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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이탈리아 베네치아 19

베네치아의 랜드마크, 리알토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동화같은 야경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리알토 다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베니스의 랜드마크라고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의 발자취가 남겨져 있는 산 마르코 광장과 더불어 관광객들이 꼭 찾게 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만약 베네치아의 수많은 다리 중에서 셀 수 없을 만큼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면, 그곳이 바로 리알토 다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돌로 만든 아치 하나만으로 떠받쳐지고 있는 리알토 다리는 낮에 보아도 장관이지만, 붉은 노을이 고개를 내비칠 때는 물론 어둠이 내려앉은 캄캄한 밤에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대운하에 비친 불빛들이 마치 수로 아래에 숨어 있는 동화 속 마을로 이어주는 듯한 신비스러움을 전해준다. 저 물속 깊은 곳에 살고 있는 요정들이 금방이라도 얼굴을 내비칠 것만 같..

주인 할아버지께서 뿌려주시는 올리브오일, 베네치아의 맛은 다르다

골목을 누비며 수로 위를 지나다닐 때, 우연히 이 식당을 보게 되었다. 사진을 정면에서 찍어 식당이 잘 보이지만, 사실 다리를 건널 때에는 난간에 가려져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계단에 서서 어느 골목길을 선택할지 잠시 서성이는 동안, 다리 아래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두 분이 밖에 세워 놓은 메뉴판의 방향을 정면으로 할지, 아니면 식당 입구 쪽으로 돌려놓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해 서로 말씀하고 계셨다. 내가 위에서 바라본 것으로는, 두 분이 말씀하신 메뉴판의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지만 할아버지들의 표정은 꽤나 심각했다. 할아버지들의 그 모습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어찌 보면 소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러한 일들로 고민하시는 할아버지들께서 계시는 식당의 음식 맛이 궁금해..

탄식의 다리를 지나 카사노바의 집앞에, 곤돌라 위에서

굳이 곤돌라를 탈 생각은 없었다. 이미 골목 사이사이를 누비며 건너는 다리 위에서 수많은 곤돌라들을 마음껏 시선에 담은 후였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생각이 지나가고 있는 순간, 남편에게서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핸드폰 화면으로 탄식의 다리를 스치는 곤돌라의 모습을 보여주자, 남편이 말했다. "베네치아에서 곤돌라는 타 줘야지!!!" 곤돌라(Gondola)는 길이 9m, 폭 1.5m 정도의 배로, '흔들리다'라는 의미를 지닌 좁고 길쭉한 배다. 약 3m나 되는 긴 노를 젓는데, 곤돌라의 사공을 '곤돌리에레'라고 부른다. 현재 베네치아에서 손님들을 태우는 곤돌라는 모두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는 한때 곤돌라를 치장하는 것이 너무나 지나쳐, 1562년에 시에서 검은색으로 통일할 것을 공포했다고 한다. 곤돌리에레..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산 마르코 광장, 오래된 카페 플로리안에서

산 마르코 종탑의 종루에서 느꼈던 감동을 가슴에 품은 채, 천천히 산 마르코 광장을 다시 걸었다. 베네치아에 도착하여 처음 발길을 옮겼던 불과 몇 시간 전의 기분과는 또 다른 색깔의 느낌이 들었다. 어디선가 날아온 비둘기 떼가 사람들의 머리 위를 맴돌다가는 바닥에 내려앉았다. 아이들은 그런 비둘기들이 반가웠는지, 비둘기 사이를 누볐다. 많아도 너무 많은 이 비둘기들. 특별한 계획도 없이 천천히 광장을 이리저리 구경하는 나에게 어디선가에서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이 들려왔다. 광장을 사이에 두고 자리한 카페에서는 악사들이 나와 연주를 하고 있었다. 그랜드 피아노와 바이올린, 오보에, 콘트라베이스 등을 연주하는 악사들은 모두 나이가 지긋해 보였다. 오후가 깊어지는 시각, 광장의 서너 군데 카페에서는 각기 다른 ..

