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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청소년문학상 <위저드 베이커리>, 선택과 견딤에 관한 구병모 장편소설

난짬뽕 2024. 12. 1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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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지은이: 구병모
  • 초판 1쇄 발행: 2009년 3월 27일
  • 개정판 1쇄 발행: 2022년 3월 27일
  • 펴낸곳: (주)창비

 

 

나는 단지 이 자리에 있었을 뿐인데


구병모 장편소설 <위저드 베이커리>

 

신비로운 마법사의 빵집에 초대합니다

브로큰 하트 파인애플 마들렌     실연의 상처를 빨리 잊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하지만 주인장으로선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상처를 빨리 잊는 데에 집착하는 사람은 그만큼 새로운 사랑도 무성의하게 시작하기에 쉽답니다.

노 땡큐 샤블레 쇼콜라     정말 사귀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고백받았다면? 이걸 대답으로 주세요. 한마디로 '먹고 떨어질' 겁니다.

도플 갱어 피낭시에     이걸 먹고 잠들면 다음 날 내가 가기 싫었던 학교나 회사에 또 하나의 내가 대신 가 줍니다. 맘 편히 땡땡이를 치세요. 단, 정말로 도플갱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 보면 절대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둘을 동시에 발견하거나 둘의 눈이 마주치면 둘 중 하나가 영원히 사라져 버릴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겠어요?

체인 월넛 프레첼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먹이세요. 체질에 따라 유효 시간이 다르지만 평균 48시간 동안 당신에게 눈을 뗄 수 없고 마음이 끌리게 될 것입니다. 

 

***** 추신)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는 이밖에도 밀가루 대신 라푼첼의 머리에서 떨어진 비듬을 모아서 만든 모닝 롤과 시간을 되감는 쿠기도 만날 수 있답니다. 

 

 

시간을 되감은 위험한 소원들이 꿈틀거리는 빵집

<위저드 베이커리>는 2009년 발표된 구병모의 장편소설로, 지난 2022년에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을 이끌고 있는 나와 빵집 점장, 그리고 파랑새는 현실과 판타지 사이를 오가며 상처와 아픔에 대한 위로의 손길을 건넨다.

우리들의 인생에서 벗어날 수 없는 여러 가지 '선택'에 있어서의 '옳고 그름'과 그로 인한 '잘못된 결과'에 대해서 잠시 되돌아보게 된다. 

개정판으로 다시 선보이게 되면서 조금의 문장들이 새롭게 정제되거나 다듬어졌고, 몇몇의 표현들이 시대에 맞게 바뀌었다고 한다. 미스터리와 호러, 판타지의 요소를 함께 갖추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위저드 베이커리>가 자살, 학교폭력, 성추행, 학대 등의 내용들이 함께 펼쳐져 있어 책을 읽고 있는 동안의 마음이 그리 편안하지만은 않다. 그림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져야 해.

 

 

초판 작가의 말

- 도대체가, 지금을 부정하는 인간이 이런 걸로 조금 도움을 얻어 보았자 무얼 어떻게 바꿀 수 있다는 거지? 기억해 둬. 지금이 아니면 영원이 아니야.
그저 선택에 관한 이야기다. 틀릴 확률이 어쩌면 더 많은, 때로는 어이없는 주사위 놀음에 지배받기도 하는. 그래도 그 결과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상처가 나면 난 대로, 돌아갈 곳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사이가 틀어지면 틀어진 대로. 그렇게 흘러가는 삶을, 단지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이 실은 더 많을 터다. 그렇다 보니 귀향이나 회복, 치유와 화해를 넘어 미래에의 전망에 이르는 성장의 문법을 무의식적으로 배제했다.     

2009년 3월 구병모

개정판 작가의 말

이 소설은 구시대의 폭력이 가부장제를 요체로 삼는 정상 가족 신화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
발표 당시에는 출판사로서 위험 부담이 작지 않은 모험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청소년문학이라고 하면 좋은 것이나 결 고운 것을 엄선하여 보여 줌으로써 청소년을 올바른 길로 계도하는 거라는 인식이 있던 시절이었고, 날 선 것은 은폐하여 세상에 마치 그런 일은 없는 것처럼 눈을 가리는 일이 청소년을 위한 길이라고 믿는 다수 어른들의 비난에 부딪쳤습니다. 또 한 발짝 정도 세상이 달라진 이제는, 소설에 나타나는 여러 혐오와 분노 유발 요소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새로운 젊은 세대의 반잘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2022년 3월 구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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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줄거리

열여섯 살 나는 의붓여동생을 성추행했다는 누명을 쓰고 집에서 도망쳐나온다. 새어머니와 갈등을 겪으면서 집에서 투명인간으로 살아온 나는 평소 끼니를 해결하고자 자주 들른 위저드 베이커리에 몸을 숨긴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평범한 빵집이 아닌, 사람들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특별한 빵을 만드는 마법사의 베이커리. 

그곳에서 나는 마법사의 힘을 빌어 자신의 개인적인 욕망을 채우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마법사 점장과 그를 돕는 파랑새에게서 위안을 받는다. 

 

책 속의 문장들

이유를 안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질 일도 아니고, 필요 이상으로 입을 열지 않는 게 나의 최선이었으므로, 말은 점점 줄어들다 나를 떠나갈 수밖에 없었다.  p 41

"그래도 안 돼. 자기 문제는 자기가 알아서 부딪칠 것. 운 좋으면 해결될 수도 있고 더 나빠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일시적으로 숨겨 준 건 그래도 단골손님이었기 때문이지 다른 뜻은 없어. 지금 숨으면 앞으로 다른 일이 생겨도 몸을 피하려고만 할걸."  p 77

현실적으로는 인간의 모든 의지와 노력, 욕망과 의미를 수포로 만들어 버리는 낱말이 바로 '시간'이지 않을까. 이 순간이 아닌 지나간 모든 것이 박제나 화석 또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변형되는.  p 175

 

구병모 작가에 대하여

2008년 장편소설 <위저드 베이커리>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2015년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로 오늘의작가상과 황순원신진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아가미> <파과> <한 스푼의 시간> <네 이웃의 식탁> <버드 스트라이크> <상아의 문으로>, 중편소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바늘과 가죽의 시>, 소설집 <고의는 아니지만> <단 하나의 문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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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구병모 장편소설 <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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