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 단팥 인생 이야기
- 감독: 카와세 나오미
- 원작: 두리안 스케가와 <앙>
- 음악: 데이빗 하쟈드
- 출연진: 키키 키린, 나가세 마사토시, 카라 우치다 등
우리 각자는 살아갈 의미가 있는 존재
영화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2015년 제작된 카와세 나오미 감독의 작품으로, 두리안 스케가와의 소설 <앙>을 원작으로 한다. 팥을 삶을 때 김의 냄새를 살피면서 힘내서 잘해보라며 팥들에게 말을 걸고, 벚꽃 나무를 바라보며 팔을 흔드는 모습을 연상하던 도쿠에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자연과 사물은 물론 인간관계에서도 교감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마다 사정이 있지. 열심히 살아보자고."라고 하시던 할머니의 말씀이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 있다.
특별한 무언가가 되지 못해도 우리 각자는 살아갈 의미가 있는 존재라는 그 대사는 이 영화의 명대사가 아닐까 싶다. 많이 느리고, 답답할 정도로 속도감이 없는 영화지만 마음을 잔잔하게 하는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특별한 무언가가 되지 못해도 우리 각자는 살아갈 의미가 있는 존재"라는 그 대사를 다시 한번 소리 내어 읊어본다.

우리는 이 세상을 보기 위해, 듣기 위해 태어났어.
그러므로 특별한 무언가가 되지 못해도 우리는,
우리 각자는 살아갈 의미가 있는 존재야.
영화 <앙: 단팥 인생 이야기> 중에서

<앙: 단팥 인생 이야기> 줄거리
납작하게 구운 반죽 사이에 팥소를 넣어 만드는 전통 단팥빵인 도라야키를 파는 작은 가게에 76세 할머니 도쿠에가 아르바이트생에 지원한다. 그러나 주인 센타로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거절하게 되는데, 할머니는 자신이 반세기동안 팥소를 만들었다면서 주인에게 자신이 만든 팥소를 건네준다.
그동안 기성제품 팥소를 사용하던 주인 센타로는 할머니 도쿠에가 만든 팥소를 맛보고는 그 맛에 매료되어 할머니를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한다. 그다음 날 새벽부터 할머니는 주인에게 손수 팥소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고, 정성을 들여 만든 팥소로 인해 가게는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로 장사가 잘된다.
그러던 가운데 동네에 할머니의 손가락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하루아침에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는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할머니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된다. 한센병 환자라는 이유로 나환자 격리시설에서 생활하며 사람들의 비난을 받으며 세상과 격리되어 살아왔던 할머니 도쿠에는 가게에서 일한 몇 달이 정말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주인 센타로에게 말하고, 센타로 역시 교도소에 복역하게 된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는다.
그 뒤 얼마 후 할머니 도쿠에는 음성 테이프를 남기고 세상을 떠나버렸고, 그동안 무기력하게만 살아왔던 센타로는 도쿠에가 남긴 내용을 들으면서 다시 새롭게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단팥을 만들 때 나는 항상 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그것은 팥이 보아 왔을
비 오는 날과 밝은 날들을 상상하는 일이지.
어떠한 바람들 속에서
팥이 여기까지 왔는지
팥의 긴 여행 이야기들을 듣는 일이야.
이 세상 모든 것은
언어를 가졌다고 믿어.
햇빛이나 바람의 이야기도
들을 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아무 잘못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데도
타인을 이해하지 않는 세상에 짓밟힐 때가 있어.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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