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그 모든 아름다움 185

세상을 향한 자유와 평등 그리고 행복, 색소포니스트 김오키

김오키 색소포니스트의 인터뷰는 서울 북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014년 5월 말, 유난히 더위에 약한 저는 북촌을 오후 내내 누비는 사진 촬영이 이뤄지는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너무나 힘들어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김오키 색소포니스트는 언덕길을 오르다가 어느 집 벽면에 서서 색소폰을 연주했습니다.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도, 지나가던 연인들도 그의 연주에 걸음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 저의 마음은 무엇인지 모를 동요가 일어났고, 그의 원고를 쓸 때에는 정말 술술 막힘이 없이 편안하게 써 내려갔습니다. 약자가 누려야 할 최소한의 자유와 권리를 이야기하는 그를 많은 사람들이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그와의 만남은 잊을 수 없는 한 폭의 그림이 되어 저의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세..

트리오 제이드, 어울림과 절제의 완벽한 조화

피아니스트 이효주,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 첼리스트 이정란으로 구성된 트리오 제이드를 만난 것은 2013년 9월 말이었습니다. 현대음악 10월호 표지를 장식한 제이드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실내악단입니다. 유중아트센터에서 연주 컷이 촬영되었고, 곧바로 삼성동에 있는 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겨 2차 사진촬영을 했습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제이드와 저는 촬영장을 오가는 차 안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서로의 작은 말 한마디에도 까르르 웃음을 짓고, 편하게 마음을 드러냈던 시간으로 기억됩니다. 오래된 추억을 함께 공유하며, 앞으로의 음악 여정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과 동행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 모든 분들이 지금 곁에 함께 있는 분들과 행복한 시간이..

청중과의 아름다운 소통, 지휘자 박상현

2015년 9월 예술의전당에서 박상현 지휘자를 뵙게 되었습니다. 그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몇 번의 터닝포인트가 다가왔습니다. 촉망받는 테너의 마음을 사로잡은 런던에서의 뮤지컬 관람과 우리나라에서의 공연 소식 등 너무나 소설 같은 이야기들 속에서 그의 역할은 주인공이었습니다. '듣는 사람이 없는 음악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그는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을 친근하게 만날 수 있도록 작은 다리를 놓고 있습니다. 청중과 행복한 교감을 나누는 아름다운 소통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박상현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음색의 테너였던 한 성악가에게 지휘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오페라 가수가 꿈이었던 그가 노래 대신 지휘봉을 잡고 무대에 올라 가장 먼저 한 일은 청중들과의 교감이었다. ..

클래식의 섬에서 찾은 희망의 선율,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

제가 김종훈 바이올리니스트를 처음 만난 것은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던 어느 음악회를 통해서였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안내를 받아 무대에 선 그의 모습에 놀랐고, 곧이어 연주된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음악에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2013년 7월 말 인터뷰를 위해 예술의전당 가까이에 위치한 요요마의 키친으로 향할 때 저의 마음은 이상하게 복잡했습니다. 조금은 특별한 연주가,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최고의 감동을 선사했던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 그는 시각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가 아니라,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습니다. 클래식의 섬에서 찾은 희망의 선율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 단 한 번만이라도 그의 연주를 들어본 적이 있다면, 아마도 우리나라 최고의 실력을 갖춘 바이올..

흐린 오후에는 쇼팽을 만납니다, 예프게니 키신

흐린 오후에는 쇼팽을 만납니다 예프게니 키신 폴란드 태생의 쇼팽에게 있어 프랑스는 그의 삶의 전반을 차지합니다. 스무 살이 되던 해 바르샤바를 떠나 1849년 39세의 나이로 파리의 펠라세즈 묘지에 묻히던 그날까지, 그가 프랑스에서 보낸 시기는 낭만파 피아노 예술의 절정을 이루는 많은 걸작 소품들이 탄생했습니다. 파리 시절의 작품 가운데서 그 내용이나 규모에 있어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역시 '발라드'입니다. 쇼팽이 시인 아담 미키에비치의 설화시를 읽고 난 후 받은 감동을 그대로 피아노 선율에 옮겨 만들었다는 . 이 음반은 젊은 시절의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이 쇼팽의 발라드 전곡을 자신만의 색채로 독특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1984년 모스크바 공연 실황으로 쇼팽의 과 카네기 홀 리사이틀 시리즈로 발표..

