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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 소설 <순례주택>, 자기 힘으로 살아보려고 애쓰는 사람이 어른이다

난짬뽕 2025. 2. 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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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주택
  • 지은이: 유은실
  • 1판 1쇄 펴냄: 2021년 3월 5일
  • 펴낸곳: (주)비룡소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행복하게 살아야 해. 

 

어떤 사람이 진짜 어른인가

유은실 작가의 <순례주택>은 이 책을 읽는 어른들도 한 뼘 더 성숙하게 만드는 성장소설이다. 지구별을 순례하는 순례자의 마음으로 인생을 대하는 75세 순례 씨와 그녀의 최측근으로 생활지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16세 수림이 주인공이다. 

 

책 속의 문장에서도 언급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떤 사람이 진짜 어른인가?"라는 질문을 되새기게 되었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그들 모두가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른으로서의 말과 행동, 생각까지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였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살아가면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들에 대해, 또한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하는 책인 것 같다. 이렇게 묵직한 질문들을 안겨주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순례주택>의 내용이 읽어 내려가기에 무거운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코믹 발랄한 요소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와 재밌고 유쾌하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가

16세의 수림은 어릴 적 엄마의 몸이 좋지 않아 외할아버지에게 맡겨져, 같은 빌라에 살고 있는 건물주 순례 씨의 손에 크게 되어 그녀의 최측근으로 인정받는다. 75세의 순례 씨는 세신사로 평생 때를 밀어 재산을 일군 순례주택의 주인이다. '지구별을 여행하는 순례자'의 마음으로 살고 싶은 순례 씨는 썩지 않는 쓰레기와 이산화탄소를 마구 배출하는 인간들, 그리고 쓰고 남는 돈이 인생의 3대 고민이다. 

 

순례 씨에게 있어 수림은 혈연관계로 맺어지지는 않았지만, 가족보다 더 가까운 농밀한 관계이다. 순례주택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 역시 수림에게는 진짜 가족보다 더 따뜻한 울타리이기도 하다. 

 

학벌과 아파트, 자동차 등 물질적인 잣대로 사람들을 바라보며 마음대로 다른 이들을 무시하는 많이 배운 아빠와 엄마. 그리고 이기적인 자신의 부모를 닮아 배려심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언니까지 수림이네 가족은 마음속 욕망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들을 조금이라도 자기 힘으로 살아 보게 하려는 수림이와 순례 씨의 노력. 이 책은 우리들에게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순례주택>은 우리가 고민해 보아야 할 삶의 가치와 따뜻한 인간관계, 그리고 진짜 어른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순례주택> 줄거리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생활하던 수림이네 가족은 경제적으로 망한 상황에 처하자 살던 아파트에서도 나와야 할 형편이다. 하지만 가진 돈이 넉넉하지 못해 마땅한 집을 구하지 못하는데,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옛 여자친구가 자신의 빌라인 순례주택의 방 하나를 내어준다. 누나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바라는 아빠와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엄마, 성적만이 인생목표라 공부 이외의 것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언니까지 총체적 난국인 수림이네 가족. 자신들이 무시했던 마을의 빌라촌 사람들과 함께 살게 된 수림이네 가족의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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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문장들

뭐가 부끄러운지 모르는 사람들과 가족으로 사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그게 부모라면 더욱.  P 27

"그래, 어른이 문제야, 애들이 어디서 배웠겠니? 어른들한테 배운 거지."  P 27

"내가 번 게 내 돈이 아니야. 내가 벌어서 내가 쓴 것만 내 돈이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못 쓰고 죽으면 어떡하지?"  P 36

순례 씨는 '감사'라는 말을 잘한다. 1군들에게선 거의 들은 적이 없는 말이다. 순례 씨가 좋아하는 유명한 말 - 관광객은 요구하고, 순례자는 감사한다 - 가 떠올랐다. 나도 순례자가 되고 싶다. 순례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내 인생에 관광객은 되고 싶지 않다. 무슨 일이 있어도.  P 99~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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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 작가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을 필두로, <일수의 탄생> <내 머리에 햇살 냄새> <마지막 이벤트> <드림 하우스> <우리 동네 미자 씨> <나도 편식할 거야> 등의 동화를 썼다. 청소년 소설 <변두리> <2미터 그리고 48시간>, 그림책 <나의 독산동> <심청전> <송아지똥>, 인물 이야기 <유관순> <제인 구달> 등에 글을 썼다. <만국기 소년>으로 한국어린이도서상을, <변두리>로 권정생 문학상을 받았다. <멀쩡한 이유정>이 2010 IBBY(국제아동도서협의회) 어너리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 말미에 등장하는 시 한 편. 정현종 작가의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이다. <순례주택>에 왜 이 시를 삽입했는지, 그 의미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정현종


그래 살아 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 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최선의 꼴
지금의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튀어 오르는 공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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