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스미스의 '미스 미저리(Miss Misery)'라는 제목만 보셔도, 아마도 많은 분들이 그 영화를 떠올리셨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이 노래는 바로 영화 <굿 윌 헌팅>의 마지막 장면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입니다.
영화 주인공 윌의 역할을 맡았던 맷 데이먼이 차를 타고 먼 길을 떠나는 장면에서 엘리엇 스미스의 읊조리는 목소리가 들리는데요. 그의 목소리가, 마치 외롭고 불안하지만 자신이 진실로 원하는 것을 깨닫고 용기를 내는 주인공 윌에게 건네는 조용한 응원처럼 느껴집니다.
"지금 우리를 위한 계획이 있었다고 한 건가요? ................................................................ 내가 그립나요?"
요즘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면, 그동안 정성껏 해오던 일들이 갑자기 좋지 않은 과정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갈등이 된다면...... 잠시 시간을 멈추고, 이 노래를 들어보시면 어떠실까요.
뭐, 노래 한 곡이 엄청 대단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당면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때로는 잠시 숨을 돌릴 여유는 주는 것 같더라고요. 노래가 끝나면 다시 현실을 대면하게 되겠지만, 우리들을 엄습했던 불안들을 조금은 거둬내고 망설였던 용기를 드러낼 수 있는 작은 힘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오늘 같은 금요일은, 특히나 그러한 수줍은 자신감을 꺼내 놓기에 참 좋은 날인 것 같습니다. 기다렸던 버스를 놓치면 조금 기다렸다가 다음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역으로 향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세상살이에 올바른 길은 있어도 정답은 없으니까요. 엘리엇 스미스의 노래를 들으면서, 한주의 마무리인 금요일에 새로운 시작을 생각해 봅니다.
외로움과 고독 너머의 요하네스 브람스, 그의 사랑과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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