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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아름다움/책 77

김초엽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먼 우주 가까운 미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지은이: 김초엽 초판 1쇄 펴낸날: 2019년 6월 24일 펴낸곳: 허블 김초엽의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행성 이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제는 국경을 넘은 해외이주에서 점프하여 아직 개척되지 않은 행성들로 찾아가 생활을 할 수 있는 날이 정말로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처럼 지구에 남겨진 사람들이 제법 있었네. 사정상 제때 떠나지 못한 사람들,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들과 생이별을 하게 된 사람들이지. 우주 연방은 우리를 외면했네.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로 개척 행성에서 '먼 우주'로 급격하게 밀려난 행성들은 수십 개가 넘는데, 그 수십 개의 행성에 얼마 되지도 않는 사람들을 보내기에는 정체성이 너무나 떨어진다는 거야. 우스운 일이지." (p 170 중에..

김멜라 소설 <제 꿈 꾸세요>,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본 사랑의 의미들

제 꿈 꾸세요 지은이: 김멜라 초판 인쇄: 2022년 7월 29일 펴낸곳: (주)문학동네 "사랑하는 것은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아무것도 헛되지 않다. 이 책에 실린 여덟 편의 소설을 통해 제가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것뿐입니다."라고 김멜라 소설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와 같이 말하고 있다. 김멜라 소설집 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2020년 발표한 첫 소설집 에 이은 그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2022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저녁놀'과 2021 문지문학상 및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나뭇잎이 마르고'와 함께 '링고링', '설탕, 더블 더블', '논리', '물오리', '코끼리코', '제 꿈 꾸세요' 등 총 여덟 편의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들 모든 작품들의 화두는 '사랑'이다. 그리고..

안리타 단상집 <모든 계절이 유서였다>, 꽃과 자연에 기댄 삶의 시간들

떨어지는 꽃잎과 매미소리, 잎새, 당신, 당신의 눈빛, 그리고 달빛 같은, 그런 것들은 꼭 바닥에 와서야 고요한 심장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최후가 되어서야 최초의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밤 산책길 발 아래로는 이토록 오래오래 숨쉬는 것들이 많아서 또 한 번 그것을 썼습니다. 살아있는, 그리고 사라지는 것들의 기록입니다. 모든 게절이 유서였습니다. 안리타 단상집인 는 이효리 가수가 인스타그램에 이 책을 포스팅한 후 교보문고 시/에세이 부문에서 주간 베스트로 오르면서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책의 크기도 손바닥에 들어올 만큼 아담해서 휴대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제목이 풍기는 궁금증에 의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작가는 꽃과 자연에 기대어 자신의 삶의 시간을 풀어가고 있다. 모든 계절이 유서였다 지은이: 안..

안도현 시집 <외롭고 높고 쓸쓸한>, 연탄 한 장 너에게 묻는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지은이: 안도현 펴낸곳: (주)문학동네 1판1쇄: 1994년 2월 21일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연탄 한 장 또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김연수 소설 <이토록 평범한 미래>, 기억과 시간에 대한 회상

이토록 평범한 미래 지은이: 김연수 문학동네 소설집 1판 1쇄: 2022년 10월 7일 김연수 작가의 를 읽고 난 후, 이 책이 (2013) 이후 9년 만에 발표한 그의 신작 소설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교보문고에서 실시한 소설가 50인이 꼽은 올해의 소설에 선정된 작품이라는 수식어도 붙어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단숨에 읽어 내려가지는 못했던 것 같다. 는 모두 8편의 단편들을 모아놓은 문학동네 소설집인데, 한 편의 단편을 읽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문장에서 문장으로 넘어갈 때마다 무엇인가 발목을 잡는 장애물에 걸린 듯 읽는 속도가 늦춰졌다.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 온 이 책은 일주일이라는 대출기간에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반납을 하고, 한동안 나의 머릿속에서 잊혔다가는 그래도 끝은 봐야..

