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너머/볼록 렌즈

사랑을 속삭였던, 그 때의 그 편지들

난짬뽕 2021. 8. 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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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한 통에,

수줍은 나의 마음을 띄웁니다

 

 

무슨 마법으로 당신은 나의 모든 능력을 사로잡아 내 존재의 의식을 온통 자신 속에 빨아들인단 말이오? 그것은 일종의 죽음을 의미하오. 내 사랑아, 왜냐하면 나는 당신 속에서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가 없기 때문이오. 조세핀을 통해 사는 것, 그것만이 바로 내 삶의 이야기오. 
나의 모든 행동은 당신과의 재회를 위한 오직 하나의 목적만을 위해 치닫고 있소. 나는 당신에게 닿기 위해 죽음으로 나 자신을 몰아가고 있소... 당신 눈을 사랑하듯 나를 사랑해 주오. 하지만 그것으론 부족하오. 바로 당신 자신을 사랑하듯 날 사랑해 주오. 당신 자신보다 더, 당신의 마음, 당신의 정신, 당신의 생명, 당신의 모든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해 주오. 

 

나폴레옹(1769~1821)이 첫 번째 아내였던 조세핀에게 전쟁터에서 써 보낸 편지입니다. 이 편지 모음은 훗날 <밀월 서간>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될 정도로 감정이 풍부한 연애편지로 유명합니다. 조세핀은 나폴레옹이 국내군 사령군으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할 무렵이던 26세에 만난 유부녀입니다. 그녀는 이미 두 아이의 어머니로 나폴레옹보다 여섯 살이나 연상이었으며, 게다가 표면적으로는 드 보아르네 자작의 미망인이었지만 실제로는 당대 최고의 권력가이며 집정관이었던 바리스의 애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그녀에게 한눈에 반해 평생 그녀만을 사랑하다가 죽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에게 집착했다고 합니다. 

 

 

내가 당신을 잊을 수만 있다면... 그렇지만 그런 곳은 어디에도 없다오. 아니 내가 당신을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 때도 더러는 있다오. 그러나 그다음 순간, 나는 더욱 당신의 강한 힘을 느낀다오. 그러니 나를 가련하게 보아 주오. 더 이상 어쩔 수가 없다오. 그렇지 않다면 나는 이 끔찍한 광란뿐이라오.
이제 끝이라오. 나는 더 이상 작업을 계속할 수 없다오. 나의 잔인한 연인이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치도록 당신을 사랑한다오. 

 

세계적인 조각가 로댕(1840~1917)이 까미유 끌로델을 사귀면서 그녀에게 보냈던 열정의 편지입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세기의 만남으로 지금까지 손꼽히고 있으며, 당시 꽤 예술적 재능을 지니고 있던 까미유는 로댕과의 관계로 인해 그 빛을 잃고 말았습니다. 

 

 

아! 나를 당신의 발 아래 있게 해 주오.  때론 강하고 때론 부드러우며 위대한 당신에게 내 모든 것을 맡기리다. 내 열정의 한계가 다가올 때면 내 인생을 희생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었오. 그런데 이미 당신은 그 관대한 사랑으로 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시킬 각오를 가지고 있구려!(~~~)
오, 이제 당신이 내 사람이라니! 결국 당신은 내 사람이 되고 말았구려. 이렇게도 빨리, 불과 몇 달 사이에 내 천사는 내 팔 안에서 잠들고 내 품속에서 잠을 깨며 내 속에서 평생을 살 수 있게 된 거요. 한 순간 당신의 생각도, 당신의 모습도, 바로 내 안에 있을 것이고 내 모든 생각, 내 모든 순간, 내 모습까지도 당신 앞에 영원히 있게 되었구려. 

 

<노트르담의 꼽추>로 유명한 프랑스의 시인이며 소설가이자 극작가였던 빅토르 위고(1802~1885)가 17세 때 사랑에 빠져 3년 뒤 비밀 약혼을 하고, 1822년에 결혼을 한 아델 포르쉐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그러나 결코 아내 이외에는 어떤 여자에게도 한눈을 팔지 않을 것 같던 위고의 이 열정도 공공연히 다른 여자들 앞에선 무시되곤 하였습니다. 

 

 

존경하는 부인, 언젠가 당신은 저에게 당신에게 편지를 쓰라고 권하셨습니다. 문학적 재능이 있는 젊은이가 아름답고 연모하는 여인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당신은 생각하셨던 것입니다. 당신 말이 옳습니다. 그건 정말 멋진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당신은 제가 말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글을 잘 쓸 수 있을 거란 사실도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당신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 드릴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며, 그런 일이라면 기꺼이 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데미안>, <지와 사랑>, <유리알 유희> 등의 작품을 발표했던 헤르만 헤세(1877~1962)가 평소 흠모해 왔던 한 부인에게 보냈던 편지입니다. 두 사람은 몇 번의 만남이 있었지만 더 이상 발전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사랑하는 올가, 당신은 내 아내요. 언제쯤 이 말의 의미를 완전하게 깨달을 수 있을까?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나와 가깝고 좋은 존재요. 사랑하오. 당신을 정말 사랑하오. 당신 자신도 스스로를 '몸은 먼 곳에 있지만 마음만은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라고 했잖소? 그렇게 생각하면 아무 문제 될 것이 없다오.(~~~)
여보, 내게 아내이자 친구로 영원히 남아 주오. 좋은 사연을 적어 보내 주길 바라겠소. 우울하고 날 괴롭히는 불길한 근심, 걱정 따위는 집어치우고 건강한 소식을 보내 주구려. 고상하고 편안한 아내가 되어 주오. 당신의 친절함은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족하다오. 앞으로 더욱더 당신을 사랑할 거요. 나 또한 훌륭한 남편이 될 것을 약속하지. 

 

러시아의 극작가이며 소설가인 안톤 체흡(1860~1904)이 아내 올가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올가가 모스크바에서 활동해야 하는 여배우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헤어져 살게 되는데, 이 편지는 그 시기에 쓰인 것입니다. 

 

 

내 맑은 샘물, 그대를 통하여 나는 세계를 보려오. 난 세계를 보는 것이 아니라 늘 그대만을 보기 때문이오. 그대만을. 그대는 나의 축제이오. 꿈속에 그대에게 갈 때에는 늘 머리에 꽃을 꽂고 간다오. (~~~) 난 그대라오. 지팡이가 방랑자에게 주어지듯, 다만 나는 그대를 부축해 주지는 못한다오.
난 그대라오. 왕홀(王笏)이 여왕에게 바쳐지듯, 다만 나는 그대를 풍성하게 하지는 못한다오. 난 그대라오. 마지막 잔별이 밤에 바쳐지듯, 비록 밤이 그 별에 관해 알지 못하며 그 여린 빛을 식별하지 못하더라도 말이오. 

 

러시아 태생의 시인 릴케(1875~1926)가 결혼한 귀부인 루 안드레이스 살로메를 여행 중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직후 쓴 편지입니다. 살로메와의 여행을 마친 뒤 릴케는 조각가 클라라와 결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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