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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아름다움 181

클래식 기타리스트 장대건, 행복한 연주가가 되는 길을 만나다

어제 안드레스 세고비아의 원고를 올리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분이 있습니다. 2014년 현대음악 4월호에 소개된 장대건 클래식 기타리스트입니다. 인터뷰와 사진 촬영은 날씨 좋은 3월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있었는데요. 잔잔하게 들려주신 선생님의 음악적 철학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기타에 대한 열정으로 홀로서다 클래식 기타리스트 장대건 모든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꿈이 있을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크고 작은 소망들. 어린시절 장대건의 꿈은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기타를 연주하는 것이 좋았고,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행복했을 뿐이다. 그렇게 기타에 대한 열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낸 지금, 그는 세계 최고의 클래식 기타리스트로 인정받고 있다. 글 엄익순 기타를 통해서 음악을..

안드레스 세고비아,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요 나의 왕국이다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요, 나의 왕국이다 기타리스트 안드레스 세고비아 클래식에 대해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세고비아'라는 어휘가 그리 낯설지 만은 않을 것이다. 세고비아 기타를 비롯하여, 세고비아 주법과 세고비아 음악원 등, 그 모든 대명사의 출발점인 안드레스 세고비아 토렌스(1893.2.21~1987.6.3). 단지 춤과 노래의 반주로 등장하는 대중악기에 지나지 않았던 기타를 클래식의 영역 안으로 부활시킨, 그래서인지 기타라는 악기는 세고비아 안에서 가장 아름답게 발현되는 작은 동반자인 동시에 그의 분신이기도 했다. 글 엄익순 1928년 미국에서의 첫 연주회를 기다리고 있는 안드레스 세고비아의 마음은 적잖이 흥분되어 있었다. 이윽고 도착한 연주회장. 그러나 그곳은 여느 공공..

클라라 하스킬, 척추장애를 이겨낸 제2의 모차르트

척추장애를 이겨낸 제2의 모차르트 피아니스트 클라라 하스킬 부드러운 독백에 취한 듯한 피아노 선율로 시작, 이러한 주제가 현악기로 옮겨져 잔잔한 울림을 전이시키는 Piano Concerto No.20 in Dminor K.466. 제24번 C단조와 더불어 단 두 곡의 단조 협주곡인 이 작품은 모차르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무척이나 어둡고 우울한 느낌을 자아낸다. 5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비롯하여 플루트와 호른을 위해 각각 2곡과 4곡에 불과한 협주 작품에 비해 약 40여 곡의 기악 협주곡 가운데 모두 27곡이 피아노를 위해서 작곡된 것을 보면, 아마도 모차르트의 창작에 있어서 가장 핵심을 이루었던 것은 바로 피아노라는 악기였던 것 같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은 아주 묘한 감상을 떠..

참을 수 없는 내 존재의 불완전함, 글렌 굴드

참을 수 없는 내 존재의 불완전함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한여름에도 장갑을 낀 채, 머플러를 두르고 코트까지 입고 다녔던 글렌 굴드(1932.9.25~1982.10.4). 완벽한 연주를 위해 무대를 떠나 리코딩만을 고집했던 그는 자신 안으로 침잠하고자 했던 고독한 거장은 아니었을까. 콧노래를 하는 듯한 허밍을 통해 자신이 뿌려놓는 피아노 선율과 호흡을 맞추기도 한 글렌 굴드는 종속을 거부하는 자유인이었다. 글 엄익순 "기인? 점보 747기에 자신의 피아노를 싣고 다니는 호로비츠도 있는데, 뭐." 1955년 CBS 레코드와 계약한 굴드는 6월 26일부터 일주일에 거쳐 바흐의 을 녹음할 예정이었다. 당시 뉴욕 스튜디오에 모인 레코딩 스태프진들은 '괴팍한 성격의 기인'이라는 그의 평판에 대해 그리 크게 동요하지..

재즈보컬리스트 웅산, 오래된 음악의 정원에서 속삭이는 위로의 목소리

2015년 사보 에 실렸던 원고입니다. 재즈보컬리스트 웅산 님과의 인터뷰는 그해 5월 27일 대치동의 어느 커피숍에서 있었는데요. 매체를 통해 바라볼 때도 좋았는데, 직접 만났을 때는 더더욱 좋았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정말로 많이 많이 느껴졌거든요. 인터뷰 내내 곁에 있는 사람을 배려해 주는 마음이 정말로 기억에 남습니다. 오래된 음악의 정원에서 속삭이는 위로의 목소리 재즈보컬리스트 웅산 재즈보컬리스트 웅산의 음악은 그녀와 닮아 있다. 섬세한 부드러움 속에서 힘이 넘치는 강렬함이 느껴지는가 하면, 애잔한 감성이 흐르는 가운데 햇살 같은 싱그러운 미소가 비치기도 한다. 무대 위에서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노래 안으로 끌어들이는 그 깊은 매력. 그녀의 음악 안에서 우리들의 지친 마음들이 위로받고 있..

