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망 어머니 100이라는 숫자를 불과 5년 남겨둔 채 나의 어머니는 눈을 감으셨다. 아들만 아홉, 그중에 첫째와 여섯째 아들, 그리고 셋째 며느리를 먼저 떠나보내신 어머니의 장례식. 75세의 나이로 상주가 되어 손님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는 둘째 형님과 그 바로 밑 동생인 나. 나이 든 우리들의 모습을 조금은 낯설어하며 사람들은 처음에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습니까."라고 위로하며 "그런데 연세는 얼마나 되셨죠?"라는 말을 이었다가는 금세 "아, 그러면 호상이네요." 하는 말로 한결같이 끝을 맺는 것이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서른두 명이나 되는 손녀와 손자들의 이름과 또 그들의 아들, 딸들의 관계까지 정확하게 머릿속에 담아 놓고 계시던 나의 어머니. 그러나 그러한 맑은 정신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