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와 나침반/그 곳

안단테 콘 모토: 먹고 놀고 쉬고, 그럼 다 한 거지, 제주에서

난짬뽕 2024. 3. 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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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단테 콘 모토(Andante con moto)라는 음악 용어는 '느리지만 생기 있게'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 우리 가족의 제주여행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바로 '안단테 콘 모토'가 아닐까 싶다. 먹고 놀고 쉬고, 그거면 다 한 거지, 제주에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 여행동안 우리의 발이 되어 주었던 렌터카. 우리 가족은 이 차량 안에서 볼륨을 높여 음악을 즐겼다. 서울을 탈출한 것도 좋았지만, 많은 노래들을 선곡하여 목청껏 따라 부르는 '특별할 것 없는 소소한 행복'들이 마냥 즐거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우리 가족이 모두 좋아하는 놀맨의 해물라면을 먹지 못했다는 것. 놀맨은 봄날카페 바로 옆에 자리해 있는데,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조금 늦게 놀맨에 가게 되었다. 그때 시각이 12시쯤이었는데, 이미 재료가 소진되어 마감된 상황이었다. 

놀맨은 국물이 끝내주는 해물라면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아들이 어렸을 때 처음 와보고는 제주도에 갈 때마다 가고 싶어 한다. 사실 아들은 라면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집에서도 라면을 끓일 일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놀맨의 해물라면만은 생각난다고 한다. 

라면을 먹으러 굳이 이곳까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한 번 놀맨의 맛을 본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 국물 맛을 잊지 못하는 것 같다. 놀맨의 맛은 우리가 처음 이곳에 갔을 때부터 지금까지 크게 변함이 없는 듯하다. 맛도 맛이지만, 아주 오래전에 놀맨에서 즐거웠던 기억들을 다시 꺼내놓을 수 있어 이곳을 찾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거창하게 화려하지 않아도, 그저 스쳐가는 시간의 배경 위에서도 인생의 향기는 묻어난다. 남편과 아들의 뒷모습을 담은 한 컷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텀블러를 챙겨가지 못해 이동하는 차 안에서 다회용 컵으로 커피를 마셨다. 제주도의 모든 스타벅스 매장들은 일회용 컵이 없다. 매장 안에서는 매장용 머그나 개인컵을 사용하고, 포장을 할 때에는 다회용 컵으로만 음료를 제공한다.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다회용 컵 반납기는 모든 스타벅스 매장과 제주공항에도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음료를 다 마신 후에는 어느 곳의 반납기를 이용해도 무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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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의 '산방'은 산수의 굴을 뜻한다. 산방산의 남측면 150m쯤에 해식동굴이 있다. 산방산 서쪽 기슭에는 유채꽃밭이 있는데, 지금쯤에는 유채꽃이 예쁘게 피어 멀리서 산방산을 바라보면 마치 노오란 띠를 두른 중절모처럼 보이기도 한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체인 용머리해안은 우리 가족이 많이 좋아하는 곳이다. 층층이 쌓인 사암층 암벽이 파도에 깎여 기묘한 절벽을 이루고 있는데, 절벽이 굽이 치듯 이어지는 웅장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장관이다. 이곳에서는 해녀들이 좌판을 깔고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는데, 우리는 꼭 그냥 지나치지 못하므로 현금을 챙겨갖고 간다. 

오랜 세월이 그려낸 용머리해안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확 트였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아쉽게도 그럴 수 없었다. 만조로 인해 출입할 수 없었던 것. 그러면 또 어떠한가. 기다림 속에 다음을 기약하면 되는 것을. 아름다운 풍경은 혼자 보아도 좋지만,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하면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 것 같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무엇인가를 보여주려 하지 않아도 되는,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은 그래서 더욱 좋다. 때로는 그곳이 집이 아닌 낯선 곳이라면 더더욱 여유가 있다. 안단테 콘 모토, 이번 우리 가족여행에 제법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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