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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행복한 세상을 꿈꾸다,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 단장 이수정

난짬뽕 2021. 3. 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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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주니어 빅밴드를 이미 알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창단 이후 지금까지 많은 방송 프로그램 등에서 화제가 되었고, 여전히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며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인데요.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의 대표인 이수정 단장은 '음악을 통해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를 창단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2016년 5월의 만남,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를 소개해 드립니다.

 

 

음악으로 행복한 세상을 꿈꾸다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

단장 이수정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Korea Junior Big Band)는 만 5세부터 18세 이하의 학생들로만 구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재즈 빅밴드이다. 트럼펫, 트롬본, 색소폰, 클라리넷 등 관악기를 중심으로 어린이들이 좀처럼 경험해보지 못한 스윙, 재즈, 팝 위주의 음악을 연주하며 독창적인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3년 창단부터 지금까지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를 이끌고 있는 이수정 단장을 만나본다.

글 엄익순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재즈 빅밴드

남들과는 다른 색깔의 음악 연주팀을 만들고 싶었다. 그 당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역의 여러 오케스트라들을 비롯하여 관악기와 타악기로 이루어진 윈드오케스트라의 연주도 많았지만, 이수정 단장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빅밴드(대중음악, 특히 재즈의 밴드 형식 중 하나)였다. 흑인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재즈가 보다 대중적인 형태를 갖추면서 인기를 모을 때의 대표적인 음악인 베니 굿맨의 'Sing, Sing, Sing'이나 빅밴드의 고전으로 꼽히는 글렌 밀러의 'In the Mood'를 좋아했던 것도 재즈 오케스트라를 시작하게 된 하나의 이유가 됐다. 

 

사진 이준용

 

2003년 3월에 창단된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는 현재 8기 단원들을 막내로, 그동안 다양한 무대에서 수많은 연주를 들려주었다. 제주 국제관악제, SBS 기아체험 24시, 경기 예술제 개막식, 세종문화회관 세종 뜨락축제,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대한민국 관악제 페스티벌, Hi Seoul 재즈 페스티벌, 청와대 초청연주, 여수 세계박람회 공연 등 국내의 크고 작은 행사에 초청되어 밝고 경쾌한 음악을 들려주었다. 2007년에는 SBS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하여 2승을 거두며 화제를 모았고, KBS와 MBC 등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연주 실력을 인정받으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모든 연주 무대를 잊을 수 없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SBS <스타킹> 프로그램에 나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 당시 저는 첫째 아이를 출산했을 때라, 아기를 업고 단원들과 연습했거든요. 세종문화회관에서 어느 윈드오케스트라의 중간 게스트로 참여했을 때도 참 뿌듯했어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연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세종문화회관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이 단원들한테는 큰 용기와 자부심을 안겨주었던 계기가 되었죠. 그러한 다양한 무대 경험을 통해 우리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음악을 통해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어린이 재즈 빅밴드였기 때문에 창단 당시부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서울은 물론 제주도까지 그들의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전국 어디라도 기쁜 마음으로 음악여행을 떠났다. 지금은 단원들이 의상을 갈아입을 수 있는 대기실도 마련해주고 있지만, 창단 초기에는 직접 도시락까지 싸 갖고 다닐 정도로 공연 주최 측의 예우가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진 이준용

 

"아마도 그때에는 아이들한테 무슨 연주자 대우를 해주느냐 하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아요. 당연히 제 마음은 좋지 않았죠. 저는 항상 단원들한테 '무대에서만큼은 언제나 프로가 돼라'는 말을 했어요. 왜냐하면 무대에서는 관객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아마추어처럼 대충 연주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거든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플루트를 비롯하여 호른, 유포니엄(트럼펫보다 한 옥타브 아래의 금관악기) 등을 연주하면서 힘 있고 경쾌한 느낌이 드는 관악기의 매력에 빠져든 이수정 단장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트롬본을 전공한다. 2006년에는 체코 프라하 콘서바토리에서 지휘를 공부하였고, 구리시향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유럽과 아시아 순회연주를 하였다. 연주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해나가던 그녀는 제자들을 양성하면서 음악적 행보에 있어 새로운 전환기에 접어든다. 

 

"어느 날 문득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것은 음악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제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했어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으로서의 올바른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된 것이죠."

 

오랜 생각 끝에 얻은 결과는 하나였다.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평생 음악을 곁에 있는 친구로 여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행복할 때는 물론이고 외로운 시간에도 함께할 수 있는 음악, 더불어 단체 생활을 하면서 음악으로 더욱 깊이 있게 소통하고, 개인은 물론 이웃과 사회에도 음악을 선물할 수 있는 따스한 마음을 모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이수정 단장의 고민이 희망의 씨앗이 되어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처음 시작은 결코 녹록하지 않은 과정이었다. 단원 모집 오디션에서 만난 아이들은 관악기를 접해본 친구들이 거의 없었고, 한 가정에서 형제나 남매들이 함께 참여하다 보니 악기를 개인적으로 구매하기에도 부담감이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 

 

"관악기를 배워 본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악기 오디션은 볼 수도 없었어요. 단지 자신이 얼마나 음악을 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단체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지의 마음가짐만을 들여다보게 되었죠."

