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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박인수, 살아간다면 바로 그 모습처럼

살아간다면 바로 그 모습처럼 성악가 박인수 두세 번 걷어 올린 어두운 카키색의 긴소매 남방이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갖게 한 테너 박인수 교수를 만난 것은 아주 오래전 그의 논현동 자택에서였습니다. 로부터 '목소리가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기에 탁월한 테너'라는 찬사를 받기도 한 그의 집은 꼭 필요한 몇 점의 가구만이 눈에 띄었을 뿐, 화려한 장식품 같은 것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으뜸 제자 사랑 그곳에서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바로 거실 한구석에 놓인 커다란 식탁과 그 옆에 놓인 수많은 의자들. 의자가 하도 많아 그의 집은 몇 대에 걸쳐 사는 대가족인가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의자들은 제자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박인수 교수와 부인은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날이면, 딴 사람 다 제..

빼빼가족, 버스 몰고 세계 여행

오늘 아침에 귀엽고 사랑스러운 딸아이의 이야기를 올린 블로그 이웃 분의 글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다시 한번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문득 2016년 8월에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 사외보 인터뷰 취재를 하게 된 최동익 작가의 가족이 떠올랐습니다. 아마 방송에서 많이 보셨을 텐데, 버스를 타고 온 가족이 세계 여행을 한 빼빼가족으로 잘 알려져 있죠. "이제 직함에 아버지라 적으세요."라고 말했다는 자녀분들의 이 말이 다시금 생각납니다.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동반자, 가족 빼빼가족, 버스 몰고 세계 여행 최동익 작가 350일(2013년 6월 3일~2014년 5월 16일) 간의 대장정 속에 25개국 163개 도시를 여행한 다섯 식구. 온 가족이 4평 남짓한 미니버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유라시..

첫눈 내리는 날에는 이 음악, 1. 7. 2. 0

첫눈 내리는 날에는, 이 음악 어때요? GREATEST HITS OF 1. 7. 2. 0 오늘 서울에 첫눈이 내린다고 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밖을 둘러봤는데, 아무런 흔적이 없었습니다. 뉴스를 보니, 새벽에 진눈깨비가 휘날렸다고 하던데, 2020년 첫눈의 기억은 이렇게 마무리되나 봅니다. 뽀송뽀송 온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는 첫눈은 아니었어도, 음악을 들으며 올해의 첫눈을 추억하고자 합니다. GREATEST HITS OF 1.7.2.0은 1600년대에서 1750년 사이의 약 150년 동안 유럽 사회를 지배한 음악의 스타일 또는 그 시기의 유럽 음악을 지칭하는 아름다운 바로크 음악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단순한 멜로디에 덧붙인 반주부의 구성을 일정 패시지마다 동일한 형태의 것으로 반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상이 현실로, 오리지널 드로잉쇼 김진규 예술감독

오리지널 드로잉쇼는 미술과 무대의 환상적인 만남, 그 자체입니다. 빨리 지금의 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서 많은 사람들이 마법과도 같은 오리지널 드로잉쇼 공연장으로 놀러 가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어린 자녀들과 손잡고 가족 나들이로 가신다면, 더할 나위 없답니다. 김진규 예술감독을 찾아뵌 것은 2016년 여름, 한국공항공사 사외보 7+8 취재 때였습니다. 당시 대구에서 방송 중이셨던 감독님을 뵙기 위해 아침 일찍 기차를 탔는데요. 그날따라 서울은 옷이 흠뻑 젖을 만큼 바람과 함께 비가 엄청 많이 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상상이 현실로, 그림이 살아 숨 쉬다 오리지널 드로잉쇼 김진규 예술감독 오리지널 드로잉쇼는 마법과도 같은 무대이다. 세계 최초로 회화와 미술이라는 소재를 무대 위의 주인공으로 선보인 환상적인 ..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영혼으로 교감된 완전한 위대함

영혼으로 교감된 완전한 위대함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Pablo Casals(1876. 12. 29~1973. 10. 23) 첼로의 성서라 일컬어지는 바흐의 은 바르셀로나 악보점에서 13세의 카잘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다. 그로 인해 2백 년 동안의 침묵에서 깨어날 수 있었던 이 곡은 세상에 울려진, 그의 나이 25세가 될 때까지 12년 동안 매일 밤 카잘스와 함께 지새워졌다. 파블로 카잘스라는 마에스트로를 탄생시킨 바흐의 걸작. 그러나 그것은 바로 그의 영혼 안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카잘스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글 엄익순 "우리의 영혼으로 하는 거야." 자신의 너무나도 큰 업적들에 가리어져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실내악 연주자로서의 파블로 카잘스. 그는 지난 1905년 피아노의 알프레드 ..

