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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아름다움/음악 90

희망을 꿈꾸기에 도전을 멈출 수 없다, 호르니스트 김홍박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정명훈 음악감독이 이끄는 서울시향에서 호른 부수석으로 활동하던 김홍박 호르니스트가 스스로 그만두었다는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많은 음악인들이 활동하고 싶은 그곳을 뒤로하고 그는 보다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도전을 합니다. 그리고 결국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호른 연주가가 되었습니다. 축구와 농구 등 공과 관련된 모든 운동과 겨울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김홍박 호르니스트를 만난 것은 2014년 7월 말이었습니다. 관이 길고 말려있어 그만큼 호흡이 많이 필요한 악기인 호른의 매력은 '얼어붙은 가슴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음색'이라고 말하던 그의 말이 떠오릅니다. 사람을 감싸안는 것 같다는 김홍박 호르니스트의 말이 궁금하다면 그가 추천한 차이코프스..

삶을 풍성하게 하는 편안한 아름다움, 비올리스트 김상진

비올리스트 김상진 교수님을 뵌 것은 2013년 11월 말 연세대학교 음악대학에서였습니다. 한국 실내악계를 이끌고 있는 김상진 교수님은 방송 진행자와 해설자, 음반 프로듀싱, 편곡과 작곡, 지휘까지 폭넓은 음악적 행보를 걷고 계십니다. 무대 위에서는 늘 진중하면서도 섬세한 감동을 안겨주셔서 인기가 많으신데요. 직접 뵈니 매우 진솔하시고, 함께 있는 상대방을 아주 편안하게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교수님과 대화를 나눈 내용이 A4 6장 정도로 메모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솔직하게 말씀해 주신 내용들이 많아 차마 글로 다 옮기지는 못하고 저 혼자만 간직하게 되었네요. 교수님은 행복바이러스를 건네주는 유쾌한 비올리스트이십니다. 삶을 풍성하게 하는 편안한 아름다움 비올리스트 김상진 순수예..

풍경 안으로 호흡하는 햇살 같은 노래, 싱어송라이터 최고은

요즘 남편이 TV에서 방송되는 에 나온 이승윤 30호 가수에게 푹 빠져 있답니다. 출퇴근길 차 안에서는 물론 집에서도 유튜브를 통해 예전에 그가 불렀던 노래들을 자꾸만 저에게 들려줘요. 특히 '날아가자'라는 노래는 너무 많이 들어서 저도 가사를 외울 정도이고, 그 리듬에 맞춰 이승윤 특유의 제스처까지 저절로 나오게 되었답니다. 남편과 함께 그 프로그램의 다른 가수들을 찾아보던 중, 우연히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64호 최고은 싱어송라이터입니다. 2014년 4월에 선유도공원에서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큰 키에, 어려서부터 판소리를 하여 목소리가 트여 있던 개성 있는 싱어송라이터였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풍경 안으로 호흡하는 햇살 같은 노래 싱어송..

클래식 애호가들의 멘토, 안동림

'이 한 장의 명반' 시리즈 저자로 유명한 안동림 선생님은 영문학자이자 고전 번역가, 소설가, 출판 기획자이며 음악 평론가이셨습니다. 선생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라는 책을 통해서였지만, 직접 만나 뵙게 된 것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습니다. 2011년 5월 현대음악에서 출판되는 음악잡지의 인터뷰를 위해 선생님 댁으로 찾아뵈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눈에 띈 것은 사모님께서 정성스럽게 차려놓으신 다과상이었습니다. 사모님께서는 손님들이 편안하게 머물었으면 해서 우리가 도착하기 바로 전에 외출하셨다고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여러 분야에서 발자취를 남길 수 있었던 바탕에는 모두 사모님의 사랑과 내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저는 음악과는 관계가 없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침묵할 수 있는 자유인,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침묵할 수 있는 자유인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피아니스트는 자신의 악기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뒤집은 단 한 사람. 점보 747을 타고 하늘을 나는 피아노를 연주했던 그는 오히려 '지휘자들 마저 자신의 악기인 오케스트라를 대동하고 다니지 않느냐'는 반문을 던지기도 했다. 85년간의 뜨거운 열정 속에 스스로 22년간의 침묵을 고집했던 그를 일컬어 사람들은 까다로운 고집쟁이라 말하지만, 나는 왠지 그의 그러한 모습에 기가 꺾이고 말았다. 자의에 의해 선택된 4번의 무대 연주 은퇴. 그것은 자신 스스로에게 너무나 당당한 사람에게서만 산출될 수 있는 또 다른 의미로서의 자신감,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글 엄익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러시아 음악계. 그러나 한동안 모스크바 연주홀은 뛰어난..

