냥 서 있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을 것이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제 뿌리가 엉켜 있는 곳이 얼마나 어두운지 알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몸통과 가지와 잎새를 고스란히 제 뿌리 밑에 묻어 두고, 언젠가 두고 온 하늘 아래 다시 서 보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2023년 새해를 맞이한 지도 어느덧 여러 날이 지났네요. 벌써 오늘은 첫 주말이기도 하고요. 알찬 계획과 굳건한 다짐으로 출발했던 올해의 시간들을 잠시나마 되돌아봅니다.
1월 1일, 2일, 3일, 4일~~~ 그리고 7일. 여전히 날은 밝아오고 밤이 되면 다시 아침을 향해 달려가는, 지난 2022년과도 그리 특별할 것은 없었던 일주일이었지만 그래도 왠지 마음만은 조금 더 씩씩하고 흥겨웠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티친 여러분들께서 건네주신 따뜻한 덕담과 새해의 복을 듬뿍 받아서인 듯싶거든요.
그래서인지 설령 지난 일주일 동안 겪었던 어설픈 시행착오들이 있더라도 너무 움츠러들지 않고, 차근차근 조금씩 하나둘 다시 구도를 잡고 스케치를 하며 나아갈 방향을 잡아보려고 합니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에 대한 예의가 있으니,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우리들이 마음먹은 대로 일사천리로 일을 마무리짓는다면,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작심삼일'이라는 이 말이 없어질지도 모르니까요.
이성복 시인의 <나무에 대하여>라는 시입니다. 나무도 온종일 마냥 서 있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 때로는 그냥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싶을 때가 있을 거라는 말이 왠지 너무 숨 가쁘게 달려가는 저희들에게 한 박자 쉬어가라는 말처럼 들렸습니다.
가끔씩 멈추지 않고 매 순간 온 힘을 다해 앞만 보며 달려가기만 하면 어느 순간 우리들이 알아채기도 전에 작은 부분들에 금이 가고 고장이 날 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난 오늘, 잠시나마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되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바쁘게 옮기던 걸음도 멈추고, 가끔씩은 나의 생각과 행보에 짧은 브레이크도 걸어줘야 더 멀리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이 다듬어져야 실행에 옮길 수 있고,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사람만이 주위를 살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주 토요일이 여러분들에게 그런 휴식의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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