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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아름다움 181

영화 <서울의 봄>, 1979. 12. 12 그날의 감춰진 9시간

서울의 봄 감독: 김성수 출연: 황정민(전두광 역), 정우성(이태신 역), 박해준(노태건 역), 이성민(참모총장 정상호 역), 정동환(대통령 최한규 역), 김의성(국방장관 역) 등 개봉: 2023년 11월 22일 상영시간: 141분 상영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촬영기간: 2022년 2월 17일 ~ 2022년 7월 3일 음악: 이재진 아들과 함께 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을 봤다. 1979년 12월 12일 저녁 7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의 9시간이 담긴 영화. 그 당시 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 나이였던 나는 그날에 대한 이야기를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그때와 지금이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여전히 정치권력과 무능은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다. 그러나 우리..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하루키의 오래된 꿈 그 상상력의 결정체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옮긴이: 홍은주 1판 1쇄 2023년 9월 6일 펴낸곳: (주)문학동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가 뿜어내는 상상력의 결정체 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로, 지난 9월에 한국어판이 출간되었다. 1부, 2부, 3부의 목차로 구성된 이 책은 760페이지가 넘는 꽤 두꺼운 책이다. 지난주 퇴근해서 월요일 밤부터 읽기 시작하여 엊그제 목요일 새벽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책장을 넘겼다. 자꾸만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쉽게 책을 덮을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은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의 "마음속 깊이 간직된 비밀이 뿜어내는 상상력의 결정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생각과 세계관, 그와 함께했던 다양한 분야의 책과 작가들, 클래식..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동일하면서 다른 시간이 녹아든 수학적인 음악

영화 에서 주인공 라슬로 알마시를 간호하며 마지막 죽음까지 함께했던 한나 역을 맡은 쥘리에트 비노슈가 폐허가 된 수도원에서 피아노를 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에서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듯 조금 빠른 템포의 피아노 연주곡이 경쾌하게 들려옵니다.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주연한 에서도, 한니발 렉터 박사 역으로 안소니 홉킨스가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주었던 에서도 같은 곡명의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 하나의 동일한 음악이 달콤한 로맨스에도, 공포스러운 범죄와 스릴러 장르에서도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요. 여러분들께서도 이미 눈치를 채셨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들 모두에서 완벽하게 어울렸던 음악은 바로 바흐의 입니다. 1741년에 작곡된 이 곡..

<아침 그리고 저녁>, 2023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욘 포세 장편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 지은이: 욘 포세 옮긴이: 박경희 1판 1쇄: 2019년 7월 26일 펴낸곳: (주)문학동네 , 삶과 죽음에 대한 기억들 은 202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욘 포세의 소설이다. 옮긴이 박경희는 이 작품을 '삶과 죽음의 원형을 담은 액자'라고 표현했다. 그 표현은 이 책을 말하는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으로부터 시작된 소설은 그 생명이 맞이하는 죽음의 세계를 그리며 막을 내린다. 이 책의 표지에는 '욘 포세의 장편소설'이라고 쓰여 있다. 장편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비교적 짧은 소설에 가까운 이 책을 굳이 장편소설로 말하고 있는 것이 의아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서는 그 의미가 충분히 느껴졌다. 요한네스라는 한 사람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의 인생..

영화 <피아니스트>, 공포와 비극 사이로 스며든 쇼팽의 피아노 선율

음악으로 말하는, 영화 영화 의 첫 도입부인 폴란드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독일의 폭격이 가해지는 가운데 연주되는 녹턴 20번은 전쟁이 끝나고 주인공이 다시 그 장소에서 생방송으로 연주하는 곡이기도 하다. 피아노 연주가 흐르는 가운데, 아무런 대사 없이 만감이 교차하는 주인공의 표정은 영화를 보고 있는 나의 마음까지 먹먹하게 만들어버렸다. 전쟁으로 인한 아픔과 상처, 공포와 두려움 등이 모두 그의 얼굴 안에서 한꺼번에 비쳤기 때문이다. 2002년에 만들어진 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실존 피아니스트가 실제로 겪었던 전쟁의 비극과 생존의 고비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실화 속 인물은 바로 그 유명한 폴란드 태생의 유대계 피아니스트인 브와디스와프 슈필만이다. 피아니스트(The Pianist) 감독: 로만 폴란스..

