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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아름다움 242

피카소와 함께 한 어느날 오후, 추리소설 같은 사진이야기

피카소와 함께 한 어느 날 오후 추리소설 같은 사진이야기 우리가 무엇인가를 담아내는 방법 중 가장 진실되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은 바로 '사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것은 아무리 유명한 문학가가 빼어난 구성으로 뽑아낸 개연성 있는 허구의 묘미나, 목소리 고운 성악가가 내려놓는 깊은 저음의 감동과는 비교될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대부분의 것들은 보이는 그 대상보다는 그것을 담아내고자 하는 객체의 입장에서 휘둘러지는 힘이 너무 강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진 역시 카메라라는 통과의례를 거쳐 여과되긴 하지만, 최소한의 가감으로 있는 그대로를 옮겨 놓을 수 있는 이 안에서 만큼은 포착되는 그 대상이 완벽한 주체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세련되지 못한 편견 때문인지, 저는 꾸미는 사진에는 왠..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편지의 이중창, 쇼생크 탈출

모차르트 오페라 中 '편지의 이중창' 쇼생크 탈출 쇼생크 탈출은 내가 본 감옥을 소재로 다룬 영화 중에서 가장 잔잔한 반전을 안겨준 영화이다. 그래서 몇 번이고 다시 볼 때마다 결코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이 유지되는 원동력은 바로 범죄 서스펜스와 휴먼 드라마의 어법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데에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모차르트의 음악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개봉 : 1995년 감독 : 프랭크 다라본트 원작 : 스티븐 킹 출연 : 팀 로빈스, 모건 프리먼, 밥 건튼 음악 : 토머스 뉴먼 제작 : 미국(1994) 이 영화의 원작은 스티븐 킹의 인기 소설인 에 수록된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로, 이 중편소설을 각색한 것이다. 소설의 제목에 나오는 리타 헤이워드는..

헨델 울게 하소서, 카스트라토 파리넬리

헨델 울게 하소서 카스트라토 파리넬리 파리넬리는 가끔씩, 때때로, 종종 다시 보게 되는 영화이다. 최근에는 지난 주말에 또 보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가 처음 개봉되었을 때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때에는 영화를 그냥 영상으로만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몇 년 전에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을 때, 나도 모르게 뒷 머리가 짜릿해지는 전율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가슴이 뜨거워졌다. 개봉 : 1995년 감독 : 제라르 코르비오 제작 : 벨기에, 이탈리아, 프랑스 (1994년) 주연 : 스테파노 디오니시(카를로 브로스키, 파리넬리 역) 음악 : 크리스토프 루세 수상 : 1995년 골든 글로브 최고의 외국어 영화상 나를 울게 하소서 비참한 운명이여 나는 자유를 한탄하네 나는 한탄하네 나는 자..

파인딩 포레스터, 차별과 편견 그리고 트라우마와 우정

차별과 편견, 그리고 트라우마와 우정 파인딩 포레스터 창문을 통해 망원경으로 바깥세상을 바라보는 은둔 작가와 재능이 있지만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미래에 대한 꿈조차 꾸지 않는 소년과의 따뜻한 우정이 은은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는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 그리고 그로 인해 겪게 되는 트라우마와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그리고 있다. 개봉 : 2001년 감독 : 구스 밴 샌트 각본 : 마이크 리치 주연 : 숀 코너리(윌리암 포레스터 역), 롭 브라운(자말 월레스 역) 뉴욕의 빈민가 브롱스에 살고 있는 자말은 공부도 잘하고, 농구에도 소질이 있는 열여섯 살의 흑인 소년이다. 그러나 힘들게 가정을 꾸려가는 엄마와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야구장 관리일을 하..

푸르트뱅글러 지휘의 마지막 실황 음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푸르트뱅글러 지휘의 마지막 실황 음반 베토벤 교향곡 9번 1995년 그라모폰 히스토릭 비 성악 부분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 이 음반은 1954년 8월 22일 루체른 페스티벌에서의 실황 녹음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루체른 공연은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뱅글러의 마지막 유산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이 연주 이후 석 달만에 푸르트뱅글러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역시 자신들을 초월하는 연주였다는 평가를 지금에 이르기까지 받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그 이유를 찾고자 합니다. 듣는 이에게 남모를 경외감을 부여하고 있는 제1악장과 더불어 청중에게 새로운 생명감을 안겨주는 스케르초와 아다지오의 서정성이 마지막 악장에 이르기까지 강한 황홀경에 빠져들게 합니다..

