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와 나침반/그 곳

나의 여름이 시작되고 끝난다는 것은

난짬뽕 2023. 8. 2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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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아침 삼성동에서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남편이 바람을 쐬어준다고 했다. 

종합운동장 옆길을 지나 바로 올림픽대로를 탔다. 

 

 

휴가를 떠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도로에는 여느 때보다도 차들이 많지 않았다. 

 

 

우리는 청평면의 청하가든에 가서 메밀막국수와 한방수육을 먹을까, 아니면 설악면에 가서 숯불 닭갈비와 비빔막국수를 먹을 지에 대해 한 번에 정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남편과 나는 이 두 곳을 모두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행복한 맛있는 생각을 하며 창밖을 바라보니, 

구름이 두둥실 떠있는 하늘도, 잔잔한 물살도, 더욱 짙어진 산등성이의 나무들도

우리의 여정을 따라 쫓아오고 있는 듯했다. 

 

 

반대편 차로를 보니, 아침인데도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 많이 정체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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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은 어머니의 기일이었다. 

내가 결혼을 하기 전에 어머니께서 먼 길을 떠나셔서, 나는 어머니를 직접 뵙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으로, 얘기로만 들었던 어머니가 무척이나 그리울 때가 많다. 

 

 

어느덧 제사를 모신 지도 올해로 23년이 되었다. 

결혼 전 엄마는 살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외며느리로서 어떻게 제사상을 준비하고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으셨던 것 같다. 

이제 나는 음식솜씨도 나아져서 우리 친지들은 내 음식들을 많이들 좋아하신다. 

 

 

늘 그렇듯이 이번 제사도 남편이 휴가를 내서 함께 장도 봐주고, 전을 부칠 때에도 보조 역할을 해줘서 다른 때보다 훨씬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나에게 있어 그해 여름이 시작되고 끝난다는 것은 

바로 어머니의 제사를 모시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어느 때 인들 그러지 않겠느냐마는,

늘 여름이 되면 남편과 나는 그리운 마음이 깊어진다. 

이렇게 올해의 여름도 지나가고 있음에 공허해진다. 

 

 

+++ 길 위에서의 단상 +++

 

개구쟁이 햇살과 구름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말

1박 2일간의 짧은 가족여행을 즐기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하늘에서는 햇살과 구름이 서로 숨바꼭질을 하며 개구쟁이들처럼 놀고 있는 듯했습니다. 하기야 비 오는 날이 아니고는 매일 서로 얼

breezehu.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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