김순옥 에세이 <초보 노인입니다>,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일반 아파트와 별 차이 없이 도리어 더 세심하게 지어졌고, 어차피 아파트 생활이란 게 내 공간에서의 개인적인 삶인데 뭐가 문제일까라는 생각은 실버아파트에 대한 나의 몰지각이며 실례였다. 실버아파트는 다른 세계였다. 실버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그냥 노인들이 모여 사는 곳에 산다는 것 이상으로 무엇인가에 대한 예습이 필요한 일이었다. 난 아무런 준비도 생각도 없이 덜컥 실버의 세계로 들어와 버렸다. 그렇게 좌충우돌, 고군분투의 삶은 시작되었다. 매우 조용히. p 18-19 김순옥 에세이 는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원작 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김순옥 작가는 1957년 경기도 연천에서 태어나 2006년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고 한다. 1여 1남을 두었고, 은퇴 후 남편과 함께..

<당신과 나 사이>, 김혜남 정신분석 전문의가 전하는 인간관계 심리학

당신과 나 사이 지은이: 김혜남 발행처: 메이븐 초판 1쇄: 2018년 1월 30일 , 거리가 필요하다 "인간관계 때문에 너무 힘들면 끝내 싸우고 돌아서게 됩니다. 관계를 끊으면서 서로 더 큰 상처를 입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관계를 좋게 만들려는 노력 또한 관계를 더 어긋나게 만들 뿐입니다. 그럴 때는 애쓰지 말고 거리를 두십시오. 둘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것은 결코 서운해할 일이 아닙니다. 그것이 얼마나 서로를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지는 경험해 보면 바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의 책 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요약하면 '우리들의 모든 관계에서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라는 문장으로 정리될 것 같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으며, 예전에 20주 연속 ..

타임슬립 소설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진실을 찾기 위한 시간여행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지은이: 질리언 매캘리스터 옮긴이: 이경 초판 1쇄 발행: 2023년 7월 27일 출판: 시옷북스 , 타임슬립 소설 영국의 소설가인 질리언 매캘리스터의 은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책이었지만, 스릴이 넘치고 뜻밖의 전개가 이어져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퇴근을 하고 집안일을 마친 후에 잠들기 전까지 읽곤 했는데, 이야기의 전개와 반전이 흥미로웠다. 와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한 이 책은 , , , 등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책', '올해의 스릴러'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전 세계 37개국과 판권이 계약되고, 소니 픽처스 영상화가 확정된 은 어느 날 살인을 저지른 아들의 운명을 바꾸기 위한 엄마의 절박한 시간여행을 보여주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

게르하르트 슈타군의 <전쟁과 평화의 역사>, 전쟁의 역사에서 평화를 배우다

인류 역사의 상당 부분은 전쟁의 역사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인류사 전체가 피로 쓰인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행과 미덕도 전쟁을 통해 저지른 만행에 비한다면 금세 빛이 바래고 만다. 전쟁을 통해 인간은 서로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추악한 짓거리들을 저질러 왔다. 전쟁보다 나쁜 것은 없다. 전쟁은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혹한 파괴 행위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게르하르트 슈타군의 는 전국역사교사모임의 추천도서로, 전 세계 15개국에서 출간된 책이다.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자연의 세계를 출발하여 놀이와 예술을 통해 드러나는 전쟁의 문화적 변형들을 들여다보고, 전쟁과 종교의 불행한 결합도 살펴본다. 또 세계사..

예일대 심리학자 폴 블룸의 공감 반대 선언 <공감의 배신>, 공감하지 마라!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분야에서 '공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인간이 지녀야 할 덕목 중에 공감능력은 곧 도덕심이나 이타심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고, 긍정적인 동기 유발이나 좀 더 나은 환경으로 나아가기 위한 뒷받침이 된다고도 생각해 왔다. 그러나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폴 블룸 예일대 교수는 이 책 을 통해 "더 선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공감하지 마라!"며 공감 반대 선언을 한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곧 언론과 학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폴 블룸 교수는 "공감은 형편없는 도덕 지침"이라면서, 오히려 공감이 없을 때 더욱 공평하고 공정한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극단주의나 인종차별주의로 빠질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지니고 있으며, 비합리적이며 보이지 않는 무서운 폭력을 유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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