우울하거나 쓸쓸할 때 위로가 되는, 케빈 컨의 선율

우울하거나 쓸쓸할 때 위로가 되는, 케빈 컨의 선율 SUMMER DAYDREAMS KEVIN KERN 연주자의 이름보다는 작품의 멜로디가 한층 낯익은 음악이 있습니다. 크로스 오버, 뉴 에이지 음악, 이지 리스닝, 무드 팝스 등으로 불리는 이러한 용어들은 리차드 클레이더만 이래 우리나라에 열병처럼 번졌던 피아노 음악들을 일컫는 용어들입니다. 조지 윈스턴과 데이빗 랜드, 앙드레 가뇽과 유키 구라모토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은 왠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부합됨으로써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SUMMER DAYDREAMS는 그러한 피아니스트들의 연장 선상에 자리하고 있는 케빈 컨의 세 번째 앨범입니다. 단지 피아노 독주만이 아닌 바이올린과 첼로, 클라리넷과 프렌치 호른 등이 첨가되어..

더 큰 세상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발견과 도전, 뮤지컬 작곡가 이나오

벌써 아주 오래전 일이네요. 이나오 뮤지컬 작곡가를 만난 것이. 인터뷰와 사진 촬영이 있던 2013년 7월 그날은 어느 해보다도 정말로 매우 더웠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후 이나오 작곡가를 다시 만난 것은 한 달 후인 8월 30일 용산구의 콘서트 자리에서였습니다. 열정적인 배우들이 이나오 작곡가의 작품들을 직접 선보이는 가운데, 그녀가 만든 음악 안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있던 우리 가족들을 더 큰 떨림과 울림으로 꼼짝 못 하게 만든 것은 바로 그녀의 피아노 연주였습니다. 지금도 남편과 아들은 그날의 이나오 작곡가의 피아노 연주와 피아노 앞에 앉은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종종 얘기합니다. 저는 물론 무덤덤한 두 남자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던 이나오 작곡가의 음악은 강렬하고 뜨겁지만..

음식문화에 담긴 인생의 레시피, 이욱정 PD

이욱정 PD의 인터뷰는 2017년 8월 18일 마포구에 자리한 요리인류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K-water 사보 2017년 9월호에 실린 내용 중, 물과 관련된 전문적인 이야기들은 조금 제외하고 일부 내용만을 소개합니다. 요리인류 스튜디오에서 유독 제 맘을 사로잡은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큰 화덕이었는데요. 지금 그 사진을 갖고 있지 않아, 소개하지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쉽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 화덕 사진을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음식문화에 담긴 인생의 레시피 이욱정 PD 2년여에 걸쳐 10개국을 누비며 제작한 음식 다큐멘터리 로 미국의 '피버디 어워드'를 비롯하여 아시아 태평양 방송연맹(ABU), 한국방송대상 등을 수상한 이욱정 프로듀서. 그가 기획하고 연출한 다큐멘터리의 접시 위..

삶과 사랑과 죽음에 대한 서사시, 레퀴엠

삶과 사랑과 죽음에 대한 서사시 REQUIEM 성악곡은 일반적으로 예술가곡과 오페라 같은 세속 음악과 미사곡, 칸타타, 레퀴엠, 모테트, 오라토리오 등과 같은 교회음악의 두 주류로 분류됩니다. 레퀴엠은 '죽은 자를 위한 미사곡'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의 안식을 기원하는 가톨릭 교회 의식의 음악을 일컫는데요. 레퀴엠의 템포는 곡의 엄숙함을 살리기에 충분할 만큼 다소 늦춰져 있고, 리듬 역시 조금은 무거운 편입니다. 그렇지만 경중의 딱딱함보다는 차분하면서도 진지하다는 잔잔함으로 전환되어 다가오죠. 작품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팀파니의 강주에 의해 오싹한 긴장감이 팽배되기도 하고, 때로는 고악기의 결이 거친 거리감을 표출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레퀴엠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도 그러한 엄숙함 속에서..

마리아 칼라스, 세계 성악사의 영원한 디바

세계 성악사의 영원한 디바 마리아 칼라스 "오페라에서 'B.C.'는 곧 칼라스 이전 시대를 의미한다."라는 말이 전해질만큼, 마리아 칼라스는 오페라의 신화 같은 존재이다. 많은 오페라 가수들에게 있어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자,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도전이었으며, 끊임없는 호기심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마리아 칼라스(1923~1977). 오늘날까지 그녀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간직된 살아있는 프리마돈나임에 틀림없다. 글 엄익순 세계 성악사에서 두 번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마리아 칼라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8년 3월 예술의전당에 올려진 라는 공연을 통해서였다. 일류 음악가들이 지도하는 실기 수업을 일컫는 용어의 그 공연은 1996년 토니상 최우수 희곡상을 수상한 테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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