 

부모님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모든 악기는 이수정 단장이 사비로 준비했다. 또한 그녀의 좋은 취지를 듣고 작은 도움이나마 보태고자 초등학교 동창부터 대학교 선후배들까지 직접 찾아와 학생들에게 정성껏 레슨을 해주었다.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가 활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14년이 흘렀고, 그 시간의 축적만큼 그들의 음악적인 결실도 풍성하게 맺어졌다. 매년 한두 차례 독일 로렐라이와 일본 오사카, 교토 등 해외 지역에서 초청을 받아 이제는 국내 공연뿐만 아니라 문화외교 사절단의 역할까지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2012년에는 창단 10주년 기념 앨범인 <Flying 코주빅>을 발매했는데, 타이틀곡인 'Flying 코주빅'은 이들 밴드의 자작곡으로 시원한 금관악기의 멜로디와 리듬으로 꿈과 열정이 샘솟는 주니어 빅밴드 특유의 느낌이 물씬 든다. 또한 최고의 재즈 보컬 웅산과 함께 연주한 'Hey Bartender'가 수록되어 있으며, 'New York New York', 'Maria Elena', '아리랑' 등 즐겨 들을 수 있는 명곡들을 모아 멋진 연주를 선사한다. 

 

경쟁이 아닌 즐기는 음악으로 소통하다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는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저녁에 2시간 30분씩 정기적으로 연습하고 있고, 방학 때에는 좀 더 집중하기 위해 음악캠프를 떠난다. 이제는 대학 졸업반이 된 1기 단원들이 선생님이 되어 후배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색소폰과 트럼펫을 연주하는 안이준(4학년), 안이찬(1학년) 형제는 무대에 서는 것이 마치 놀이를 하는 것처럼 즐겁다고 말한다. 연습시간에 만나는 선생님들이 친누나, 친형처럼 정겨워서 늘 연습시간을 기다린다고 귀띔한다. 소프라노 색소폰을 연주하는 김용석(3학년) 친구는 성격이 조금 소극적이었는데,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다 보니 언제 어디서나 자신감이 넘치게 되었다며 웃는다. 트럼펫을 배우는 박은서(3학년) 친구는 선배 단원이었던 사촌언니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오디션을 보게 되었다며, 중고생이 되어서도 빅밴드 활동은 계속하고 싶다고 한다.

 

 

"한 해에 60회 이상 무대에 서니까, 아무래도 아이들이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단체 활동을 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생기고, 때로는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다른 사람을 아껴줘야 한다는 것도 저절로 배우게 되죠. 형과 누나들을 보면서 스스로 많은 것을 느끼게 되니, 음악적인 발전은 물론 바르게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참 뿌듯합니다."

 

현재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는 2011년부터 경기도 성남시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각종 문화 예술 체육행사에서도 멋진 공연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무대 경험을 제공하고, 세계 청소년들과 음악을 통해 교류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기 위해 2012년부터 '성남 국제 청소년 윈드 페스티벌'을 기획하여 주최하고 있다. 2015년에는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 단원들과 함께 성남시 수정구의 초중고생 100여 명으로 이루어진 학교 연합 오케스트라와 독일 청소년 윈드오케스트라 등 모두 10개 팀 300여 명의 출연진이 무대를 꾸몄다. 8월 7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2016년 페스티벌에서는 독일과 벨기에, 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청소년들이 참가할 예정이라 더욱 기대된다. 

 

"요즈음 우리 사회의 음악인들의 구도는 오직 경쟁 속에서 1등을 하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아이들에게 강조하고 있어요. 엄마들 역시 자녀들을 데리고 일부러 경쟁 속으로 찾아다니는 경향이 많더라고요. 음악을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저절로 욕심도 생기고, 선의의 경쟁도 하며 자연스럽게 음악 전공자가 될 수도 있겠죠. 그것이 바람직한 음악교육의 방향이 아닐까요."

 

음악을 통해 더욱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은 이수정 단장은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에 이어 또 하나의 더 큰 꿈을 실현하고 있다. 학교 오케스트라 사업이 바로 그것. 재능기부를 통해 성남시 초중고에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악기까지 직접 준비하여 지도하고 있는 중이다. 성남 희망대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성남서중, 분당 샛별중학교에 이수정 단장의 노력으로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 1기 단원들이 내년이면 대학을 졸업해요. 그 가운데 음악을 전공한 친구들이 이들 학교의 오케스트라를 지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생각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많은 학교에 오케스트라를 만들 계획입니다."

 

현재 유치원생부터 초중고 학생들까지 모두 30여 명의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코주빅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다. 전국 어디에서나 지원 가능하다. 음악을 통해 더욱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이수정 단장의 바람대로 우리나라의 모든 학생들이 음악 안에서 행복했으면 하는 희망을 꿈꾼다. 

Vol. 106 JUNE 2016 Music Friends

 

 

 

아름다운 아이들의 음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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