고독한 미국의 자존심,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고독한 미국의 자존심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Leonard Bernstein 연주의 포르테 부분에서 보여주는 그 유명한 레니립스. 약 30cm가량이나 허공으로 껑충껑충 뛰어오르는 화려한 제스처에,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경박한 펭귄'이라는 말로 그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리저리 꼬이는 어깨 밑으로 열광적인 원숭이 춤을 유도하는 경쾌한 스텝. 그리고 점잖은 연미복 사이를 들썩거리는 엉덩이의 강한 흔들림. 그때까지만 해도 다소 권위적인 인상으로 밖에 떠올릴 수 없었던 지휘자의 모습을, 굳이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지휘 스타일로 대중에게 한걸음 친숙한 클래식을 선사한 그의 이름은 바로 레너드 번스타인이다. 글 엄익순 공원에서의 무료 음악회를 통해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결국에는 텔레비전 속으로 오케..

꿈과 사랑을 선물하는 음악산타, 플루티스트 배재영

플루티스트 배재영 교수님을 뵌 것은 2012년 겨울의 길목에서였습니다. 유중아트센터에서 인터뷰와 촬영이 있은 이후에도 인연이 되어 사적으로 몇 번을 더 뵙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은 연주회장에서도, 제자들 앞에서도 언제나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기운을 전해주십니다.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 앞에서도 특유의 밝은 미소로 주위를 독려하시죠. 힘든 사항에 직면한 사람들을 만나면 어떻게 해서든지 도움이 되고자 관심을 기울이십니다. 실제로 뵈면 더 아름답고, 유쾌하고, 시원한 성격의 교수님은 매년 뜻깊은 공연을 준비하십니다. 몸이 불편하여 공연장에 오기 힘든 장애우 분들을 초대하여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신답니다. 저희 가족도 그 음악회에 가곤 하는데요. 그 어떤 음악회보다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

첫눈 내리는 날에는 이 음악, 1. 7. 2. 0

첫눈 내리는 날에는, 이 음악 어때요? GREATEST HITS OF 1. 7. 2. 0 오늘 서울에 첫눈이 내린다고 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밖을 둘러봤는데, 아무런 흔적이 없었습니다. 뉴스를 보니, 새벽에 진눈깨비가 휘날렸다고 하던데, 2020년 첫눈의 기억은 이렇게 마무리되나 봅니다. 뽀송뽀송 온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는 첫눈은 아니었어도, 음악을 들으며 올해의 첫눈을 추억하고자 합니다. GREATEST HITS OF 1.7.2.0은 1600년대에서 1750년 사이의 약 150년 동안 유럽 사회를 지배한 음악의 스타일 또는 그 시기의 유럽 음악을 지칭하는 아름다운 바로크 음악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단순한 멜로디에 덧붙인 반주부의 구성을 일정 패시지마다 동일한 형태의 것으로 반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영혼으로 교감된 완전한 위대함

영혼으로 교감된 완전한 위대함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Pablo Casals(1876. 12. 29~1973. 10. 23) 첼로의 성서라 일컬어지는 바흐의 은 바르셀로나 악보점에서 13세의 카잘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다. 그로 인해 2백 년 동안의 침묵에서 깨어날 수 있었던 이 곡은 세상에 울려진, 그의 나이 25세가 될 때까지 12년 동안 매일 밤 카잘스와 함께 지새워졌다. 파블로 카잘스라는 마에스트로를 탄생시킨 바흐의 걸작. 그러나 그것은 바로 그의 영혼 안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카잘스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글 엄익순 "우리의 영혼으로 하는 거야." 자신의 너무나도 큰 업적들에 가리어져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실내악 연주자로서의 파블로 카잘스. 그는 지난 1905년 피아노의 알프레드 ..

우울하거나 쓸쓸할 때 위로가 되는, 케빈 컨의 선율

우울하거나 쓸쓸할 때 위로가 되는, 케빈 컨의 선율 SUMMER DAYDREAMS KEVIN KERN 연주자의 이름보다는 작품의 멜로디가 한층 낯익은 음악이 있습니다. 크로스 오버, 뉴 에이지 음악, 이지 리스닝, 무드 팝스 등으로 불리는 이러한 용어들은 리차드 클레이더만 이래 우리나라에 열병처럼 번졌던 피아노 음악들을 일컫는 용어들입니다. 조지 윈스턴과 데이빗 랜드, 앙드레 가뇽과 유키 구라모토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은 왠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부합됨으로써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SUMMER DAYDREAMS는 그러한 피아니스트들의 연장 선상에 자리하고 있는 케빈 컨의 세 번째 앨범입니다. 단지 피아노 독주만이 아닌 바이올린과 첼로, 클라리넷과 프렌치 호른 등이 첨가되어..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