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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나침반/그 곳

잠깐 산책, 서초 서행길에서

by 난짬뽕 2025.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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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내려가 산 지 열다섯 해가 넘었다. 봄가을을 열다섯 번이나 흘려보내며 더 단순하게 기쁘게 애썼다. 뭘 하면 좋을까를 늘 생각했다. 일종의 실험이었다. 오랫동안 도시에서 복잡한 방식으로 살았던 터라 몸에 익숙한 삶을 버리고 갑자기 단순하게 바꾸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독서, 산책, 음악 듣기, 그리고 글을 쓰는 일이다.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려고 많은 것들을 끊었다. 술을 끊고, 불필요한 사교를 끊고, 소모성 관계들을 정리했다. 뜰의 모란과 작약, 앵두나무, 연못의 수련을 벗 삼으며 기쁨을 구하고 외로움을 달랬다. 대신에 일 년에 한두 번씩 벗들과 이웃을 불러 하우스 콘서트를 열고 지인들이 선물한 와인들을 모았다가 내놓았다. 그렇게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고 음악을 들으며 초여름의 정취를 즐겼다. 

더 단순해지려고 채찍질하며 단련했다. 먹고, 자고, 산책하고, 명상하고, 그 이외의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일에 쓴다. 삶이 단순해지니, 책 읽기와 글쓰기에도 탄력이 붙었다. 전보다 더 많은 책들을 읽고, 더 많은 책들을 써낼 수 있었다. 놀랍게도 시골에 사는 동안 서른 권도 넘는 책을 써냈다. 나는 더 관대해지고, 생활은 활력으로 넘치며 약동했다. 지인들은 내 모습에서 가난에 찌든 모습을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누가 보더라도 좋아 보였다. 이것은 내가 시골에서 단순한 방식으로 살게 되면서 얻은 선물이고 축복이다.

단순하게 살라. 어떻게? 욕구를 최소화하고,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식을 단순화하라. 단순한 삶은 불편하다. 하지만 평온하고 자족적인 삶의 방식이다. 성 프란체스코는 말한다. "모든 것에서 단순함을 사랑하라"라고. 단순함을 제2천성으로 만들어라. 단순해지고, 단순해지고, 더 단순해지도록 노력하라. 단순함은 지혜의 응축과 부단한 실천을 통해서만 이를 수 있는 미학이다. 

 

- 장석주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문학세계사, 2016) 중에서

 

서행길서초행복길의 줄임말로, 서초구민의 '행복'과 '느리게 걷다'를 함축한 의미이다. 주민들이 산책길을 더 쉽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서초구 산책길 브랜드이다. 

얼마 전에 서행길 2코스를 걸었다. 잠원나들목, 서초 IC가 시종점으로 5.2km의 거리가 되는데,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가 걸린다. 

주요 산책로로 길마중 초록숲길이 있는데, 이는 경부고속도로변 시설녹지에 조성된 산책로이다. '길마중'이라는 단어는 순우리말로, '올 사람을 기다리기 위해서 길에 나가 있는 일'을 뜻하며, '먼저 가까이 맞이하여 데려오는 마음의 가치를 담은 산책로'의 의미를 갖고 있다. 

 

서행길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바삐 움직이는 차들이 보이기도 한다.

 

양말을 벗고 걸을 수 있는 맨발길도 조성되어 있었다.

 

황토볼지압장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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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행길 벽면에 청년 디자인 캠프의 작품 전시회도 볼 수 있었다. '2019 서초 청년 디자인캠프'는 청년작가 및 디자이너들에게 공공디자인 작품 개발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그 성과물을 활용하여 도시갤러리를 조성하고자 기획되었다.

청년작가 20명을 공개모집하고, 4개월간 디자인캠프 운영을 통해 만들어진 청년작품 40점을 만날 수 있었다. 청년 디자인캠프는 '젊음, 열정, 꿈'과 '영화 패러디'를 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었는데 매우 신선했다. 청년작가들의 젊은 시선,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돋보여서 흥미로웠던 것 같다.

서초 서행길에서의 잠깐 산책이 참 좋았던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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