명화로 만나는 가을날의 정취

명화로 만나는 가을날의 정취 그림 너머의 세상에도 가을이 물들어 있습니다. 은은한 달빛에도 수줍은 첫사랑의 설렘이 비추고, 차가워진 바람결을 따라 낙엽을 밟는 소리가 마음을 울리기도 합니다. 우리들의 모든 삶이 아름다워지는 계절, 가을의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고단한 일상에서의 짧은 평온함 정오의 휴식 인생의 시련과 고난을 생생하게 그림으로 남긴 빈센트 반 고흐는 이 작품을 그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비극적인 생을 마감합니다. 이 작품의 제목처럼, 고흐 역시 평온한 휴식을 취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수확을 마친 노란 밀밭에서 열심히 일했던 부부는 쌓아 놓은 건초 더미에 누워 잠시 쉬고 있습니다. 어느새 곤히 잠든 부부의 모습에서 일상의 아름다움이 묻어 나옵니다. 아내는 엎드린 채 ..

도둑맞은 공허와 권태, 소설가 정영문

도둑맞은 공허와 권태 소설가 정영문 #1 이탈리아의 어느 호텔. 한 남자가 창가에 앉아 거리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밖으로 고정된 그의 시선은 굳이 무엇을 찾고자 하는 목적도, 그 안에서 어떤 것을 읽어내고자 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방에서 창문 밖 세상과의 대화만을 나누던 그가 3일 후 방에서 나왔다. 자신의 몸이 부딪히는 어느 곳에서도 그 존재감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2 1991년 유학이라는 명목으로 머물게 된 프랑스. 그리 넓지 않은 공원 안에 자리한 연못에서 여러 마리의 학이 보인다. 미동도 없이 하루 종일 학의 몸짓만 바라보고 있는 어느 키 큰 한국인. 사춘기 무렵, 자의식이 생겨나면서부터 한없이 느껴졌던 권태로움이 아직 끝나지 않은 듯했다. #3 서울대 심리학과 시..

마법 속의 아름다움, 사라 브라이트만

마법 속의 아름다움 사라 브라이트만 클래식 성악곡을 비롯한 오페라 아리아와 종교음악 등의 고전에서부터 팝에 이르는 대중음악까지 그녀의 한계는 느껴지지 않는다. '클래시컬 팝 싱어의 여왕'이라는 하나의 수식어만으로는 왠지 부족함이 적지 않은 사라 브라이트만의 폭넓은 음악 세계. 그녀의 목소리는 그 어느 누구도 헤어날 수 없는 강한 유혹을 전이시키고 있다. "크리스틴! 너는 완벽했어. 너에게 노래를 가르쳐준 사람이 누구지?" "아버지가 천사에 대하여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나는 그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었었어. 그를 본 적은 없지만, 천사가 나에게 노래를 가르쳐준 거야." "크리스틴, 아마도 너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일 거야." "음악의 천사가 날 가르쳐 주고 이끌어 주고 있어. 음악의 천사여, 더 이상 숨..

보이 소프라노의 부활, 샬롯 처치

보이 소프라노의 부활 샬롯 처치 Chariotte Church 12세의 소녀 샬롯 처치에게서는 두 얼굴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무런 꾸밈없이 활짝 웃어 보이는 천진난만한 순수와 더불어 다양한 레퍼토리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경이로운 음색까지. '천상의 목소리'라 불리는 가장 높은 음역, '보이 소프라노'의 영혼이 바로 샬롯 처치를 통해 재탄생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ony music/은 1998년 말 영국에서 출시되어 발매 3주 만에 클래식과 팝 차트에서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던 앨범으로, 한 달 만에 60만 장이라는 판매 기록을 남긴 놀라운 음반입니다. Pie Jesu를 비롯하여 Panis Angelicus와 In Trutina, The Lord's Prayer, Jerusalem 그..

예기치 못한 초대, 린다 브라바

예기치 못한 초대 린다 브라바 Linda Brava 1999년 EMI 데뷔 음반 발매 홍보 차 3일간의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다녀간 적이 있던 금발의 아름다운 바이올리니스트, 린다 브라바. 클래식 아티스트로서는 최초로 1998년 4월 미국의 성인잡지 지의 표지모델로 등장하여 세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첫 앨범 'Linda Brava'의 프로모션 투어로 이루어진 그 당시의 한국 방문은 연주회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내한 소식 그 자체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 많은 변화에 좀처럼 너그럽지 못한 클래식계에서 내가 처음으로 받은 신선한 충격은 바로 바네사 메이가 보여준 당당한 자신감을 통해서였다. 브르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이나 자신이 직접 편곡한 '사계'와 '악마의 트릴'에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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