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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우리들의 마음 날씨를 위한 생각의 노력들

난짬뽕 2024. 4. 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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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는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 연구가로 알려진 서동욱 교수가 최근 발표한 책이다. '삶을 쓰다듬는 위안의 책'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내가 읽어 내려간 느낌은 지은이가 언급한 "위안"보다는 "인문학적 사고"를 넓히는 데 있어 좀 더 가까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1부 우리는 성숙할 수 있을까, 2부 세상을 견뎌내기 위하여, 3부 위안의 말, 4부 예술과 세월과 그 그림자로 구성되어 있다. 각 챕터들마다 각기 다른 40편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는데, 우리들이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적인 상황이나 문제들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과 사고를 보여준다. 

 

나는 서동욱 교수의 책은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책 속에서 언급되는 방대한 자료들에 대해서 제일 먼저 놀라게 되었다. 각 장, 모든 페이지에서는 문학을 비롯하여 미술과 영화, 역사, 게임 등의 다양한 영역들 속에서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며, 그러한 사례들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현실을 바라보아야 할 지에 대한 질문도 던지고 있다.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 삶을 쓰다듬는 위안의 책
  • 지은이: 서동욱
  • 1판 1쇄 발행: 2024년 1월 12일
  • 발행처: 김영사

 

서동욱 지음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생각해 볼 만한, 책 속의 문장들

내 마음은 어둠 속에서도 햇살처럼 켜져야 하며, 가뭄 속에서도 그토록 좋아하는 빗소리가 울려 퍼지는 우산 아래의 원형 극장을 만들어야 한다. 진정 모든 변화는 생각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생각의 눈은 삶에서 어디에 햇살이 깃들고 어디에 반가운 여름비가 오는지 찾아주어야 한다. 삶의 구석구석을 응시하면서 말이다. 삶에 햇살을 찾아주는 것도, 가뭄 속에 간직된 비 향기를 기억해내는 것도 생각의 노력에서 시작한다.  (p 9~10 / 프롤로그 중에서)

 

철학이 궤변에 시달리는 것처럼 매스미디어 역시 거짓과 경박함에 시달린다. 일찍이 시인 김수영은 현대적 삶에 불가결한 것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거짓과 경박함으로 혐오감을 주는 매스미디어에 대한 감정을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신문을 보지 마라. 신문만 보는 머리에서 무엇이 나오겠느냐!"(1961년 4월 14일 일기) 텔레비전을 통해 공해처럼 퍼져나가는 과장 광고 또는 거짓 광고 피해자들은 늘 사라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매스미디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악의 거짓인 '가짜뉴스'가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가짜뉴스가 아니더라도 매스미디어는 그 이상적 정신과 상관없이 진실을 으깨버리는 일을 하곤 한다.  (p 132 / 철학과 매스미디어 중에서)

 

'인간-기계' 또는 '주체-기계'인 키메라는 인간의 가장 좋은 조언자가 될 수도 있고,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자기의식을 지닌 인간 주체가 인공물과 자연을 지배하는 시대, 바로 근대와 결별한 것일까?

우리는 벌써 근대를 지나쳤는데 여전히 근대적 인간 주체의 근심을 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챗GPT는 이미 지식을 산출하고 유통하는 주체인데, 한낱 학생들이 부정 과제물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수단으로만 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오래전 전자오락이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을 때 폭력이 난무한다며 도덕적 설교자의 어조로 이 기계의 폐해를 우려하던 목소리가 기시감 속에서 들린다. 

새로운 기계만 나오면 인간 주체는 주체와 대상을 가르는 이분법, 그리고 주체로서 자신의 지위를 잃어버릴까 걱정하는 '터미네이터 콤플렉스'에 시달린다.  (p 167~168 / 근대 이후, 하이브리드의 삶 또는 AI 중에서)

 

산책은 유쾌한 명상, 두서없는 생각들을 만들어낸다. 머리에 떠오른 상태 그대로의 생각이 산책길에는 있다. 이 모든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바로 산책은 책상 앞에 앉아 계획을 세우고 하는 공부와는 전혀 다른 생각의 장이라는 것이다.  (p 176 / 산책 중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문장

나이 든다는 것은 나의 시간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보낼 시간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기회를 얻었다는 뜻일지 모른다. 나이가 든다는 것, 그것은 친지들에게, 젊은이들에게, 학생들에게, 그야말로 가능성 자체로서 자신의 현재를 시험해보는 이들에게 더 큰 관심을 보여줄 기회가 생겼다는 듯이다. 이제 자신의 가능성이 아닌 타인의 가능성을 돌볼 시간이 오는 것이다.  ( p 298 / 나이 드는 인간을 위한 철학 중에서)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저자 서동욱

철학자이자 시인. 문학평론가. 벨기에 루뱅대학교 철학과에서 들뢰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5년부터 계간 《세계의 문학》 등에 시와 비평을 발표했다. 루뱅대학교와 어바인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등에서 방문교수를,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방문작가를 지냈다. 한국프랑스철학회장을 역임했으며, 계간 《철학과 현실》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차이와 타자> <들뢰즈의 철학> <일상의 모험> <철학연습> <생활의 사상> <타자철학> <차이와 반복의 사상> <익명의 밤> 등이 있으며, 시집 <랭보가 시 쓰기를 그만둔 날>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 <곡면의 힘>을 펴냈다. 

엮은 책으로 <싸우는 인문학>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 <철학의 욕조를 떠도는 과학의 오리 인형> <한 평생의 지식>(공편) <스피노자의 귀환>(공편)이 있고, 시집 <거대한 뿌리여, 괴기한 청년들이여>(공편) <별은 시를 찾아온다>(공편)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공편)도 엮었다. 들뢰즈의 <칸트의 비판철학> <프루스트와 기호들>(공역)과 레비나스의 <존재에서 존재자로>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그리고...... 남은 이야기

서동욱 교수가 소개한 글에 의하면, 숲 속에 오두막을 짓고 숨기 좋아했던 하이데거는 오두막에 폭풍이 치고 눈이 오면 그때가 철학자의 시간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오두막을 눈으로 덮어 따듯하게 만드는 날씨는 생각의 알을 암탉의 체온으로 데우는 부화기처럼 여겼다는 것인데, 그러한 생각의 연장선에서 바라본다면 햇살이 내리쬐는 날도, 비가 내리는 날도, 바람이 부는 날 역시 우리들의 생각들이 바르게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필수요건들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들의 마음 날씨를 변화시기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의 생각에서 시작됨을...... 그래서 매 순간 모든 시간들이 철학을 만나기에 좋은 시간이라는...... 

 

여러분들의 

마음 날씨

언제나 

맑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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