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아름다움/책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진짜 나를 찾아라>, 지금 여기 삶을 채우는 시간

난짬뽕 2024. 11. 28. 10:55
728x90
반응형

 

우리는 흔히 현재에 살면서도 생각은 과거에 두고,
또 오지도 않은 미래 쪽으로 달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가 소멸되고 말아요.
내 몸뚱이만 현재에 걸려 있지
실존은 현재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바로 현재 이 자리를 소중하게 생각하십시오.

'눈을 들어 흐르는 강물을 보라' 중에서

 

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 지은이: 법정
  • 1판 1쇄 발행: 2024년 4월 30일
  • 펴낸곳: (주)샘터사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스님의 <진짜 나를 찾아라>는 그동안 미공개된 강연 내용들을 엮은 책이다. 지난봄에 서점에서 이 책을 보고는 바로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었다. 그리고는 여름날 다시 한번 더 읽고는, 얼마 전부터는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의 시작을 이 책의 챕터 하나씩을 읽는 것으로 한동안을 보냈다. 

그러고 보니 올해의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을 이 책과 함께 지냈던 것 같다. 법정 스님의 책들은 빠르게 읽기보다는 조금 천천히, 속도를 늦춰 많이 느리게 읽으면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물을 끓이고 찻잎을 우려 한 모금씩 그 맛을 음미하며 마시는 차 향기처럼,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법정 스님의 말씀을 되짚어가며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건네기도 했다. 

<진짜 나를 찾아라>는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부산, 대구, 광주, 춘천, 청도 등 전국 각지에서 펼쳤던 법정 스님의 강연을 글로 풀어낸 것인데, 20~30년 전의 말씀을 지금 들어도 큰 가르침과 위안을 받게 된다. 강연록이라고 해서 딱딱하거나 무겁지 않으며 오히려 따뜻하고 정갈한 말씀에, 마치 옆에서 법정 스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올해는 법정 스님이 '마음을, 세상을,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라는 실천 덕목을 바탕으로 만든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모임이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법정 스님은 '맑고 향기롭게' 취지문에서 깨달음에 이르려면 두 가지 일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중 하나는 자신을 속속들이 지켜보며 행여라도 욕심냄이 없도록 삿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하셨고, 또 하나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듯이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제안하셨다.

 

 마음을 맑히기 위해서는 또 작은 것,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 불가결 한 것만 지닐 줄 아는 것이 바로 작은 것에 만족하는 마음이다. 하찮은 것 하나라도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소유할 수 있음에 감사하노라면 절로 맑은 기쁨이 샘솟는다. 그것이 행복이다. 

인간들의 이기적 욕심이, 만족할 줄 모르는 마음이 이제는 자신들의 생명마저 위협할 지경이 되었다. 이제 우리들, 인간들은 지혜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 물질의 노예가 아닌 나눌 줄 알고, 자제할 줄 알며, 만족할 줄 알고, 서로 손잡을 줄 아는 심성을 회복해 가야만 한다. 이것이 참다운 삶을 사는 길이며, 삶을 풍요롭게 가꿔 가는 방법이다.

'맑고 향기롭게 취지문' 중에서 

 

(사) 맑고 향기롭게는 구체적인 실천행을 도모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순수 시민 모임이었다. 이 책 <진짜 나를 찾아라>는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위해, 그리고 우리의 풍요롭고 참다운 삶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길에 대한 말씀을 전해 주신다. 

법정 스님의 모든 말씀들이 그러하듯이,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이 조금 더 '맑고 향기롭게' 물들어 가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욕심을 버리고, 속도를 늦추며

자기의 삶을 제대로 살 줄 아는 사람은 움켜쥐기보다는 쓰다듬기를 좋아합니다. 움켜쥔다는 것은 가지려고 하는 것입니다. 욕심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이 욕심이 소비를 낳고 낭비를 낳았습니다. 움켜쥔다고 해서 자기 것이 되는 게 아니에요. 쓰다듬을 줄 알아야 돼요. 쓰다듬는다는 것은 즐기되 소유하지 않는 것입니다. 쓰다듬을 줄 알게 되면 자기 세계와 하나가 되고, 쓰다듬을 줄 모르고 그냥 움켜쥐기만 하면 자기 세계와 분리가 됩니다. 집 안에 쌓아 두었다고 해서 자기 것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잠시 거기에 놓여진 것일 뿐입니다. 내 것이 될 수 없어요.  p 239

 

법정 스님에 대하여

1932년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경험한 후 인간의 선의지를 고뇌하다가 대학 3학년 1학기 때 중퇴하고 진리의 길을 찾아 나섰다. 1956년 당대 고승인 효봉선사를 은사로 출가했다. 같은 해 7월 사미계를 받은 뒤, 1959년 3월 통도사에서 승려 자운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 이어 1959년 4월 해인사 전문강원에서 승려 명봉을 강주로 대교과를 졸업했다. 