산 마르코 종탑에서 바라본 베니스의 하늘과 바람, 물이 그린 그림

이번 여행은 갑작스럽게 떠나와서, 사실 아무 계획도 없었다. 단지 목적지만 '베네치아'로 정해진 상황. 그러나 아침에 먹은 무심해 보이던 파스타의 맛에 빠져, 왠지 이곳에서 그려질 앞으로의 시간들이 적지 않은 기대감과 설렘으로 다가왔다. 나의 발길은 곧바로 산 마르코 광장(piazza san marco)으로 향했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손꼽히는 이곳은 나폴레옹이 '유럽의 응접실'이라고도 극찬한 곳이다. ㄷ자 모양의 산 마르코 광장 주변에는 대성당을 비롯하여 베니스다운 건축물들로 둘러싸여 있다. 이러한 아름다운 건축물들 사이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물. 98.6미터 높이로 우뚝 솟아 있는 베니스의 상징, 바로 산 마르코 종탑(Campanile di San Marco)이다. 산 마르코 종탑을 쭉..

피자, 파스타, 젤라또까지, 베네치아 진짜 그럴 거야!!

2022년 6월 8일, 9시 51분에 수상버스 표를 끊고 30분 정도 물살을 가른 후에 나는 베네치아 본섬에 발을 들여놓았다. 정해진 목적지는 따로 없었다. 선착장을 빠져나와 무작정 보이는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 넓지 않은, 그러나 혼자 걷기에 비좁게도 느껴지지 않았다. 지독하게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선글라스와 모자는 필수가 되었다. 그러나 좁은 골목 사이로 들어오면 사정없이 내리쬐는 햇볕과도 숨바꼭질을 하듯, 태양은 나를 쫓아오지 못했다. 우선 산 마르코 광장 쪽으로 향했다. 어젯밤부터 야간 버스를 타고, 다시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로 갈아탄 후 비행기를 타기까지 너무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수상버스를 타고나서야 긴장감이 풀려 한순간에 피로감이 밀려왔다.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그러나 맛있는 식당..

낭만이 출렁이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 그곳으로

이탈리아를 선택했다면 로마도 있고, 밀라노, 피렌체, 나폴리도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왜 베네치아행 티켓을 끊었을까. 굳이 그 이유를 언급하자면, 그것은 매우 간단하다. 예기치 못한 1박 2일간의 휴가를 런던이 아닌 다른 곳에서 보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 그냥 '베네치아'만 생각났기 때문이다. 아이유의 뮤직비디오의 배경이었던 알록달록 예쁜 부라노섬과 유리공예로 잘 알려진 무라노 등도 나는 관심이 없었다. 특별히 하고 싶은 무엇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베네치아 본섬에 가고 싶었다. 6월 8일, London Stansted Airport에서 6시 20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베네치아 마르코 폴로(Venice Marco Polo) 공항에 지연 없이 9시 20분경에 도착했다. 이곳 이탈리아..

베네치아 마르코 폴로 공항, 예술을 담다

London Stansted 공항에서 06시 20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09시 20분경에 Venice Marco Polo 공항에 도착했다. 영국 London Stansted에서는 액체류에 대한 검색이 매우 철저했다. 기내 수하물 중 액체류는 모두 지퍼백에 담아서 반입해야 했는데, 소용량을 체크하는 것은 물론 지퍼백의 크기도 철저하게 검사했다. 집에서 잘 챙겨 왔더라도, 공항에 배치된 지퍼백에 다시 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싶다. 실제로 검색대에서는 액체류에 대해서는 규정을 잘 지켰어도 모두 꺼내보는 편이었다. 내 앞에는 멋쟁이 젊은 부부가 있었는데, 그들이 갖고 온 지퍼백의 크기가 커서인지 공항의 지퍼백을 직원이 가져와서는 그것에 다시 담게 했다. 그리고는 그 지퍼백에 넣지 못한 나머지 화장품들을 검색대 ..

나는 지금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만나러 간다!

영국에서의 첫날, 회의와 함께 시작된 업무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미 한국에서 야근에, 주말까지 자료를 준비하면서 일을 진행한 보람이 있었다. 세부 미팅까지 마무리될 무렵, 갑자기 담당자가 말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그 이튿날부터 바로 일을 하게 해서 미안하다며, 자신들이 처리해야 할 상황들에 대해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푹 쉬면서 여독을 풀라고 배려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나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이틀간의 휴가가 덜컥 내 앞에 던져졌다. 퇴근을 하면서 이틀 동안의 자유시간 동안 무엇을 할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남편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이 기쁜 소식을 전하자, 대뜸 남편이 말했다. "그럼, 바로 떠나야지!!" 아, 내가 왜 그 생각은 하지 못했을까. 나는 지금 유럽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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