사랑을 담아(IN LOVE), 알츠하이머병 남편이 선택한 이별을 향한 여정

사랑을 담아(IN LOVE) 지은이: 에이미 블룸 옮긴이: 신혜빈 1판 1쇄: 2023년 7월 10일 펴낸곳: (주)문학동네 에이미 블룸의 이 책은 선정 2022 최고의 논픽션 1위에 선정되었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삶의 마지막 순간이 어떨지 고민하며 걱정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책"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고 아직 온전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때 스스로 삶을 떠나기로 결정한 남편과 곁에서 그를 돕는 아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행자살을 지원하는 스위스의 비영리기관 디그니타스를 향해 부부가 취리히로 떠나는 여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이 책의 남편과 같은 결정을 내렸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혹은 내 자신이 그런 결정을 내리게 ..

<한성이 서울에게>, 비룡소 역사동화상 대상 수상작

한성이 서울에게 제2회 비룡소 역사동화상 대상 수상작 지은이 이현지 발행일 2023년 6월 12일 출판사 비룡소 는 제2회 비룡소 역사동화상 대상 수상작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유물의 의미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역사동화로서 자칫 딱딱하게 전개될 수 있는 이야기의 흐름을 추리와 비밀, 그 가운데 땅속을 오가며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모험으로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먼저 세상을 떠난 오빠와 귀여운 백제의 귀신 성이가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었던 희생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과정 역시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과거 백제한성이 위치했던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서 지형적 영감을 받아 이야기를 써내려갔다는 지은이 이현지는 사회 수업에 열과 성을 다하는 초등학교 교사이자 박..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수많은 관계 속의 개인에 대하여

나의 결핍을 안고서 그것을 너무 미워하지도, 너무 가여워하지도 않고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슬프면 슬프다는 것을 알고 화가 나면 화가 난다는 것을 알고 사랑하면 사랑한다는 것을 알면서 나를 계속 지켜보는 일. 최은영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자신이 지금 바로 그런 일을 하는 중인 것 같다는 말을 한다. "더 진실하기를, 더 치열하기를, 더 용기 있기를" 말하고 있는 그녀의 를 읽으면서, 나는 작가의 말에서 언급한 저 문장이 최은영 작가가 독자에게 건네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문학동네)는 각종 잡지에 발표했던 최은영 작가의 중단편 작품 7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정부의 과잉 진압으로 참사가 일어난 용산을 배경으로 한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를 비롯하여 교지 편집부 활..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고독과 두려움에 대한 침묵

오래전에 읽었던 다자이 오사무의 을 며칠 전 도서관에서 집으로 데려왔다. 사실 이 책을 한 번 읽고 난 이후에 다시 들춰볼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 당시 내가 처음 을 읽었을 때에 느꼈던 다자이 오사무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묘한 불안함은 내게 썩 개운한 잔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래서 죽기로 결심했습니다"라는 책 속의 문장 하나를 기억하고 있었지만, 그 역시 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압도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나는 다자이 오사무의 을 대출해 왔다. 사서 선생님께서 마침 새책이 들어왔다면서 정리를 하고 계셨는데, 책들 사이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인간 실격'이라는 글씨를 미처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인간 실격 지은이: 다자이 오사무 ..

심리 수업 책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길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지은이: 레몬심리 초판 1쇄 인쇄: 2020년 6월 30일 발행처: (주)웅진씽크빅 *레몬심리: 중국의 대표적인 상담 플랫폼으로, 전문가에게 손쉽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창구로 유명해졌다. 모바일 앱을 통해 전문가 상담, 심리학 강연, 심리 테스트 등 다양한 채널을 제공하며 심리 상담의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평을 듣는다. 기분에 끌려다니고 싶지 않거나, 남의 감정에 상처받고 싶지 않거나, 감정의 노예로 살아가는 것에 지쳐 있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는 이 책 는 기분에 조종당하고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들에게 감정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목차만 봐도, 이 책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소개되고 있는 내용들 역시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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