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아름다움/음악

순백 영혼의 울림,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난짬뽕 2021. 1. 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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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1년 새해가 시작된 첫날입니다. 지치고 힘들었던 지난해의 무거운 발걸음이 오늘을 발판 삼아 조금은 가벼워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의 맑고 아름다운 천상의 하모니가 여러분들의 마음에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과는 2013년 11월 중순에 지면 인터뷰로 진행되었습니다.

 

순백 영혼의 울림, 사랑과 평화를 온누리에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1971년 첫 내한 공연 이후, 우리나라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전 세계 유일의 보이 소프라노 아카펠라 합창단이다. 최정상의 솔리스트들을 포함한 24명의 소년들이 엮어내는 뛰어난 앙상블은 천상의 하모니를 자아낸다. 

글 엄익순 사진제공 SPA 엔터테인먼트

 

최상의 공연을 위해 선발된 1개의 팀

1907년 파리에서 창단된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10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세계무대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1906년 프랑스 알프스 산맥에 있는 Tamie 수도원을 방문한 두 명의 학생에 의해 합창단의 그림이 그려졌다. 그 후 1931년부터 북아메리카 투어를 시작으로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하여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의 주요 도시에서 지금까지 정기적인 월드투어로 지구촌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한국투어는 저희 아이들이 가장 기대하는 공연으로 손꼽히죠. 매년 내한할 때마다 따뜻하게 반겨주는 팬들이 있어 항상 고맙습니다. 한국의 관객들은 언제나 열정적이고 솔직하세요. 그래서 저희가 부르는 한 곡 한 곡을 모두 진지하게 감상하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시죠. 우리의 노래를 통해 관객 분들이 즐거워하고, 감동을 받은 그 이상의 느낌을 다시 저희들에게 전해주시니 한국에서의 공연이 정말 기다려집니다."

사진 SPA 엔터테인먼트 /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세계 최고의 소년 아카펠라 합창단으로 알려져 있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8세부터 15세 사이의 소년들로 구성된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음악전문학교'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다. 최소한 2년 동안 음악 중심의 수업과 학업을 병행하며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친 학생들 중 엄정한 오디션을 거쳐 단원을 선발한다. 뛰어난 음악성과 재능을 갖춘 최정예 솔리스트들과 알토, 테너, 베이스로 구성된 합창단은 오직 1개의 팀만으로 월드투어 공연을 다닌다. 변수가 많은 해외 순회공연에서 다른 예비팀을 구성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한 팀으로만 투어를 고집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보통 한 학년이 80명 정도 되는데, 그중에서 뛰어난 기량의 아이들을 선발하다 보면 약 24명 정도로 모아지는 것이죠. 즉, 최정예 학생들로 투어를 다닌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1개의 팀만으로 투어를 하기 때문에 가끔씩 곤란한 일도 생깁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성장기에 있다 보니, 해외투어 중에 변성기를 맞이해 파트가 변동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죠.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혹은 투어 중간에 목소리가 변하는 일이 있는데, 특히 메인 솔리스트가 변성기를 맞이한 경우에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함께 연습해오던 다른 아이가 공연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합니다."

 

특히 솔리스트가 바뀔 경우, 합창단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은 변성기를 맞이한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도록 대화를 통해 안정된 마음 상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한다. 또한 단원들 역시 친구로서 그를 위로하고, 함께 웃어주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합창단의 결속력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음악을 통한 화합을 중시하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의 독창적인 색깔은 바로 아이들만이 지니는 순수함, 순백의 성스러움이 아닐까 싶다. 하얀 성의를 입고 나무십자가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은 오랜 세월 동안 세대를 걸쳐 단원들이 바뀌어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그들만의 고유 대명사이다. 

"저희 합창단의 장점은 아이들 각자가 지닌 개개인의 소리를 살리면서 전체의 하모니를 조화롭게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한 형제들처럼 지내는 것도 바로 완벽한 앙상블이 되기 위해서죠. 학교생활 안에서 서로 대화를 통해 차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화합을 최우선으로 중시하기 때문이죠. 이 과정의 매개체가 되는 것이 바로 '음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음악을 통하여 어린 시절 풍부한 경험들로 인해 삶의 여러 일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는 것입니다. 합창단을 위해서 자신의 개인주의를 양보하는 규율에 복종하고, '존경심'과 '대화' 혹은 '결속력' 및 '사랑'과 같은 단어를 중요시 여기게 되는 마음을 키울 수 있습니다."

