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아름다움/책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방식들에 대하여

난짬뽕 2023. 6. 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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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러한 일들이 거짓이거나 의미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꽃님 작가의 장편소설인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작품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이다. 현재의 은유가 과거의 은유와 서로 주고받는 편지 형식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이제야 알겠어.
그 먼 시간을 건너
네 편지가 나한테 도착한 이유를.

너와 내가 사는 세계의 시간들이,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있는 힘껏 너와 나를 이어 주고 있었다는 걸. 

 

살아있는, 그리고 먼저 떠나버린 사람 사이에는 무엇이 그들을 이어주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그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는 여러 가지 이유들을 언급할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은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이 책의 색다른 소재와 형식에 재미를 느꼈고, 후반부로 갈수록 어떤 기대감에, 그리고 마지막에는 마음이 울컥해졌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 글쓴이: 이꽃님
  •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 1판 1쇄 2018년 2월 9일
  • 펴낸곳: (주)문학동네

생각이 스며든 이 문장들

세상에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이 특별한 일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일 거야.

 

사람의 인생에는 똑같은 양의 행운과 불행이 있대. 지금 네가 불행하다면 앞으로 너한테 펼쳐질 미래는 행운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거지. 

 

요즘 깨닫는 건데, 세상에 자기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 모두들 자기 삶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불행하다고 느끼는 거지. 하지만 불행하다고 해서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거나, 위험에 빠트리는 건 절대 올바른 행동은 아닌 것 같다. 

 

사람은 모두 자기 삶이 가장 불행하다고 여기며 산다고? 아니. 사람은 자기가 가장 불행하다고 여기는 게 아니라, 오직 자기만 생각하는 거야. 다른 사람의 입장은 어떤지 눈곱만큼도 헤아리지 못하는 거지. 왜냐? 이기적이니까. 

 

남자든 여자든 엄마와 아빠가 됐으면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일 의무가 있는 거야. 

 

하루 종일 아빠만 기다렸어. 학교에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억울해 죽겠다고. 아빠한테 말하고 싶어서 기다렸다고. 이 세상에 누구 한 명은 내 편 들어 주겠지, 내 이야기 들어 주겠지, 그렇게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 근데 새벽에 들어온 아빠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알아? 이 시간까지 안 자고 뭐 했냐. 눈은 왜 이렇게 부은 거냐. 무슨 일 있었냐, 그 한마디 안 해 주더라. 

 

속에 있는 걸 가끔씩은 비워 주는 게 좋아. 가슴에도 마음을 담아 두는 공간이 정해져 있어서, 너무 많은 마음을 담아 두고 뱉어 내지 않으면 가슴이 뻥 터질 것처럼 갑갑해지거든.

 

내가 얼마나 아빠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는지 놀랄 정도야. 아빠만 나한테 노관심인 줄 알았는데 나도 만만치 않았나 봐.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데 우린 어쩌자고 아빠와 딸이 된 걸까. 

 

넌 가족이 뭐 엄청 특별한 건 줄 알지? 가족이니까 사랑해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믿지? 웃기지 마. 가족이니까 더 어려운 거야. 머리로 이해가 안 돼도 이해해야 하고. 가족이라고 해서 네가 원하는 모습대로 네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란 뜻이야. 어쩌면 가족이라는 존재는 더 많이, 더 자주 이해해야 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르지. 

 

나이를 먹는다는 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더라. 어릴 땐 나이를 먹는 게 조금씩 어른에 가까워져서 좋았는데, 어른이 되고 나니 내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에 무서워졌어. 요즘은 나한테 남아 있는 건 이제 늙는 것밖에 없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다행히 나이를 먹어서 좋은 점도 있긴 하더라고. 그게 뭐냐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다는 거야. 나이를 먹는다는 건 어쩌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감정을 이해하려고 연습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이 네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생각부터 버려 봐. 세상은 절대 네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아. 넌 그냥 이 세상의 티끌 같은 존재라고. 

 

어쩌면 우린 너무 많은 기적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사는지도 모르겠어. 엄마가 딸을 만나고, 가족이 함께 밥을 먹고, 울고 웃는 평범한 일상이 분명 누군가한테는 기적 같은 일일 거야. 그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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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재미있는 문구들

우웩, 완전 개당황, 너 딱 기다려, 개뿔, 기대감 뭉개 버리기

 

세상에 어린애가 돈을 준다고 그냥 꿀꺽 삼키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 다 망했어. 망할 놈의 크리스마스! 망할 놈의 눈! 망할 놈의 첫사랑! 으윽······ / 사람이 쪽팔린다고 죽진 않아. 어쩔 수 없이 쪽팔림을 감수해야 한단 말이지. / 학교생활이 어떻긴 뭐가 어때? 당연히 짜증 나지. / 네가 그 지독한 간섭을 못 받아 봐서 이러나 본데, 잔소리쟁이는 엄마 한 명으로 족하다고. / 네가 지랄을 하는데 무슨 말을 들어?

 

우리 엄마는 차별과 비교 전문가에, 가식 분야에서는 거의 박사급이야. 클래스 진짜 지리지 않아? / 연애를 원하는가? 미팅을 하거라. 무엇 하고 있느냐, 당장 놀거라! / 쪽팔림은 잠깐이지만 돈은 영원하다 / 드디어 나한테도 사랑의 계절이 찾아오는구나. 사랑을 해 보니까 알겠어. 인생의 묘미는 사랑이라는 걸!

 

사람이 어떻게 만날 제정신만 차리고 사니? 세상이 온통 비정상적인 일들로 가득 찼는데. 그리고 실수도 가끔 해 줘야 사람들이랑 더 친해지는 법이라고. 암, 사람이 실수도 하고 그래야 인간답지.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줄거리

자신을 낳아준 엄마에 대해 아무것도 알고 있지 않은 은유는 아빠의 재혼을 앞두고 마음이 혼란스럽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의 권유로 느리게 가는 우체통에 1년 뒤에 자신에게 도착할 편지를 보내게 된다. 그런데 2016년에 쓴 그 편지는 34년의 시간을 거슬러 1982년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은유에게 도착한다. 그렇게 시작된 두 은유의 관계는 오해에서 점차 고민과 비밀을 털어놓는 사이가 되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친구이자 언니동생으로 발전한다. 편지를 주고받으며 숨겨진 엄마의 비밀에 점점 다가가게 되는데~~~ 그리고 느리게 가는 우체통에서 보내온 아빠의 편지를 읽게 된다.  

 

이꽃님 작가 소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메두사의 후예>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로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 소설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죽이고 싶은 아이> <이름을 훔친 소년>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공저), 동화 <악당이 사는 집> <귀신 고민 해결사>가 있다. 

♠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황영미 작가의 장편소설로,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지은이: 황영미 1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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