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면 바로 그 모습처럼 성악가 박인수 두세 번 걷어 올린 어두운 카키색의 긴소매 남방이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갖게 한 테너 박인수 교수를 만난 것은 아주 오래전 그의 논현동 자택에서였습니다. 로부터 '목소리가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기에 탁월한 테너'라는 찬사를 받기도 한 그의 집은 꼭 필요한 몇 점의 가구만이 눈에 띄었을 뿐, 화려한 장식품 같은 것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으뜸 제자 사랑 그곳에서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바로 거실 한구석에 놓인 커다란 식탁과 그 옆에 놓인 수많은 의자들. 의자가 하도 많아 그의 집은 몇 대에 걸쳐 사는 대가족인가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의자들은 제자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박인수 교수와 부인은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날이면, 딴 사람 다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