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너머/작은 이야기

반짝거렸다, 그 마음이

난짬뽕 2025. 5. 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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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남편과 나는 새벽같이 일어나 시골로 향했다. 아빠가 홀로 계시고 나서부터는, 삼남매인 우리는 굳이 말은 하지 않았어도 되도록이면 서로 엇갈려 내려가게 되었다.

큰 행사나 기념일을 빼고는, 모두들 약속이나 한 듯 그렇게 했다. 한꺼번에 내려왔다가 우르르 되돌아가면, 왠지 아빠의 마음이 더 허전할까 봐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큰오빠와 작은오빠, 그리고 나는 서로 시간이 되는 사람이 서로 비켜가며 시골로 향했고, 누군가 출장이나 다른 일이 생겼을 때에는 여유가 되는 사람이 내려갔다.

어떤 경우에는 의도치 않게 두 집이 같이 내려가는 일이 생기기도 했지만, 엄마가 떠나신 뒤에 우리는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아빠 혼자 주말을 보내시지 않도록 신경을 썼던 것 같다. 때로는 친구분들과 약속이 있으시거나, 제자들이 내려올 경우에는 아빠가 미리 전화를 주셔서는 선약이 있다며 내려오지 말라고 알려주셨다.  

 

이번 연휴는 길기도 하고 어버이날을 앞두고도 있어, 우리는 함께 만나기로 했다. 큰오빠가 수덕사 만희식당에 11시 예약을 해뒀다고 남편에게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사실 얼마 전부터 나는 만희식당의 밥이 먹고 싶었는데, 큰오빠와 텔레파시가 통한 것은 아닐까. 오홋~~~ 우렁무침에 도토리묵, 우렁된장찌개까지 실컷 먹을 생각을 하니 신났다.

서해안고속도로가 너무 막혀 꼼짝 하지 않았다. 우리는 국도로 빠져 달리는데, 길가에 호두과자를 파는 곳이 보였다. 아빠가 호두과자를 좋아하신다면서 남편이 호두과자 판매점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장님께서는 우리가 이날 첫 손님이라면서 좋아하셨다. 

남편과 아내 분이 함께 운영하시고 계셨는데, 첫 개시라는 말씀을 듣고는 차 안에서 먹을 호두과자도 조금 더 샀다. 

 

호두과자를 사 갖고 나오는데, 바로 옆 건물이 로또명당이었다. 와~~~ 1등이 30회, 2등은 132회나 당첨되었다고 쓰여 있었다. 아쉬웠다. 매주 일요일은 정기휴무라니. 

 

도고를 지날 즈음, 남편이 나에게 "저게 뭐야?"라고 말했다. 우리는 궁금해서 그곳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아~ 경운기를 이렇게 올려놓았구나. 신기했다. 

 

온 가족이 함께 엄마를 만나러 갔다. 햇살이 예뻤다.

 

올 때마다 매번 조카들이 할머니께 꽃을 올린다. 꽃을 좋아하시는 엄마가 미소 지으실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은 뭐야? 너무 귀엽잖아. 조카들이 할머니 머리에 예쁜 핀을 꽂아드렸다. 우리 조카들은 참으로 기특하다. 

 

저 멀리 덕숭산을 바라보며 수덕사에 자주 다녔던 우리 가족의 추억이 떠올랐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있어 수덕사 주차장이 차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에궁~~ 가족이 함께 가고 싶었던 카페에 왔는데 문이 닫혀 있다. 검색을 하지 않고 왔더니, 휴무일인지도 몰랐다. 대식구가 이동했는데, 이럴 수가~~~ 그래도 모두들 카페 앞 저수지가 멋있다고 말해주었다. 역시 우리 가족은 긍정마인드, 좋다. 

 

오빠들과 언니들, 조카들과 함께 밀린 얘기들을 나누느라 집안이 시끌벅적해졌다. 잠시 자리를 비웠던 작은오빠가 농가에 가서 딸기를 사 왔다. 딸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배당된 것은 세 박스였다. 냉큼 뚜껑을 열어 한 박스의 딸기를 한 자리에서 먹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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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말을 하고, 많이 웃고, 우리는 아빠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시골집에서는 늘 우리 가족 모두의 마음이 반짝인다. 반짝반짝, 그래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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