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아름다움/책

신현림 에세이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에 읽어본다

난짬뽕 2024. 2. 2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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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는 길에 집 앞에 있는 작은도서관에 들렀다. 책장 사이에서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가끔씩 나도 그런 날이 있다. 정말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이 책은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에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 신현림 에세이
  • 지은이: 신현림
  • 1판 1쇄 발행: 2012년 8월 12일
  • 펴낸곳: 현자의숲

 

왜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

 

커튼을 살짝 들어올렸어요.

은은한 햇살이 한줄기 쏟아져 들어왔죠.

햇빛이 들어와도 위태롭고 쓸쓸했어요.

내 옆에는 아무도 없어요.

베개만 끌어안은 몸은 잔뜩 쌓인 세금고지서처럼 무거워요.

머릿속은 멍하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요.

 

"아, 일어나기 싫어."

"아무것도 하기 싫다."

 

사람 목소리가 그리웠어요.

전화라도 걸고 싶었어요.

아침부터 실례가 될까 싶어 마음을 접었어요.

그래도 용기를 내어 혼자 사는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그 후배도 사람 목소리가 그리울지 모른다고 생각했죠.

다행히 나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군요.

반가웠어요.

후배에게 물었어요.

 

"왜 너는 아무것도 하기 싫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요. 어디서도 불러주지 않잖아요. 너희가 할 일이 없는 건 너희 잘못이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있다면 주먹으로 날려주고 싶어요."

 

울먹울먹한 후배의 목소리에 아무 말도 못했어요.

나도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요.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너무나 파랬고, 빨랫줄에 널린 흰 셔츠는 더 희게 펄럭였어요.

나는 후배를 달래주고 싶었어요.

 

"마음을 좀 비워 봐."

"비울 마음도 없어요. 다 내 탓이죠. 제발 기나 죽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후배 목소리는 냄비뚜껑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처럼 슬프고 컸어요.

난 더 해줄 말이 없었어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엔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마렴."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래도 할 일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후배를 위해.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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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해보여도 나름 사연이 있어

 

이런저런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의지가 되어주는 소중한 친구.

그 친구가 실업자가 되었어요.

친구는 실업자란 말은 실업가로 종종 혼동이 되기도 해서 마음만은 실업가로 생각하며 견딘대요.

 

'빡센 노동이지만, 이 불황 중에 비정규직이라도 어디야.'

 

나도 이렇게 되뇌며 힘을 냅니다.

쾌쾌한 냄새가 나는 사랑방 문을 열어젖히고, 툇마루에 앉아 가만히 있어 봅니다. 

기운을 하나로 모은 채.

돌고래처럼 매끈한 몸을 어루만지며 자연스러운 바람결 따라 논스톱으로 흘러가고 싶어요.

 

쉴 때는 잉여인간이구나 자학하지 마세요.

겉보기엔 멀쩡해도 다들 나름의 사연이 있어요.

당신은 잠시 쉬고 있는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쉬고 난 후에는 훨씬 강해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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