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이 서울에게
- 제2회 비룡소 역사동화상 대상 수상작
- 지은이 이현지
- 발행일 2023년 6월 12일
- 출판사 비룡소
<한성이 서울에게>는 제2회 비룡소 역사동화상 대상 수상작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유물의 의미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역사동화로서 자칫 딱딱하게 전개될 수 있는 이야기의 흐름을 추리와 비밀, 그 가운데 땅속을 오가며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모험으로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먼저 세상을 떠난 오빠와 귀여운 백제의 귀신 성이가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었던 희생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과정 역시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과거 백제한성이 위치했던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서 지형적 영감을 받아 이야기를 써내려갔다는 지은이 이현지는 사회 수업에 열과 성을 다하는 초등학교 교사이자 박물관에 가기 싫어하는 두 아이의 엄마라고 한다. 서울교육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2019 KB 창작 동화제 대상, 2021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도둑의 수호천사>가 있다.
재개발 지역의 오래된 주택에서 살아가는 울이는 어느 날 백제 귀신 성이를 만나게 된다. 며칠 동안 함께 생활하며 둘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서 조금씩 회복해 가며 사랑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줄거리이다.
"네가 우리 엄마 마음을 알아? 부자도 아니면서 이걸 무덤에 넣어 주는 마음을 아냐고. 시간이 오래 지나면 사랑했던 마음까지도 죄다 흙먼지가 되는 줄 아니?" p 83
모든 물건은 유품이 되고 사랑받은 유품은 유물이 된다. 먼 미래의 누군가가 그 사랑의 흔적을 통해 역사를 읽을 것이다. 무덤에 묻혀도 마음은 살아 있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p 191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유물들은 단순한 흙덩이나 돈을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사실도 함께 들려준다.
죽은 오빠를 위해 차려진 제사상의 치킨 위로 불쑥 나타난 백제 시대의 꼬마 귀신 '성이'와 오빠를 잃은 슬픔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새롭게 살아가고 싶은 '울이'가 함께 펼치는 땅속과 땅 위를 넘나드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통해 영원히 살아 있는 아름다운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2천 년을 넘은 시간을 초월한 두 아이의 우정은 책을 읽는 우리들에게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힘이 센 법이야."라고 다시 한번 말을 건넨다. 박물관 가기를 지루해하는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듯하다. 문화재와 유물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싶다.
+++ 아이들의 세계 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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