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침입자
노화
20대의 젊음을 만끽하기도 전에 어느새 내 몸속으로 침투하고 있는 노화의 잔재들과 마주쳤을 때, 이미 서른 살의 문턱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리 없는 정복자, 주름살과 함께 시작되는 30대는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시기로 부수적으로 칼슘과 비타민의 섭취가 동반되어야 한다. 노화를 각성해야 할 나이, 그즈음에서 우리들의 건강도 한 번쯤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1935년 미국 코넬대 영양학자 클라이브 매케이는 칼로리를 적게 섭취한 쥐가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를 학계에 보고했다. 당시 연구에서 절식을 시킨 쥐는 평균 48개월을 산 반면, 먹고 싶은 대로 먹은 쥐는 30개월밖에 살지 못했다고 한다.
그 후 인간의 건강에 있어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확실한 노화 방지 수단이 바로 절식(節食)이다. 우리가 음식을 많이 섭취할수록 이를 소화시키고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가 많이 생성된다. 활성산소는 여러 가지 노화 관련 질환들을 유발하며, 과도한 영양 물질이 체내에 쌓이면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데 오래된 염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암이나 치매와 같은 질환들을 일으킨다.
특히 과식은 세포자살을 막는데, 세포자살이란 늙고 병든 세포가 개체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현상이다. 세포자살을 통해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으면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세포로 변하게 된다. 또한 과식은 신체의 면역 기능과 해독 능력을 떨어뜨린다. 무엇이든 약간 부족한 듯싶을 때가 가장 좋은 때다.
과식으로 배가 부르게 되면 인체는 태평성대가 온 것으로 착각하여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해도, 혈관에 기름 덩어리가 쌓여 동맥경화가 생겨도 무사안일하게 지내기 때문에 위험하다.
노화의 시작, 뱃살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춤추기, 수영, 에어로빅 등의 산소를 이용하는 유산소 운동은 주로 고혈압과 협심증,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반면 무산소 운동은 주로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운동으로 팔 굽혀 펴기, 역기, 단거리 달리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무산소 운동은 에너지원으로 주로 탄수화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체지방이 줄어드는 효과가 적다.
그렇다고 무산소 운동이 체지방을 빼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근육량이 많아야 체지방이 잘 빠지고 똑같은 운동을 해도 에너지 소비가 많아지며, 쉬고 있을 때에도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대사가 활발하다. 따라서 유산소 운동 전후로 5~10분 정도의 스트레칭을 하고 아령과 같은 가벼운 물건을 들고 신체 각 부위마다 약간의 무산소 운동을 해주는 것이 뱃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의 횟수나 시간으로 보면 크게 뱃살을 유지하는 운동과 뱃살을 빼는 운동이 있다. 뱃살을 유지하는 운동은 일주일에 3~4회 정도 실시하고, 한 번에 30분 내외로 하면 된다. 하지만 이 정도는 성인병 예방을 위한 적절한 수준의 운동이지만 살을 빼기 위해서는 부족하다. 살을 빼는 운동은 약하고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경우 운동을 시작하고 15~25분이 지나야 무산소 운동에서 유산소 운동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적어도 1회에 40분 이상 운동을 해야 체지방이 연소되는 운동을 20분 정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일주일에 5회 이상, 한 번에 40~6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이 뱃살을 뺄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러나 한 번에 90분 이상의 운동은 오히려 식욕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일회의 운동 시간은 90분 이내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이 체지방을 연소시키는데 유용하고 빠진 체중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인 것은 더 이상의 강조가 필요 없다.
밤에는 잠을, 아침에는 밥을
낮과 밤이 거꾸로 된 생활은 건강에 해롭다.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일을 하면 암 발생 위험성이 현저히 높아진다는 코펜하겐 암연구소의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여성이 밤에 일할 경우 유방암 발생 확률이 무려 50%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밤에 일할 경우 수면과 각성 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산이 줄어들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멜라토닌은 수면 조절뿐 아니라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역할도 해 이것이 부족하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었다.
어쩔 수 없이 야간 근무를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운동은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하는 것이 좋으며, 신체가 낮을 밤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멜라토닌 함량이 높은 귀리나 쌀, 생강, 토마토, 바나나 등을 즐겨 먹거나 콩, 견과류, 치즈, 칠면조, 우유, 두부, 호박씨 등과 같이 멜라토닌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양의 식사 요법과 운동, 그리고 편안한 수면. 가장 간단한 생활 지침이면서도 현대인에게 있어 이러한 요소들의 실천은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서른 즈음에 느끼게 되는 자신의 건강은 이미 나 혼자만의 소유물이 아닐 것이다. 곁에서 함께 하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라도 오늘부터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체크해 보자. 바로 지금 여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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