그 뒤 지리산 쌍계사, 가야산 해인사, 조계산 송광사 등 여러 선원에서 수선안거했고, 불교신문 편집국장과 역경국장, 송광사 수련원장 및 보조사상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1975년 10월에는 송광사 뒷산에 직접 작은 암자인 불일암을 짓고 청빈한 삶을 실천하면서 홀로 살았다. 

1994년부터는 시민운동 단체인 '맑고 향기롭게'를 만들어 이끄는 한편, 1995년에는 서울 도심의 대원각을 시주받아 길상사로 고치고 희주로 있다가, 2003년 12월 회주직에서 물러났다. 강원도 산골의 화전민이 살던 주인 없는 오두막에서 직접 땔감을 구하고 밭을 일구면서 무소유의 삶을 살았으며, 2010년 3월 11일(음력 1월 26일) 입적했다.

 

법정 스님의 책들

법정 스님은 수필 창작에도 힘써 수십 권의 수필집을 출간하였는데, 담담하면서도 쉽게 읽히는 정갈하고 맑은 글쓰기로 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꾸준히 읽히는 스테디셀러 작가로도 문명이 높다. 

대표적인 수필집으로는 <무소유>, <오두막 편지>,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버리고 떠나기>, <물소리 바람 소리>, <산방한담>, <텅 빈 충만>, <스승을 찾아서>, <서 있는 사람들>, <인도기행>, <홀로 사는 즐거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등이 있다. 

그 밖에 <깨달음의 거울>, <숯타니파타>, <불타 석가모니>, <진리의 말씀>, <인연 이야기>, <신역 화엄경> 등의 역서를 출간했다. 

 

반응형
728x90

 

시간을 등에 모시고 가지 마세요. 
시간의 노예가 되면 안 됩니다.

 

 

<진짜 나를 찾아라>, 책 속의 말씀들

사람이 산다는 것은 어떤 추상적인 시간이나 공간에서 살아가는 게 아니고 지금 이 순간, 바로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어야 합니다. 그 일에 열의를 가지고 몰두할 수 있어야 합니다.  p 16

마흔이 넘었다는 것은 어른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어른은 자신이 쌓은 인생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어릴 적에는 부모가 준 얼굴로 살 수밖에 없으니 허물을 잡을 수 없지만, 어른이 된 후의 얼굴은 자기가 살아온 삶이 투영된 것이니 거기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말입니다.  p 46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입니다. 무소유의 의미를 음미할 때 우리는 홀가분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p 99

'사람답게 변해야 한다'는 명제는 '어떻게 하면 사람답게 살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의 다른 말이기도 합니다.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존재에 대한 자각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자기 존재에 대한 자각이 선행되지 않고는 본질적으로 변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자기 존재를 자각하려면 고독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각 개인의 특성과 개성을 발휘하는 데에는 고독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해요.  p 141

삶은 각자의 몫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자기 삶에 대한 책임도 자기에게 있습니다. 내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살아야 할 것인가, 이 풍진세상에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p 160

지혜는 누군가로부터 배워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식은 남에게 받을 수 있지만 지혜는 받을 수 없어요. 지식은 머리에서 자라나는 것이지만, 지혜는 마음에서 움트는 겁니다. 그 지혜는 우리 마음에 꽃으로 피어나요. 그렇기 때문에 "마음 밖에서 찾지 말라." 이렇게 말을 하는 것입니다. 밖에서 주워 모은 것으로는 지혜의 탑을 쌓을 수 없습니다.  p 183

 

법정 스님의 무소유, 비워내며 가볍게

 

법정 스님의 무소유, 비워내며 가볍게

법정 스님의 (범우사, 1999) 중에서 나는 지난해 여름까지 난초 두 분을 정성을 다해 길렀었다. 그 애들을 위해 관계 서적을 구해다 읽었고, 그 애들의 건강을 위해 하이포넥스인가 하는 비료를 구

breezehu.tistory.com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