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너머/작은 이야기

맑은 주말 오후, 아빠와 함께 산책하며

난짬뽕 2024. 10. 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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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시골에 내려왔다. 아빠와 점심을 먹고 나서 차에 타기 전, 아빠의 뒷모습을 몰래 찍었다. 아빠가 입고 계신 저 청바지는 아들이 출국하기 전에 할아버지를 모시고 가서 사드린 것이다. 청바지를 입으신 모습이 멋지시다.

 

날씨도 좋아,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소나무숲길을 산책했다. 남편이 앞서고, 내가 아빠 뒤를 따랐다. 

 

이런 얘기, 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아빠와 함께 걷는 길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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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충남보훈관도 보게 되고, 충혼탑도 만날 수 있었다. 

 

전망대는 아니지만, 내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저 멀리 삽교까지 보이는 듯하다. 

 

이제, 딱 걷기 좋은 계절이 되었다. 햇살도 뜨겁지 않고, 바람도 시원해서 걷는 내내 기분까지 즐거워졌다.

 

시골에 내려올 때마다 매번 저 산에도 가야지, 하는 생각만~~~ 또 하게 된다. 

 

아빠와 남편의 그림자. 오늘은 그림자놀이를 하기에도 좋은 날이었다.

 

충혼탑은 이 땅을 위해 명멸해 간 희생자들의 정신을 추모하기 위해 2016년 6월에 건립되었다고 한다.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는 길. 여전히 아빠랑 남편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어 산림욕을 하기에도 참 좋은 곳이다. 

 

남편이 아빠와 함께 그네를 타고 있다.

 

나까지 합류, 우리 셋은 삐그덕 소리조차 내지 않는 그네 이곳저곳을 살펴보며 튼튼한 그네라며 칭찬한다. 

 

아빠는 여든여섯, 이제 다음 달 생신이 지나면 여든일곱이 되신다. 그러나 우리 가족들은 아빠의 연세를 지우고 산다. 굳이 대외적으로 언급하실 때가 있으면 우리들은 여든셋으로 말하곤 한다. 원래는 80으로 할까 했지만, 아빠께서 그건 좀 너무 했다는 우스개 말씀을 하셔서 여든셋으로 모두들 통일했다.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아빠의 연세는 여든셋이 될 것이다. 그리고 더 좋다면, 아예 연세를 잊고 사시는 것이다. 

늘 건강하게 생활하고 계셔서 늘 감사한 마음이다. 

 

용봉산 능선 따라 걷는 내포 사색길, 누구나 무난하게 걷는 무장애 숲길

 

용봉산 능선 따라 걷는 내포 사색길, 누구나 무난하게 걷는 무장애 숲길

'사색'이라는 어휘는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깊이가 느껴지는 어휘이다. 그래서 왠지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아빠가 알려주신 내포 사색길은 용봉산 능선 아래를 걸을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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