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선산에 가서 아버님 어머님과 엄마를 뵙고 나서 홍성 남당항을 다시 찾았다.
얼마 전 아빠와 함께 남당항에서 새조개와 주꾸미 샤부샤부를 맛본 적이 있는데, 아빠는 물론 남편과 나까지 모두 그다음 주까지 평소보다 피곤함이 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과 나는 아빠와 통화를 하면서 그 원인을 주꾸미 때문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암암리에 다시 뭉치기로 했던 것.
이날은 작은오빠가 내려와 아빠와 함께 온천을 다녀와서, 우리와 합류하게 되었다.
이번에도 우리는 중앙회수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장님이 친절하신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김치 때문이었다. 농사를 지어 직접 담그셨다는 배추김치가 무척이나 시원하니 맛있었다. 김치 양념은 과하지 않았고, 아삭한 식감은 매우 좋았다.
이번에는 창가 쪽에 앉게 되어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날 우리의 선택은 새조개가 아닌 주꾸미였다.
주꾸미 1kg에 6만 원. 남당항에서는 축제기간 동안 새조개와 주꾸미의 가격을 모든 가게에서 통일하여 판매하고 있다.
지난번에 왔을 때에는 한두 마리씩 넣어 데쳐 먹었는데, 이번에는 대여섯 마리씩 넣어 데친 후에 한꺼번에 꺼내 자른 후에 머리만 다시 넣어 조금 더 데쳤다.
남편은 시골에 내려가기 며칠 전에 서초동에서 친구들과 모임이 있어 주꾸미 샤부샤부를 먹었는데, 그때 나온 주꾸미가 다섯 마리였다고 한다. 가격은 9만 원. 이곳 남당항에서는 주꾸미 1kg이 6만 원이니, 정말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참 좋다.
아빠도, 작은오빠도, 남편도, 나도 정말 맛있게 주꾸미 1kg을 후딱 먹어버렸다.
기본찬들이 다시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왜냐하면 작은오빠가 맛있게 먹는 남편과 나를 보며, 주꾸미 1kg을 다시 주문했기 때문.
알이 꽉 찬 주꾸미는 더욱 맛있다.
이렇게 해서 다시 시작된 주꾸미 1kg. 낙지인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주꾸미들이 자꾸만 그릇 밖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데친 주꾸미를 먹기 좋게 자르는 남편.
함께 데친 배추와 냉이, 시금치를 주꾸미에 얹어 먹는 맛이 별미이다.
샤부샤부 국물이 온통 검게 물들었다. 어느 주꾸미 녀석이 뜨거운 육수에 발을 담그자마자 먹물을 터뜨렸다. 주꾸미 먹물에는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여 혈중 콜레스테롤과 암, 성인병 예방에 좋고, 피로해소에 효과가 높다고 한다.
주꾸미 다리를 다 먹고 난 후에 머리를 몰아서 먹었다. 알이 꽉 차 있어서 입안에서 느끼는 식감이 참 고소하다.
주꾸미 2kg을 먹어 배가 부르지만, 그래도 칼국수를 먹지 않으면 왠지 서운하다. ㅎ
그래서 당연히 칼국수까지 먹어줬다.
우리는 지난번에는 새조개와 주꾸미를 1kg씩 먹었고, 이번에는 주꾸미만 2kg을 집중적으로 먹었다. 좀 더 다양하게 맛보기 위해서는 세트 메뉴를 선택해도 좋을 것 같다.
홍성 남당항에서는 3월 말까지 새조개 축제가 펼쳐진다. 새조개가 분명 주연인 듯한데, 알고 보면 주꾸미 역시 주인공이 아닐까 싶다. 서해안 앞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제철 주꾸미는 지금 이 시기가 가장 맛있을 듯하다. 3월 18일부터는 서천 동백꽃 주꾸미축제가 서천군 서면 마량진항 일원에서 열린다고 한다. 본격적인 축제기간에 앞서 남당항에서 주꾸미를 맛보는 것도 저렴한 가격에 큰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은오빠가 사줘서 더욱 맛있게 먹은 주꾸미 샤부샤부. 2kg이나 먹고 나니, 주꾸미들한테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동백꽃과 함께 펼쳐지는 서천 주꾸미 축제에서는 주꾸미를 직접 잡아보는 '어린이 주꾸미 낚시체험'도 펼쳐진다고 한다. 다음 달 4월 2일까지라고 하니, 다음에는 서천으로 출동할까 하는 모의를 나누었다.
홍성 남당항 새조개축제, 새조개 주꾸미 샤부샤부 맛집 중앙회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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