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너머/볼록 렌즈

일 중독증과 번아웃 증후군

난짬뽕 2023. 11. 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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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증에 빠진 번아웃 증후군

오늘 대학후배가 사무실로 와서 점심을 같이 했는데요. 평소와는 다르게 얼굴에 표정이 없더라고요. 밥을 먹고 나서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시는데도 내내 기운도 없어 보이고 무기력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사실 후배는 그동안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매사에 집중하며 많은 성과를 거두면서 승승장구하던 친구인데요. 이러한 모습을 보니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후배가 하는 말이, 요즘 자신은 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열정이 없고, 불면증과 과식 등 생활 패턴에도 변화가 있으며, 타인과의 교류도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습니다. 쳇바퀴처럼 매일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고 있는 일상에 대해 무기력증을 호소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있으니, 순간 후배가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사소한 일에도 불안이 동반되며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번아웃 증후군의 가장 큰 어려운 점은 바로 무기력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는 실제로 여러 신체 증상으로 이어지고, 면역력까지 약해져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후배는 지금까지 번아웃 증후군도 비껴갈 일 중독증에 가까웠습니다. 그의 일주일은 언제나 '월화수목금금금'을 뛰어넘을 정도였으니까요. 

 

사진_ hu

신체적 정신적 질병을 초래하는 일 중독증

일 중독증은 일(WORK)과 알코올 의존(ALCOHOLIC)의 합성어로, '과잉적응증후군'이라고도 불립니다. 1980년대 출판된 <워커홀릭>이라는 책에서 미국의 심리학자 웨인 오츠가 처음으로 언급한 용어인데요. 일 중독증은 일에 과하게 몰두하고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일에 시달려,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일에만 치우치게 되어 건강은 물론 여가와 인간관계 등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는 상태를 말합니다. 

2019년 OECD가 세계 40개국을 대상으로 워라밸 상태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일본과 함께 하위 5개 국가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한 결과의 가장 큰 요인은 장시간 근무로 분석되기도 했는데요. 

독일의 신경정신과 의사인 페터 베르거는 일 중독증을 3단계로 분류했습니다. 1기는 집에 와서도 일을 하는 경우, 2기는 자신이 일 중독증에 걸렸다고 자각하여 취미나 봉사활동에 매달리는 경우, 3기는 건강이 무너질 때까지 주말과 밤에도 일에 매달리는 경우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 유형에 따라서는 몸을 돌보지 않고 일하는 '블루칼라형', 휴가가 일하는 것보다 편하지 않은 '프리랜서형', 그리고 할 일이 많아 머릿속이 복잡하지만 그냥 서성대기만 하는 '햄릿형'으로 나누었습니다. 

일 중독증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일에 둔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일에 몰입하면서 만족을 느끼고,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며 외롭게 느껴지며 자신의 가치가 저하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일 중독증은 단순히 오랜 시간 일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만약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일에 대해 생각한다면 일 중독증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인데요. 완벽을 추구하거나 성취지향적인 사람들이나 경제력에 대해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사람, 자신의 능력을 과장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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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중독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들

일을 하며 얻는 성취감과 보람과 더불어 일에서 받는 구속감과 스트레스는 사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을 것입니다. 어려운 시대를 걸어갔던 우리들의 선배들이 그랬듯이, 우리 역시도, 그리고 우리의 후배들도 여전히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들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졌고, 경제적 발전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건강을 잃게 되고, 가족과의 관계도 소홀해진다면 과감하게 일 중독증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일 중독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은 그리 거창하지 않습니다. 규칙적인 운동, 매일 5분 이상의 명상, 6시간 이상의 수면, 1년에 일주일 이상 일에서 완전히 벗어난 휴식 등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특히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마음 놓고 편히 쉴 수 있는 자신만의 시간과 장소, 취미생활 등도 도움이 됩니다. 산책이나 좋은 사람들을 만나 나누는 대화도 좋다고 하네요. 

일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일에 지배당해서는 안됩니다. 그로 인해 자신의 건강을 해쳐서는 더더욱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일이 내 삶보다 더 중요하지는 않으니까요. 

커피를 마시는 동안, 후배는 마음에 담고 있던 생각들을 다 쏟아낸 듯합니다. 저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후배는 이미 자신이 어떠한 해결책을 펼쳐야 할지 다 알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딱 한 마디, 한 집안의 장남으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두 딸의 아빠로서, 사랑하는 아내의 남편으로서, 그리고 자신의 분야에서 지금까지 너무나 잘해왔다는 말을 건넸습니다. 그리고는 언제든지 또 밥 먹으러 오라고 했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최선을 다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전에 어느 광고의 카피였던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그 말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열심히 오늘을 보낸 여러분 모두, 편안한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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