피아니스트 강지은, 음악의 향기가 삶의 자양분이 되다

2016년 현대음악 10월호에 실린 피아니스트 강지은 교수님의 인터뷰 원고입니다. 인터뷰와 사진 촬영이 있었던 그해 9월 13일, 밤늦게까지 이어진 촬영내내 강지은 교수님께서는 따스한 미소로 친절하게 대해 주셨답니다. 사진 촬영이 모두 끝나고, 교수님 방에서 함께 초콜릿을 한 바구니 가득 정말로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핸드폰에 그때의 추억이 남아 있어 몇 장 올려봅니다. 이날 역시 사진 촬영은 이준용 실장님이신데요. 평소에 책을 무척이나 많이 읽으시고, 운동도 열심히~ 엄청 부지런하고,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하시는, 하루하루를 빈틈없이 보내시는 모습에 늘 배울 게 많답니다. 예술, 그 경계를 넘어 음악의 향기가 삶의 자양분이 되다 피아니스트 강지은 우리가 품고자 하는 예술은 완벽한 성능을 발휘하는 ..

빌헬름 푸르트뱅글러, 지휘자로 부활한 또 다른 이름으로의 베토벤

또 다른 이름으로의 베토벤, 그 영감적 신비주의 빌헬름 푸르트뱅글러 서른한 살의 나이로 베를린 필 지휘대에 오른 빌헬름 푸르트뱅글러(1886.1.25~1954.11.30). 청중들로 하여금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도록 관례를 만들기도 한 그는 히틀러의 반유태주의와 독재에는 반발했지만, 음악에 있어서 만큼은 철저한 독일인이 아니었을까.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영감의 원천이 되었던 푸르트뱅글러는 전혀 색다른 울림을 창조해내는 낭만적인 지휘자, 바로 그 이름으로 기억된다. 글 엄익순 지휘자라는 이름으로 떠오르는 나의 기억 속에는 화려하고 현란한 동작으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던 레너드 번스타인과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권력과 부를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조금은 권위적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그리고 ..

엔리코 카루소, 세상 밖 어딘가에서 웃고 있는 외로운 광대

세상 밖 어딘가에서 웃고 있는 외로운 광대 엔리코 카루소 Enrico Caruso 오페라 역사에 있어 '전설의 가수'로 대변되는 엔리코 카루소(1873.2.25~1921.8.2). 무대 뒤에 앉아 종종 주변 사람들의 캐리커처를 그려주기도 했던 그는 자신의 모습은 항상 바나나처럼 입만을 크게 강조하여 만들어 놓곤 했다. 그래서인지 카루소를 떠올리는 나의 기억은 그의 굳게 닫힌 입 언저리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짙은 열정의 목소리. 카루소에 의해 오페라는 절정의 시기를 구가하게 됐으며, 그를 정점으로 성악계의 계보는 다시 쓰여 왔다. 글 엄익순 전성기 시절 카루소에 관한 몇 가지 일화들은 그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었는 지를 짐작케 한다. 1918년 한 해 동안 그가 낸 세금은 무려 15만 4..

첼리스트 김민지, 깊이 있는 연주가

2016년 현대음악 10월호 음악적 깊이가 숨어 있는 풍경 안에서의 도전과 기다림 첼리스트 김민지 첼리스트 김민지의 음악세계는 청중을 사로잡는 강렬함이 전해지지만, 그 안에서 부드러운 여운이 묻어난다. 한순간에 듣는 이의 마음을 묶어 놓을 만큼, 연주자의 색채가 뚜렷하다. 음악가로서 자신만의 독창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김민지는 지금 자신의 첼로 선율을 향해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만의 깊이 있는 음악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글 엄익순 소나타, 첼로로 노래하다 오푸스 마스터스 시리즈(OPUS Masters Series)는 작곡가 류재준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연주자를 선정하여 청중에게 소개하는 공연으로 그동안 세계적인 연..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한계가 없는 연주가

2016년 12월 현대음악 인터뷰로 만난 김봄소리 바이올리니스트입니다. 사진 촬영을 하고 계신 분은 이준용 실장님입니다. 한계가 없는 창조적인 연주가, 음악의 새로움을 발견해가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그동안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아온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지난 10월 폴란드 포즈난에서 열린 제15회 헨리크 비에니아프스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국제무대에서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뛰어난 음악성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그녀가 오는 12월 4일 국내 음악 애호가들을 위해 특별한 무대를 마련하였다. 세계 유명 콩쿠르 무대를 사로잡은 입상 곡들을 자신이 직접 설명하며 실황과 같은 감동을 선사할 김봄소리를 만나본다. 글 엄익순 17년간 13개 콩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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