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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은 곡선이다.
구불구불 곡선이 주는 묘미를, 이곳 미시령 옛길에서 만나게 된다.
인생이 내어주는 질문에 시원스럽게 답을 낼 수 없는 곳.
길을 타고 가면서도 앞이 보이지 않아 매번 동반되는 조심스러움.
누구 하나 자기만 생각하면 위험한 일도 생길 수 있는 불편한 곳.
천천히 돌아가야 하고, 무작정 전진만 해서도 안 되는 길.
잠시 멈추기도 하고, 때로는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는 곳.
미시령옛길에서는 교과서적 논리는 무용지물이다.
직선이면 더 빠르게 지나갈 수 있겠지만,
곡선이라 이 산의 옆모습도 내려다보고,
고개 들어 저 먼 메아리도 듣게 되는 곳.
미시령 옛길에서는 누구나가 느긋하고 여유롭다.
세상이 가져온 성급한 마음들을 굽은 골짜기마다 걸쳐 놓고는
하늘을 올려다보게 한다.
가끔씩 기분 좋은 날에는 활짝 핀 맑음으로 눈앞에 한 폭의 수채화를 펼쳐놓지만,
심술궂은 날에는 어슴푸레한 입김으로 시야를 가려놓는 심술꾸러기.
미시령 옛길은 오늘도 곡선으로 말을 건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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