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부모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부모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전해야 하는 것은 '숙달에 이르는 보편적 원리'다. 어떤 사회, 어떤 자리에 놓이더라도 그곳에서 숙달의 경지에 이르는 이치를 간파하여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힘이 바로 그것이다. 아이들에게 이 힘을 길러줄 수 있다면, 부모로서 느끼는 불안감은 상당 부분 덜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숙달에 이르는 보편적 원리'란 무엇인가. 물론 이 물음에도 다양한 대답이 존재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숙달의 보편적 원리란, 기본기를 다지는 세 가지 힘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힘이란 '훔치는 힘(모방)', '추진하는 힘(실행력·추진력·기획력)', '요약하는 힘(요약·질문력 등)' 등이다. 이 세 가지 힘을 기르고 그것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아내고, 자기 경험과 특기를 적절히 조합하여 본인에게 딱 맞는 스타일을 완성하는 것이다.
p 9 ~11 프롤로그 중에서
일류의 조건
- 지은이: 사이토 다카시
- 옮긴이: 정현
- 초판 1쇄 발행: 2024년 3월 20일
- 펴낸곳: (주)필름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
사이토 다카시의 <일류의 조건>은 지난 2006년 국내에서 출간되었다가 18년 만인 2004년에 복간된 책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세 가지 항목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훔치는 힘', '요약하는 힘', '추진하는 힘'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일류의 조건>에서는 사이토 다카시가 제시한 이러한 세 가지 힘이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의 기본기를 다져준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 세 가지 힘이 길러지면 어떤 어려움이 다가와도 극복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사이토 다카시는 처음 이 책을 쓸 때, 경제의 미래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진정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놓고는, 사회 각 분야의 인물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위기를 극복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괴테, 존 매켄로, 스즈키 이치로, 비요크, 혼다 쇼이치, 세잔 등 문학과 스포츠, 경영, 엔터테인먼트에 이르는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일류들을 조명하고 그들의 삶을 통해 지금의 우리들이 어떻게 응용하고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언급한다. 많은 인물들의 여러 가지 사례들이 조명되고 있는데, 나는 특히 영화 평론가이자 문학가이며 도쿄대학 총장을 역임한 하스미 시게히코가 영화감독이자 영화 평론가였던 장 뤽 고다르를 처음 만나서 나눈 일화가 인상적이었다.
지은이 사이토 다카시는 누구인가
1960년 일본 시즈오카에서 태어나 도쿄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다. 졸업 후 동 대학원인 도쿄대학 대학원 교육학연구과 박사과정을 거쳐 현재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1년 출간된 <신체 감각을 되찾다>로 '신쵸 학예상'을 수상했고,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일본어>는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마이니치 출판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욱하는 아이들>, <질문력>, <추진력>, <코멘트력>, <연애력>, <독서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삼색 볼펜 정보 활용술>, <일하는 마음에 불을 지피다>, <분노하는 몸>, <기회 혁명> 등이 있다.
세 가지 힘을 원동력으로 나만의 스타일을 완성한다
사이토 다카시는 이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은 넓고 포괄적인 범위에서 응용이 가능한 숙달이며, 숙달에 이르기 위해서는 가장 근본적인 세 가지 힘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훔치는 힘: 창의성의 씨앗은 모방에 있다는 말이 있듯이, 모방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자신의 능력과 결합시켜 지식을 체득하여 나를 발전시킨다.
2 요약하는 힘: 말과 습관 등 자신의 모든 생활에 요약하는 습관을 들이면 삶 자체가 간명해지고,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핵심 주제와 목표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3 추진하는 힘: 자신의 생각이 집약적으로 정리된 후에는 강하게 밀어붙여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다다른다.
생각해 볼 만한, 책 속의 문장들
질문을 던지는 것도 능력이다.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 또는 배경지식을 갖추어야 날카로운 질문도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내가 말하는 '질문력'이다. p 43
이미 문자로 기록한 것을 양적으로 짧게 줄이기만 해서는 요약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영상이나 현실 자체를 요약하는 능력이야말로 한층 고도의 능력이다. 요약력은 그 자체를 꾸준히 의식해야만 향상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정확한 요약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 상대방과 요점에서 벗어난 대화를 할 위험이 줄어들 뿐 아니라 오히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p 61
요약의 기본은, 핵심을 남기고 그 외의 주변 요소는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버린다'고 해서 무작정 쳐내는 것이 아니라, 남겨둔 핵심 속에 어떤 형태로든 녹여, 버려지는 요소에도 가치를 부여하는 것, 이러한 요약이 가장 이상적인 요약이다. 요약력이란 결국 '중요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p 62
하루키에게 스타일이란 단순히 소설의 문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스타일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반드시 지켜야 할 구체적인 원칙을 정한다. 스타일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세세하고 구체적인 일들을 쌓아가며 완성해야 하는 것이다. 그는 먹고 자고 운동하는 등의 기본적인 생활 습관부터, 사람을 사귀거나 업무를 진행해 나가는 방법, 소설가로서 자신에게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 등이 소설가로서의 스타일을 확립해 주는 과정이라고 믿었다. p 267
신체는 물리적 측면을 가진다. 지속력, 집중력이라는 것도 신체의 물리적 측면을 벗어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 p 279
책을 읽는 행위는 사고와 행동의 폭을 넓히는 데 매우 유효한 훈련법이기도 하다. 책의 기본적인 취지는, 독자로 하여금 저자가 담아둔 생각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편안하게 따라오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적극적 수동성'의 마음가짐이 독서의 기본이다. 물론 자신의 사상과 상황에 맞는 부분만 발췌해서 읽는 방법도 허용되어야 하지만, 독서의 진정한 묘미는 저자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이끌려 들어가 머릿속에서 그 세계를 만끽하는 데에 있다. p 290
<일류의 조건>에서 사이토 다카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는 것은 허황된 꿈만 꾸는 사람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일류는 어느 특정한 사람들의 특권이나 권한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내재하고 있는 잠재력이라는 것. 다만 그 능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느냐 하는 것은 오롯이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말한다.
사이토 다카시가 제시한 세 가지 항목들에 대한 부연설명보다는 역사적 여러 인물들의 일화 소개가 한층 재밌게 느껴졌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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