세상을 향한 자유와 평등 그리고 행복, 색소포니스트 김오키

김오키 색소포니스트의 인터뷰는 서울 북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014년 5월 말, 유난히 더위에 약한 저는 북촌을 오후 내내 누비는 사진 촬영이 이뤄지는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너무나 힘들어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김오키 색소포니스트는 언덕길을 오르다가 어느 집 벽면에 서서 색소폰을 연주했습니다.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도, 지나가던 연인들도 그의 연주에 걸음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 저의 마음은 무엇인지 모를 동요가 일어났고, 그의 원고를 쓸 때에는 정말 술술 막힘이 없이 편안하게 써 내려갔습니다. 약자가 누려야 할 최소한의 자유와 권리를 이야기하는 그를 많은 사람들이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그와의 만남은 잊을 수 없는 한 폭의 그림이 되어 저의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세..

트리오 제이드, 어울림과 절제의 완벽한 조화

피아니스트 이효주,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 첼리스트 이정란으로 구성된 트리오 제이드를 만난 것은 2013년 9월 말이었습니다. 현대음악 10월호 표지를 장식한 제이드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실내악단입니다. 유중아트센터에서 연주 컷이 촬영되었고, 곧바로 삼성동에 있는 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겨 2차 사진촬영을 했습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제이드와 저는 촬영장을 오가는 차 안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서로의 작은 말 한마디에도 까르르 웃음을 짓고, 편하게 마음을 드러냈던 시간으로 기억됩니다. 오래된 추억을 함께 공유하며, 앞으로의 음악 여정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과 동행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 모든 분들이 지금 곁에 함께 있는 분들과 행복한 시간이..

청중과의 아름다운 소통, 지휘자 박상현

2015년 9월 예술의전당에서 박상현 지휘자를 뵙게 되었습니다. 그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몇 번의 터닝포인트가 다가왔습니다. 촉망받는 테너의 마음을 사로잡은 런던에서의 뮤지컬 관람과 우리나라에서의 공연 소식 등 너무나 소설 같은 이야기들 속에서 그의 역할은 주인공이었습니다. '듣는 사람이 없는 음악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그는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을 친근하게 만날 수 있도록 작은 다리를 놓고 있습니다. 청중과 행복한 교감을 나누는 아름다운 소통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박상현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음색의 테너였던 한 성악가에게 지휘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오페라 가수가 꿈이었던 그가 노래 대신 지휘봉을 잡고 무대에 올라 가장 먼저 한 일은 청중들과의 교감이었다. ..

클래식의 섬에서 찾은 희망의 선율,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

제가 김종훈 바이올리니스트를 처음 만난 것은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던 어느 음악회를 통해서였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안내를 받아 무대에 선 그의 모습에 놀랐고, 곧이어 연주된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음악에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2013년 7월 말 인터뷰를 위해 예술의전당 가까이에 위치한 요요마의 키친으로 향할 때 저의 마음은 이상하게 복잡했습니다. 조금은 특별한 연주가,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최고의 감동을 선사했던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 그는 시각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가 아니라,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습니다. 클래식의 섬에서 찾은 희망의 선율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 단 한 번만이라도 그의 연주를 들어본 적이 있다면, 아마도 우리나라 최고의 실력을 갖춘 바이올..

흐린 오후에는 쇼팽을 만납니다, 예프게니 키신

흐린 오후에는 쇼팽을 만납니다 예프게니 키신 폴란드 태생의 쇼팽에게 있어 프랑스는 그의 삶의 전반을 차지합니다. 스무 살이 되던 해 바르샤바를 떠나 1849년 39세의 나이로 파리의 펠라세즈 묘지에 묻히던 그날까지, 그가 프랑스에서 보낸 시기는 낭만파 피아노 예술의 절정을 이루는 많은 걸작 소품들이 탄생했습니다. 파리 시절의 작품 가운데서 그 내용이나 규모에 있어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역시 '발라드'입니다. 쇼팽이 시인 아담 미키에비치의 설화시를 읽고 난 후 받은 감동을 그대로 피아노 선율에 옮겨 만들었다는 . 이 음반은 젊은 시절의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이 쇼팽의 발라드 전곡을 자신만의 색채로 독특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1984년 모스크바 공연 실황으로 쇼팽의 과 카네기 홀 리사이틀 시리즈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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