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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아름다움/책

문형배 에세이 <호의에 대하여>,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by 난짬뽕 2026.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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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에 대하여
  • 지은이: 문형배
  • 1판 1쇄 발행: 2025. 8. 28
  • 발행처: 김영사

 

당신과 나 사이, 호의가 있다

<호의에 대하여>는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에세이다. 1998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작성해서 2006년 9월부터 개인 블로그에 올린 1,500여 편 중 120편을 선별하여 묶은 글들이다.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에는 나무 이야기를 비롯한 일상에 관한 생각을 담았고, 2부는 자신이 읽은 책들 가운데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내용에 관한 독서 일기가, 그리고 3부는 사법부에 현안이 생겼을 때 사법부 게시판에 올렸던 글들을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일상은 소중하다'의 1부 내용은 좀 지루함이 느껴졌고, '일독을 권한다'의 2부에서는 책 속의 인물들과 사건들을 통해 그 당시의 법과 판결에 대한 내용들이 흥미로웠으며, '사회에 바란다'의 3부 내용들은 우리나라의 사법부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2006년 12월에 한국개발연구원이 작성한 <사회적 자본 실태 종합 조사>에 따르면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10점 만점에 4.3점에 불과했다고 한다. 모르는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의 신뢰도인 4.0점을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물론 지금은 법원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상식을 어긋난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법원의 행태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화가 치밀어 오르지 않을 수 없다.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말하길, 미국에서 기업은 가장 빠르게 시속 100마일로 달리는 데 반해 법은 가장 느리게 시속 1마일로 달린다고 비유하였다. 우리나라의 법은 어떠할까, 자문해 본다. 1마일도 아닌 그냥 그들만의 권력 안에 고여있는 물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의 독립'이라는 제목을 달고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는 곧 독립되어 있지 아니하면 사법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사법부는 늘 분쟁을 해결하는 곳이 아닌 분쟁을 만드는 곳이 되어 왔다. 이제는 법원이 그들의 권한과 책임에 보다 충실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호의에 대하여>, 책 속의 문장들

"과거의 일이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사람들이 기억할 때 그것은 역사가 된다."  p 129

악이 소멸되지 않는다면 선이 강해져야 하지 않겠는가? 선이 강해지는 방법은 선이 선끼리 합치는 것이다.  p 206-207

민주주의를 제도화하는 데 기여하지 않는 사람도 민주주의를 누린다. 왜냐하면 그것이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p 212

형벌은 악으로 인한 많은 결과를 저지하지만 악 자체를 제거하지는 못한다.  p 242

유익한 것처럼 보여도 도덕적으로 선하지 않는다면 취하지 마라.  p 271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을수록, 여론의 압력을 견뎌내되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이 강할수록, 사실성과 타당성을 모두 갖출수록 좋은 판결이라 할 수 있겠다.  p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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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일독을 권하는 책들

  • 신영복 <나무야 나무야>
  • 정옥자 외 <공부의 즐거움>
  •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 카프카 <변신> <시골 의사>
  • 파스칼 <팡세>
  • 노자 <도덕경>
  • 니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감옥의 역사>
  • 빅토르 위고 <파리의 노트르담> <레 미제라블>
  • J. 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 게오르규 <25시>
  • 장 자크 루소 <에밀>
  • 손자 <손자병법>
  • 한병철 <피로사회>
  • 키케로 <의무론>
  •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 이순신 <난중일기>
  •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간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바보 이반> <두 노인> <안나 카레니나> <부활> <전쟁과 평화>
  • 모파상 <여자의 일생>
  • 신동운 <재판관의 고민>
  •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 마크 트웨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
  • 테네시 윌리엄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 너새니얼 호손 <주홍글자>
  • 알베르 카뮈 <페스트>
  •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 형제들> <죄와 벌> 
  • 스탕달 <적과 흑>
  • 칼 포퍼 <열린 사회와 그 적들 1>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고 제18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부산지방법원, 창원지방법원,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 부산가정법원장 등 부산 경남 지역 법관으로 공직 생활 대부분을 보냈다. 

판사 시절, 양형 기준을 강화하여 공직 부패와 비리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판결하면서도 사회적 약자에겐 상담과 치료 프로그램을 이행하게 한 후 그 결과를 양형에 반영했다. 민사 재판에서는 원고와 피고 각각 실리와 명분을 찾아 모두가 이길 수 있는 협상과 조정에 무게를 두었고 형사 재판 중 단 한 번도 사형 선고를 하지 않았다. 

2019년 4월 19일 헌법재판관 임기를 시작하여 2025년 4월 18일 퇴임했다. 정상에 오르지 않는 등산을 좋아하고, 나무 이름에 해박하다. 독만권서 행만리로를 지향하는 엄청난 독서광이자 산책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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