사진 SPA 엔터테인먼트 / 독일 일간지 <타게스 슈피겔>은 '어느 누구라도 부러워할 경이적이고 완벽한 재능의 소유자들'이라는 극찬을 하기도 했다

 

해외투어를 다닐 수 있는 단원들은 예비 합창단에서 일정기간을 지낸 소년들 가운데 음악성은 물론, 학교생활과 학업도 중시하기 때문에 성적이 우수한 자를 선발한다. 그래서 비록 나이가 어리더라도 음악성과 학업 성적이 훌륭하다면 오디션에 합격하여 합창단의 단원으로 투어를 다닐 수 있다고 한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음악전문학교'의 입학시험은 노래 테스트와 함께 청음과 음악적 성향 및 열정, 잠재적인 자질과 인성 등 한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다방면으로 검토된다.

 

합격한 아이들은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고, 2년여의 준비과정 후에 투어에 참여한다. 학교 수업은 오전 일반 수업과 오후 음악수업으로 나뉜다. 오전 수업은 나이별 진도 수준에 따라 수업을 맞추고, 음악과 성악 교육은 4명의 지도교수와 복습 교사에 의해 이루어진다. 선생님은 수학과 언어, 역사, 체육 담당과 발성, 시창, 청음, 합창 등의 파트별 음악 선생님들이 개인과 단체 노래 수업과 여러 목소리로 소리를 내는 일종의 '아카펠라' 수업인 다성악 과정을 가르치게 된다. 

 

"보통 월드투어를 다닐 때에는 24명의 합창단원이 같이 합니다. 지휘자와 2명의 학교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학교에서 호랑이 선생님으로 통하고 투어 동안 아이들의 공부와 체육을 책임지는 규율 담당 선생님, 그리고 또 한 분은 투어 기간 중 아이들의 모습을 궁금해하는 부모들을 위해 활동사진과 공연 소식을 전하는 역할의 부교장 선생님이 동행합니다."

 

현재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지난 2011년 9월에 부임한 끌로띨드 세베르 지휘자가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는 음악교수인 부모님 밑에서 어린 시절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하였고, 프랑스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솔리스트로도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또한 전문 합창단원으로도 활동했는데, 합창의 매력에 빠져 본격적으로 합창 지휘와 작곡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천사들이 노래하는 평화와 사랑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창단 초기에는 종교음악의 진수를 보여주고자 그레고리오 성가풍의 종교음악 및 르네상스 다성 음악을 주로 노래하였다. 그리고 1924년 Maillet 신부가 합창단을 이끌게 되면서 종교음악뿐만 아니라 드뷔시와 라벨 등의 현대작품을 비롯하여 체코와 러시아 등의 민요와 미국 흑인 영가, 샹송, 팝, 크로스오버 등 다채롭고 폭넓은 레퍼토리를 무대에서 선보이고 있다. 전 세계 팬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의 대표곡으로는 '고양이 이중창'과 보이 소프라노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모차르트의 자장가', 그리고 합창단 출신 작곡가인 피에르퐁이 헌정한 '세계의 음악' 등이 손꼽힌다. 

"세계 투어를 통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사명을 갖고 있고, 단원들 역시 거기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매번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그곳의 민요를 배우고 익혀 널리 알리고, 대중에게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입니다. 1907년에 창단되어 지금까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아온 이유는 여러 세대를 이어져온 소년들의 순수한 영혼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조부모님 세대부터 관람해온 저희들의 공연을 자신들의 세대에서도, 더 나아가 자녀의 세대에서도 한결같은 감동을 주는 공연으로 인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합창단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1971년 첫 내한공연 이후로 수많은 한국 팬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합창단으로, 국내에서 공연이 이루어질 때마다 전석 매진의 경이로운 흥행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교황 비오 12세로부터 합창단만을 위한 미사를 친히 집전받는 영예를 누리며, 1953년 끌로뉴 국제평화회의와 1956년 파리 평화회의에서 특별공연을 하는 등 세계 곳곳을 순회하며 들려주는 그들의 노래는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로 대변된다. 뛰어난 앙상블로 완벽한 화음을 창조해내는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의 음악이 영구적 평화가 절실한 이 땅에 경이롭고 감미로운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합창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그들의 무대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Vol. 76 DECEMBER 2013 현대음악 <뮤직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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