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사
나태주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 예순 다섯 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그 위에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
그리고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를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 또 다시 삼백 예순 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
그 위에 무엇을 더 바라시겠습니까?
며칠 사이 소복이 내린 눈이 아이들을 즐겁게 해 준 것 같습니다. 조용했던 아파트 단지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쏟아져 나왔고, 놀이터에도 정원에도 개성 만점의 눈사람들이 어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디테일이 살아있는 도깨비 눈사람. 무심코 지나칠 때에는 그냥 평범한 눈사람인 줄 알았는데, 남편이 도깨비뿔을 가리키더라고요. 눈도 코도 입 모양까지, 인자하게 느껴지는 도깨비 눈사람이었습니다.
어쩜 이렇게 솜씨가 좋은지, 누가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저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마치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하는 도깨비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거든요. 이 도깨비 눈사람을 바라보며 저와 남편은 함박웃음이 나왔습니다.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준 선물처럼 느껴졌던 도깨비 눈사람.
금도 좋고 은도 좋지만, 저는 티친 여러분들께 도깨비 눈사람의 다른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네요. "건강하세요 뚝딱, 행복하세요 뚝딱~~"이라는 인사로요. 새해 아침 집안에 새 달력을 꺼내놓으면서 2024년 올 한 해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소망하는 새해의 바람들이 모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저는 여러분들에게 늘 건강하시고 지난해보다 더 많이 행복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2024년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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