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진단,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받아야 할까

 

 

건강진단,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받아야 할까

 

 

건강진단이란,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의학적 검사를 시행하여 그 건강 상태를 진찰하는 일이다. 대부분 자신의 몸이 평소와 달리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건강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자각증상이나 타각증상이 있어 손을 쓰다 보면, 이미 치료 시기가 많이 늦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 건강진단은 신체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보다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꼭 건강할 때 예방차원으로 정기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 몇 살까지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얼마만큼 건강하게 사느냐가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가장 큰 화두는 바로 건강한 삶이다. 그러한 영향을 받아서인지 조금 크다한 병원에서는 모두들 한결같이 건강진단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마치 고급 호텔에 휴가를 온 것처럼 개인적으로 친절한 안내와 서비스를 받게 되는데, 그 순간만큼은 자신이 드라마 속의 멋진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엄청난 고가의 건강진단비가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병원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대형 병원들에서는 일정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 진단비가 몇 백만 원에 이르기도 한다. 꼭 고가의 건강진단을 받아야만 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우리는 잘못 알고 있는 사항들에 대해 몇 가지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패키지형 종합진단만이 최고는 아니다. 평소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큰돈을 들여 온갖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또 모든 사람이 종합검사라는 이름으로 똑같은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나이와 성별, 개인의 건강도에 따라 꼭 필요한 검사를 받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내시경과 초음파를 중심으로 검사를 받았으면 한다. 내시경 검사는 위장과 대장을 살펴볼 수 있고, 초음파는 간이나 쓸개, 췌장, 난소, 콩팥 등 복부에 위치한 작은 장기들을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다. 일단 내시경과 초음파 검사를 받고 의사와의 상담 후에 더 자세하고 정밀한 검사를 골라 받는 것이 좋다. 

 

단골병원에서의 맞춤형 진단

 

건강진단을 받을 때 병원에서 물어보는 말이 검진 결과를 인터넷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우편으로 보내주느냐, 그것도 아니면 하루 다시 시간을 내어 방문하여 의사와 상담을 받을 것인지를 결정하라고 한다. 건강진단은 어떻게 검사를 받느냐 하는 것 못지않게 그 결과를 분석하여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건강진단을 받고 나면 많은 병원들에서는 검사 결과표를 보면서 단지 수치상으로 '정상'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정상'이라는 이 말에는 함정이 있다. 지금 현재 수치상으로는 확률이 정상이지만, 몸 안에서는 위험한 요소가 커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단지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여부만 구분하는 것은 진정한 건강진단의 의미가 없다. 정상일지라도 그 사람의 나이나 가족력에 따라 보이지 않는 면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단골병원이 필요하다. 그 병원의 의사를 자신의 주치의로 만들어라. 일 년에 한 번 방문하여 건강진단만 받는 병원의 의사는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평소에 자주 가는 병원에서는 그 사람의 가족력까지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어떠한지도 잘 알고 있다. 만약 건강진단을 받고 정상이라는 결과를 들었어도, 검사 자료를 갖고 단골병원을 찾아가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다시 상담하도록 한다. 

 

연령별, 성별, 가족력에 따른 선택

 

대부분 기본적인 건강진단 프로그램을 보면 남녀 공동으로 문진, 소변, 대변, 혈압, 신체 측정, 영양평가, 혈액검사(혈액형, 빈혈, 간, 신장, 췌장, 갑상선, 동맥경화, 당뇨, 통풍, 칼슘대사, 간염, 매독, AIDS 등), 헬리코박터균, 종양표지자(간암, 폐암, 소화기암, 전립선암), 시력, 청력, 안압, 안저, 흉부 X-선(정면), 심전도, 폐기능, 치과, 복부초음파, 위내시경(또는 위장조영) 등의 검사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똑같은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기본적인 항목에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검사만 골라 받는 것이 더 현명하다. 물론 개인적으로 그런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것은 단골병원의 주치의에게 조언을 얻으면 된다. 치과나 안과에서 받을 수 있는 항목들은 종합진단에 넣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전문병원에서 검사받는 것이 더 정밀하다. 여성의 경우에는 20대 이후부터 부인과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으면 좋다. 30대 이상은 6개월에 한 번씩 가까운 산부인과에서 진찰을 받는다. 

 

나이에 상관없이 대장 질환과 기생충의 발견을 위해 혈액과 대변 검사는 1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이 좋으며, 한국인 3명 가운데 1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뇌졸중과 심장병, 당뇨병 등과 관계있는 콜레스테롤 검사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받도록 한다. 뇌졸중과 심장병은 모두 혈관성 질환으로 동맥경화가 가장 큰 원인이므로, 혈압과 혈당 검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여성의 경우 스무 살이 넘으면 유방암 검사를 받도록 하며, 30대가 되면 골밀도 검사를 한다. 예전에는 40세 이상부터 골밀도 검사를 주로 받았는데, 요즈음에는 운동이 부족하고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이 많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건강해 보여도 골다공증인 젊은 여성들이 많다고 한다.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꼭 골밀도 검사를 해봐야 한다. 

 

35세 이상부터는 남녀 모두 위내시경 검사를 받고, 40세 이후가 되면 정기적으로 암 검진을 받는다. 위암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위내시경 또는 위장관 조영술을 받는다. 또 간 기능 검사도 35세 이후부터 매년 받아야 하는데,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는 6개월에 한 번씩 받도록 한다. 심장의 기능을 알아보는 데 필수적인 검사인 심전도를 통해서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의 허혈성 심장병과 고혈압으로 심근이 비대해지는 것을 진단할 수 있다.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30대 중반부터 검사를 받도록 하며, 가족력이 없더라도 50대부터 검사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50세 이상이 되면 누구나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한다.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30대부터 검사를 받고, 그렇지 않다면 50대부터 받으면 된다. 60대가 되면 갑자기 귀가 어두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것이 청력검사. 외부의 소리를 차단한 부스에서 시행하는데, 저음에서 고음까지의 소리를 듣는 과정에서 이상 유무 및 난청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요즈음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증가하고 있는 것이 대장암이나 용종, 염증 등의 질병이다. 증상이 없는 성인의 약 20% 정도에서 대장용종이 발견되었으며, 그중 일부는 암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고 한다. 고령이거나 흡연을 한다면 대장용종의 발생률은 매우 높다. 평상시에 하복부가 불편하거나 설사, 변비 등이 있는 사람은 30대부터 검사를 받고, 40대 후반부터는 필수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바쁜 생활에 쫓겨 건강을 소홀히 여겼다면, 그것은 큰 잘못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고, 정상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자. 비만은 성인병을 유발하는 지름길이다. 살코기, 생선, 계란, 콩류 등과 같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우유는 우리나라 식사에서 부족한 여러 영양소들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매일 먹도록 하는데, 혹시 우유가 입에 맞지 않으면 요구르트나 치즈 등의 유제품으로 대체해도 된다. 치아 건강 역시 매우 중요하므로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로 구강을 청정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가 암이라고 한다. 암을 발생시키는 식이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위암은 짠 음식이나 뜨거운 음식, 훈제식품, 알코올 등이 원인이며 대장암은 고지방식이나 저섬유식이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간암의 경우 알코올, 폐암은 흡연, 식도암은 뜨거운 음식이나 알코올, 그리고 유방암은 고지방이나 고열량식이 암을 유발한다고 한다. 건강진단도 꼭 필요하겠지만, 불규칙한 식습관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선호하는 습관도 조금씩 고쳐나가 건강한 삶을 누리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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